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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 안된 김 전 군수 흉상, 부끄러운 자화상”

2019 청산도 슬로걷기 축제 개막식 때 천막 뒤에 천덕꾸러기 된 김종식 전 군수 흉상

  • 박주성 기자 pressmania@naver.com
  • 입력 2019.05.19 14:12
  • 수정 2019.05.19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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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청산도 슬로걷기 축제 개막식 때 행사용 헬륨 풍선을 넣어둔 천막에 가로막혀 천덕꾸러기 신세가 된 김종식 전 완도군수 흉상에 대해 철거가 시급하다는 여론이다. / 사진=김준서 씨 페이스북 발췌

2013년 살아있는 현직군수의 흉상 건립으로 국내 유수 언론의 비판‘뭇매’를 맞았던 김종식 전 완도군수 흉상이 아직 철거되지 않은 가운데, 2019 청산도 슬로걷기 축제 개막식 때도 행사용 헬륨 풍선을 넣어둔 천막에 가로막혀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면서 철거가 시급하다는 여론이다.

지난 13일 완도군은‘느림은 행복이다’라는 주제로‘2019 청산도 슬로걷기축제’의 막 올렸다. 이날 개막식에서는 영화 서편제길 입구 세트장에서 군민, 관광객, 탤런트 손현주· 고창석 씨와 함께 나비 2천 마리를 유채꽃밭에 날리는‘나비야, 청산 가자!’와 한국 최초로 100만 관객을 모았던 영화 서편제의 주인공 오정해 씨가‘인생과 청산도’를 주제로‘청산도 힐링 코트’를 진행해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그런데 개막식 끝 무렵 헬륨을 넣은 노란색 풍선을 하늘로 날려보기 위한‘희망풍선 나눔’천막이 김 전 군수 흉상을 가린 게 일부 지역 언론인들이 천덕꾸러기 신세가 된 모습을 SNS와 인터넷에 올리면서 다시 철거 논란이 일어난 것.

A언론인은 자신의 페이스북과 인터넷신문에“슬로걷기축제 개막식 현장에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 누가? 왜? 이런 일이? 청산도 주민들이 아시아최초 슬로시티 지정을 받아 년간 30만 관광객들이 찾도록 한 공을 인정하여 세운 김종식 전 군수의 흉상을 천막으로 가려놓았다”면서 심지어 댓글에“청산도 주민들의 자발적인 성금을 모아 세운 김 전 군수의 흉상을 천막으로 가려놓은 녀석들은 도대체 어느 나라 사람들인가? 묻고 싶다. 공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또다른 B언론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2019년 슬로시티관광 공식행사장 모습이다. 슬로시티로 지정되게 하여주심에 감사하다며 살아있는 권력에게 바친 청산도에 세워진 흉상의 현재 모습?”이라며 “지역 토착권력(?)들은 이 모습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하며, 지역주민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제단에 놓인 먹다버린 물병을 보니 더욱 씁쓰레하다”고 올려 놓았다.

김 전 군수 흉상은 2013년 7월 제막식 때부터 살아 있는 현직군수의 흉상 제작은 유례없는 사건으로 지역사회에서도 지금까지 철거 논란이 계속되고 있으며, 관광객들도 눈살을 찌푸리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제막식이 있은 해에는 오물세례 봉변을 당했고, 그 다음해에는 흉상을 세운 자리가 불법 농지전용 한 사실이 밝혀져 또다시 철거 논란에 휩쌓였다. 

심지어 김 전 군수 흉상 철거 문제는 2017년 10월 24일 열린 제253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도 군정 질문·답변 사안이 됐다. 당시 제7대 완도군의회 정관범 의원은 “농지 위에 세워진 흉상 건립 자체가 위법행위인데, 모 과장이 당시 그 과에 있지도 않았는데 합법화를 위해 사후 보완적으로 허위 공문서까지 작성했다. 행정보존재산은 행정고유 목적 외에는 사용할 수가 없다. 김 전 군수 동상을 철거하고 행위 당사자도 고발해야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며 이 사안은 정 의원이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 낙선하면서 흉상 철거문제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는 상태였는데 이번 청산도 슬로걷기 축제 과정에서 다시 불거져 나왔다.

완도읍 K씨는 “김 전 군수 흉상이 아직 철거되지 않은 것은 적극적으로 문제제기를 하지 않은 부끄러운 우리들의 자화상”이라며 “이슈가 됐을 때 부끄럽지 않은 역사를 가르치기 위해서도 반드시 철거해야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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