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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역사의 해로 남도의 역사를 재평가하자

[완도 시론] 김남철 / 완도고등학교 역사교사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9.01.19 23:10
  • 수정 2019.01.19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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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철 / 완도고 교사

2019년 황금돼지해가 힘차게 시작되었다.
새해에는 복과 재물이 함께 하는 풍성하고 행복한 한해가 되길 기원한다.

올해는 3·1운동과 대한민국 건국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안중근 의사 의거 110주년, 광주학생항일운동 90주년이 되는 역사적인 해이다. 또한 한말 전라도 의병 말살작전이었던 ‘남한폭도대토벌작전’ 110주년이 되는, 우리 지역에서는 간과해서는 안되는 중요한 해를 맞이하였다.

이처럼 역사적인 해를 맞이하는 마음과 자세는 각별하다. 지역에서 역사교사로 살아오면서 남도지역의 역사와 문화가 제대로 연구되고 평가되어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제대로 된 역사교육을 하고 싶다. 새해를 맞이하면서 남도지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몇 가지 소망을 가져본다.

첫째, 전라도의 3‧1운동에 대한 연구와 재정리가 필요하다. 당시 전라도 중심지였던 광주에서는 3월 10일 작은 장날을 맞아 현 부동교 밑 작은 장터를 중심으로 천 여명이 ‘조선독립만세’를 불렀다. 그리고 서문통(부동교에서 충장우체국 가는 길), 광주우편국(충장 우체국), 본정통(충장로)을 지나 북문 밖(충장로 5가) 까지 진출한 후 농업학교(자연과학고) 학생들과 시민들의 무리와 합세, 광주우편국 앞으로 다시 행진한다. 일제 경찰은 무자비한 진압을 펼쳤고, 헌병이 내리친 칼에 수피아여학교 윤형숙(윤혈녀)은 왼팔이 잘린다.

완도에서도 3‧1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었는데, 당시 송내호 선생 등 소안 출신 항일운동가들의 주도로 완도읍 장터에서 장날에 맞춰 열린 만세시위가 3월 15일이었다. 3·1 만세운동이 천안 아우내 장터를 시작으로 전 국토로 번지는 과정에서 완도 지역은 섬인 관계로 늦게 일어났던 것이다. 매년 소안도에서는 3월 15일 3‧1운동 만세 시위를 재현하는 행사를 통해 독립정신을 계승하고 있다. 그런데 3‧1운동은 아직도 풀어야 할 과제는 독립유공자 공훈을 받지 못한 분들이 제대로 정리되어 있지 않다. 하루빨리 완도지역 독립운동가들의 업적이 연구 정리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한말 남도 의병을 기억하고 기리는 사업이 필요하다. 남도는 의로움의 고장으로 흔히 불린다. 이는 전라도가 최대 의병항쟁지였기 때문이다. 1909년의 경우 전체 의병전투횟수의 47.3%, 참여의병수의 60.1%가 호남에서 일어난다.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에서도 “특히 전라도 의병이 가장 활발했다”라고 서술하고 있고, ‘의병부대의 활동’이라는 지도에는 가장 의병 항쟁이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1909년 9월부터 두 달에 걸쳐 일제가 펼친 작전이 전라도 의병 섬멸 작전인 ‘남한폭도대토벌작전’이었다. 당시 체포된 호남의병장 사진이 한국사교과서에 실려 있다.

그러나 이 역사적 사실마저 아는 남도인은 많지 않다. 사실을 알지 못하니 정신을 기리고 계승하는 사업은 늘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이제라도 호남의병들의 역할과 업적이 정리되고 그들을 기억하고 계승할 수 있는 사당 또는 의병기념관이 조성되어야 한다. 전남도청에서도 의병기념관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지만 지지부진한 상태이다. 의롭고 당당했던 한말의병 기념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지역사 교육과 관심이 절실하다.

셋째, 광주학생항일운동 90주년 행사를 남북이 함께 치렀으면 한다. 광주학생항일운동은 3·1운동 이후 최대 항일민족 운동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껏 과소평가되어 왔다. 지난해 정부차원의 기념행사가 치러지면서 국민적 관심을 받게 되는 계기가 되었음은 다행이다. 전국 320여학교가 참여하였는데 북한지역의 학교만도 133개나 된다. 남북이 함께 행사에 참여하고 학술회의 및 학생항일운동 계승 사업을 공동으로 실시한다면, 새로운 시대정신인 통일의 기반 조성에도 큰 힘이 될 것이다.

광주학생항일운동은 광주는 물론이고 전남까지 함께 공동으로 추진해야 한다. 광주와 나주에 학생운동기념관이 있으나 제각각 운영하고 있다 보니 체계적인 역사교육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올해는 광주와 전남의 지자체는 물론이고 양 교육청에서 협의체를 구성하여 의향 남도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광주학생항일운동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 이기홍, 장석천 선생은 완도 출신이다. 일찍이 일제 강점기에 가장 항일운동이 활발했던 곳은 소안도, 신지도, 고금도 등 완도지역이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이처럼 광주‧전남은 전국 최대의 항일독립운동지다. 그것은 남도인의 자랑이자 정체성이다. 남도인의 가슴 속에 유전자로 남아 전해지는 남도인의 정체성을 계승·발전시키는 것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역사적인 책무이다.

우리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있는 역사·문화 원형을 기리고 기억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기록으로 정리하고, 기념비를 세우고, 역사관이나 기념관을 세워 민족의식과 역사의식을 계승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2019년 새해를 맞이하면서 남도의 역사의 재평가를, 그리고 지금부터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잊지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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