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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60·7080 잃어버린 젊음 되찾다

[명물] 매월 셋째주 토요일의 은밀한(?) 파티, 군외 당인리 '소리창고'

  • 손순옥 기자 ssok42@hanmail.net
  • 입력 2018.11.23 12:13
  • 수정 2018.12.18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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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이 고향인 사람들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다.
“노후는 고향에 가서 살리라”고.
역으로 말하면 도시삶에 지칠 때마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탈출구라는 뜻이다.
하지만, 누구나 공감하지만 선뜻 돌아갈 수 없는 일, 도시를 떠나 살기위해서는 몇 가지 포기해야 할 요소들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빼놓을 없는 한 가지가 문화혜택이다.
이제 그런 이유는 기우, 시골에서도 얼마든지 누릴 수 있다.
도시에서 느낄 수 없는 시골만의 ‘정서’와 ‘멋과 낭만’ 그리고 ‘소박한 정(精)’이 있기 때문이다.

# ‘음악은 경험으로 기억으로 된다’
2주전 광주에서 영화 한편을 감동있게 봤다.
‘보헤미안 렙소디’ 라는 영화인데 공연(1985년에티오피아난민구호기금마련)하나로 전 세계인의 마음을 하나로 묶었던 그룹 ‘퀸’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다.
개봉이후 50,60세대뿐 만아니라 20~30대에게 까지 큰 호응을 일으키고 있는 이 영화는 줄곧 온몸에 전율을 느끼게 한다.
그날 2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젊었던 20대로 돌아가 있었다.
‘음악은 경험으로 기억으로 된다’는 말이 있다. 음악엔 강력한 추억 소환효과가 있다. 사실 음악은 우리에게 그 음악을 즐겨듣던 시절을 가져다준다. 음악이 불러오는 것은 그 시절의 나인 것이다.
가버린 젊음과 함께 바쁜 일상을 돌이켜 볼 수 있는 그런 공간이 완도에도 있어 찾아봤다.
‘소리창고.’
앞뒤 설명 없이 이름만 들었다간 어떤 곳인지 가늠이 안 된다. 음악공간이라는 것과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어쩌면 가장 ‘완도다운 이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완도읍에서 서부길로 약 25㎞ 정도를 가다보면 갯바람 공원 나온다. 공원 바로 맞은편 좁은 오솔길따라 다소 경사진 길을 50미터쯤 오르면 마치 숨어있는 듯, 길과 숲이 구분 없이 넓게 펼쳐진 숲속 정원이 나타난다.
찾아간 그날은 매월 한 번만 열리는 셋째 주 토요일 밤,
짙고 푸른 산 그림자가 내려올 즈음 실내와 캠핑장으로 꾸며놓은 야외에 하나둘씩 불이 켜지고 공연은 시작되었다.
형식이나 틀에 얽매이지 않은 은밀한(?) 파티는 5060세대 7080세대에게 잃어버린 젊음과 낭만을 되찾아 주기에 충분했다.
삼삼오오 야외에서는 바비큐파티, 음악공연 즐긴사람, 제각각 서로 알지 못할지라도 음악과 분위로 금새 하나가 됐다. 
하나의 특징은, 먹을 음식과 주류 등은 각자 챙겨와 나눠먹는다. 즐길 마음 하나만 가지고 가도 된다.
현재 소리창고를 운영하고 있는 이준희 대표는 젊은 시절 서울 홍대쪽에서 작곡과 음악실을 하면서 그룹 한영애, 마야 ,시나위, 봄여름가을겨울 등과 인디션( 테입에 직접이 녹음)이 처음 생길 때 그들과 함께 녹음작업을 했다고.
이후 광주로 내려와 90년대 초부터 ‘곡스’(노래들) 공연장을 15년간 운영했다.
그렇게 오랜동안 음악예술인으로 살다가 어느날 지친 자신을 위한 힐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끝에 우연히 완도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
소리창고에서 공연한 음악인들은 모두 그 시절의 인연들이다.
그는 현재 7년째 완도에서 살고 있다.

# 지역문화의 장으로 충분해
이 대표에겐 소박한 꿈이 있다.
완도인으로 살면서 음악으로 문화의 장을 만들고 싶은….
공연이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몇가지 아쉬움이 남았다.
거리. 교통, 음식 등이 자율로 이뤄지는 한계가 있었다.
어디를 가나 그 지역만의 문화가 있다. 지속적으로 더 많은 사람이 찾고 이어가기 위해서는, 나아가 음악으로 지역문화가 만들어 질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해 보였다. 경북 청도엔 개그맨 전유성씨가 있고, 강원도 화천엔 이외수 작가가 있으며, 완도엔 이준희 아티스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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