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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사자성어로 말한다

[완도 시론] 배준현 / 고금주조장 대표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9.01.19 21:55
  • 수정 2019.01.19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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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준현 / 고금주조장 대표

'임중도원(任重道遠:짐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 논어 태백편에 실린 고사로 교수신문이 지난 해를 정리하면서 끄집어 낸 사자성어이다. 숨가쁘게 달려온 한 해를 보내고 다가오는 새해 희망을 이야기하며 되새겨 본다. ‘임중도원’은 조금 무겁게 다가온다.

교수신문이 재작년 ‘파사현정(破邪顯正:사악하고 그릇된 것을 부수고 사고방식을 바르게 한다)’을 선택할 때만 해도 촛불시민을 등에 업은 문재인 정부가 남북관계와 적폐청산을 비롯한 개혁과제들을 잘 풀어가리라 믿었다. 그러나, 쉽사리 풀리지 않는 국제정세와 적폐의 무덤에 갇혀 무사안일만 바라는 기득권 세력의 고집스럽고 끈질긴 방해는 가야 할 길을 더 멀게 했다.

한편, 완도는 희망을 말한다. 신우철 군수는 신년사에서 올해의 사자성어로 여어득수(如漁得水:고기가 물을 만남)를 꼽고 해양치유산업, 농수축산업의 동반성장, 복지 군민행복시대, 휴양 관광도시를 골자로 핵심과제를 정했다. 올해는 그 목표대로 하나하나 준비하고 성과를 드러낼 것이다.

그러기에 앞서 풀어야 할 것이 있다. 주민들의 바램과 충돌하는 사업들이다. 한전의 변환소설치, 기업형 돈사설치, 풍력발전소설치들은 주민과 사업주체가 날카롭게 부딪히고 있다.지역사회에서 가장 풀기 어려운 문제이다. 법과 민원이 맞부딪히고 있기 때문이다.

전라도 사투리 ‘개탕치다’란 말이 있다. 오해를 풀기 위하여 서로의 잘잘못을 가려낸다는 뜻이다. 목수가 나무위에 줄을 그을 때 버려야할 것과 살릴 것을 가늠하듯 개탕을 잘 쳐야 한다. 중재와 정치의 힘을 보여줄 때이다. 우리군과 의회가 이러한 갈등을 내버려 두어 호미로 막을 일 가래로도 못막는 사태가 벌어져선 안된다.

전복, 매생이와 같은 지역특산품의 가격안정화대책도 챙겨야 할 것이다. 미래에 지방이 사라진다는데 인구늘리기 대책도 빠질 수 없다. 현안사업들을 지역사회와 함께 고민하고 공평하고 사사로움 없이 해내야 할 것이다. ‘완도군 청렴도 최하위 5등급’같은 뉴스 타이틀은 다시 오르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난 해에 풀지 못한 것들 모두 물 좋을 때 배질하듯 술술 풀리기를 바란다.

중앙정부나 지방정부나 맡은 바 할 일은 많고 이를 짊어지고 가야 할 길은 멀기만 하다. 새롭게 마음을 다잡을 때이다. 결심이 섰다면 굳세게 가야한다. 굳센 마음이 없다면 제풀에 겨워 주저 앉는다. 해마다 되풀이 되는 번뇌를 어떻게 끊을 것인가.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는 바램과 찬사, 한숨과 분노로 얽혀 있다. 우리네 살림살이는 많이 나아졌는가?

역사의 수레바퀴가 거꾸로 돌아갈 때가 있었다.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장본인들이 아직도 망발을 서슴지 않게 하고 있으니 우린 더욱 굳세고 길게 가야한다. 의욕에 넘쳐 급하게 서두르지 말고 진득하게 가자. 하루아침에 적폐를 날릴 순 없다. 가랑비에 옷 젓듯 천천히 나아 가자. 끝날 때 까지 끝난 것이 아님을 명심하고 두 번 실수해서는 안된다. 물꼬는 텃으니 이제 물을 잘 대야지 애먼 데로 흘려 보내선 안된다.

새해를 맞이하여 나름대로 희망의 사자성어를 꼽아 보았다. 사필귀정(事必歸正:모든 일은 반드시 바른 길로 돌아간다.) 내게 힘을 주는 경구이다. 정의가 반드시 이기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누구나 뜻을 세우고 각오를 다지는 새해이다. 자신만의 사자성어를 정하는 것도 좋겠다.

촛불정부 3년째, 민선 7기 2년 째를 맞이하는 첫날, 다도해일출공원에 올랐다. 완도의 새아침은 장쾌하진 않았으나 구름사이로 쏟아져 나오는 여명은 어찌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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