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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볕 앉은 양지꽃 위 웃음짓는 그리움

[완도의 자생식물] 85. 빗살현호색

  • 신복남 기자 sbbn2000@hanmail.net
  • 입력 2019.03.15 05:57
  • 수정 2019.03.15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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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꽃 옆에 웃음 지는 그리움이 있기에 산등성에서 넘어오는 진달래꽃 무척 보고 싶다. 봄볕에 앉은 양지꽃 위에 웃음 짓는 그리움이 있기에 파란 하늘 위에 빗살현호색이 무척 보고 싶다. 남쪽 바다 끝에서 까닭 모를 그리움이 노을에 물들면 붉게 떨어진 동백꽃이 밤새워 노을이 지지 않는다. 돌단풍, 제비꽃, 얼레지, 수선화와 함께 빗살현호색이 봄이 화창하게 만개한다. 얼레지 꽃은 뿌리가 깊게 둔다.

마찬가지로 빗살현호색도 뿌리가 깊다. 꽃피는 시기가 얼레지와 같고 꽃 색깔도 비슷하다. 보라색을 띠지만 하늘색과 잘 어울린다. 큰 대로를 떠나 산길을 가다 보면 빗살현호색꽃이 선명하게 피어 있다. 아마 봄비가 그의 얼굴을 깨끗하게 씻겨주는 모양이다.

이른 봄에 피는 꽃들은 봄 햇살의 도움을 많이 받는다. 약간만 구름이 끼면 꽃잎을 닫는다.
그만큼 꽃잎이 여리다. 게다가 봄비는 어떠한가. 봄비에 그 잎사귀에서 나오는 싱싱함은 꽃보다 아름답다. 봄꽃은 많은 것을 수용한다. 물론 살아남아야 하겠다는 생물학적 특성도 있겠지만 그 이면에는 자기만족이 있을 것이다. 최소한의 조건에서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 일에 더할 나위 없이 기쁜 일이다.

빗살현호색은 양귀비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잎은 세 개씩 갈라지고 작은 잎은 손가락처럼 깊게 갈라진다. 현호색의 종류를 총칭하는 학명은 콜리달리스다. 종달새란 뜻의 희랍어에서 유래되었는데 이러한 특징이 종달새의 머리의 깃과 닮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현호색의 뿌리를 거두면 그 중간에 덩이줄기가 달려 나온다. 이 덩이줄기는 현호색의 중요한 특징 가운데 하나인데 이른 봄 밥상에 올라와 입맛을 돋우는 달래 뿌리처럼 생겼지만 두 배쯤 크다. 크게는 현호색 중에서 빗살무늬가 그어져 있으면 빗살현호색, 잎이 대나무 잎과 같이 길쭉한 것은 댓잎현호색, 잎이 잘게 갈라져 있는 애기현호색, 잎이 크게 작게 서로 다른 크기로 갈라져 있으면 그냥 현호색, 셋으로 갈라져 있으면 외현호색, 등등 아주 많다. 뿌리는 중력방향으로 뻗는다. 뿌리에는 녹말이 많아 중력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줄기는 빛의 방향으로 간다. 잎에서는 맨눈으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영양을 만들고 뿌리에서는 뚜렷하게 보이는 녹말을 저장한다. 물질은 끊임없이 전달한다. 지구상에 모든 생물들은 주고받고 있으며 평균을 이루고 있다. 현호색에게 관심을 주는 것도 무엇인가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마음이 온전하게 흐를 때 먹고 사는 데에도 평등이 되지 않겠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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