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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조합장들에게 바란다

[특별 기고] 정영래 / 완도문화원 원장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9.04.28 13:06
  • 수정 2019.05.07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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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래 / 완도문화원 원장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모두 끝나고 각 조합마다 신임 조합장 취임식 또한 마무리 돼 보인다.

조합원들의 선택을 받아 중책을 맡게 된 분들께 축하와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농협법에 따르면 지역 농·축협은 조합원의 농업생산성을 높이고 조합원이 생산한 농산물의 판로확대 및 유통 원활화를 도모하며, 조합원이 필요로 하는 기술·자금·정보를 제공해 조합원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지위향상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조합장은 해당 농·축협을 대표해 업무를 집행하고 이사회와 총회의 의장을 맡으며 직원의 임면권을 갖는 등 농민조합원들의 삶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지니는 매우 중요한 자리다.

선거 직전 조사된 ‘조합원들이 바라는 이상적인 조합장상’으로는 협동조합 이념에 충실한 현장운동가가 꼽혔다. 아울러 농산물 제값 받기 등의 판매능력, 조합경영 실무능력, 지역농업 진흥의 중추역할, 청렴한 윤리의식 등 다양한 덕목도 제시됐다. 이와 같은 조합원들의 바람에 현재 우리 농협이 안고 있는 시대적 어려움이 그대로 담겨 있다.

먼저 조합원의 초고령화와 이질화에 따른 조합원 구성의 문제다. 2030년 무렵에는 조합원수가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격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농업환경의 변화로 조합원 구성에서 전업농·영세농·고령농·겸업농·취미농 등이 혼재돼 있으며, 작목도 미작·축산·과수·특작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다.

모든 조합원에게 똑같이 획일적으로 제공되는 서비스로는 조합원간 이해관계의 상충을 해소하기 어렵고, 이 때문에 상층농의 조합 이탈이 진전되고 있다. 둘째로 다수의 오지 농촌지역 조합은 경제사업 적자에 신용사업 여건까지 악화되면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심한 경우 소멸이나 합병에 노출돼 있다. 셋째로는 흔히 지적돼온 정체성 문제다. 조합이 조합원을 위한 경제사업보다는 준조합원이나 비조합원 대상의 신용사업에 치중한다는 지적에서 벗어날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이처럼 현재 우리 농협이 안고 있는 조합 구성원의 고령화 및 이질화, 경영여건 악화, 정체성 문제 등에 대한 올바른 대응이 절실하다. 교육·훈련·정보 제공, 조합원에 의한 민주적 관리와 조합원의 경제적 참여 등 협동조합 운영의 원칙에 충실한 방향에서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협동조합 정신과 원리의 올바른 이해, 농협법과 정관 및 제규정 교육을 통한 조합원의 역량강화다. 동등한 투표권을 갖는 조합원들이 정책수립과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선출된 임원들은 조합원들에게 책임을 지고 봉사해야 한다. 조합의 민주적 관리와 조합원의 적극적인 참여가 조합이 당면한 모든 현안을 미래지향적으로 해결해가는 첩경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조합원 교육과 조합의 민주적 관리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조합원이 농협의 주인이라는 자각을 바탕으로 조합운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때 농협의 정체성 논란은 사라지게 된다. ‘바쁠수록 돌아가라’는 옛 격언이 말하듯 난제가 산적한 현 상황에서 우리는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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