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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림없이 자유하는 마음과 몸이 일치되는

[완도의 자생식물] 103. 마타리

  • 신복남 기자 sbbn2000@hanmail.net
  • 입력 2019.07.15 11:55
  • 수정 2019.07.15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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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리 작은 꽃이라 하여도 하나의 꽃이 되기 위해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우선 지구의 중력을 견뎌내야 한다. 그리고 달의 인력을 잘 적응해야 한다. 

 태양빛은 무지개 색깔에 볼 수 있듯이 색깔마다 자기 역할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아침, 저녁, 계절 태양빛은 다르다. 우리 몸엔 느끼지 에너지를 식물은 감지하고 있다. 

 한 낮에 식물들은 적색강을 좋아한다. 그러나 나무 밑에 있는 식물들은 원적색강을 더 원한다. 식물들은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지만 필사적으로 생존법을 바꾼다. 시간과 공간 그리고 비밀스러운 에너지가 정확하게 오고 가야 한다. 좁살만한 마타리 꽃도 생존전략을 스스로 모색한다. 하늘을 향해 그 비밀스런 마타리 눈망울은 눈물로서 토해 낼 수 없는 그 무엇이 있는 듯 우렁찬 매미소리에도 움직이지 않는다. 

 이들은 이름부터 친숙해지기 전에 강물을 건너 들판을 지나고 마을에 이을 때까지 자기를 드러내지 않는다. 가는 길이 고단해지고 마음의 짐들이 많아서 눈과 귀가 허허로울 때 산꽃 이라는 초록빛 침묵으로 우리 앞에 놓이게 된다. 산에는 산꽃이 살겠지만 그 마음에는 들꽃이 살고 풀꽃이라는 연약한 삶이 지나는 산길이 있게 됐다. 산넘어 재를 지나 다시 만나는 산길에서 마타리 산꽃은 산자락의 시원한 바람을 잡아놓고 파란 구름 사이에서 핀다. 여러해살이풀로서 온몸에 잔털이 산재해 있으며 줄기는 곧게 서고 약간의 가지를 치면서 1~1.5m 정도의 높이로 자란다. 

 줄기에서 자라는 잎은 마디마다 2매가 마주 자리하며 잎자루는 극히 짧고 깃털 모양으로 깊게 갈라진다. 줄기 끝에 넓은 종 꼴의 작은 꽃이 많이 모여 피며 우산 꼴을 이룬다. 꽃의 지름은 3mm 안팎이고 빛깔은 노랗다. 7~8월 중에 꽃이 핀다. 마타리의 말린 뿌리에서 나는 냄새가 간장 썩은 냄새와 비슷하다고 해서 패장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뿌리 달임 약은 혈액을 맑게 하여 몸속을 잘 돌게 하며 뭉쳐 있는 혈액(어혈)을 흩어지게 한다. 또 고름이 빠져나오게 하고 독성을 풀어주는 작용을 한다. 자기의 자리에서 모든 속내를 보여주는 꽃이다. 자기보다 키가 작은 꽃들에게 자리를 내어준다. 

 푸른 하늘도 욕심 없이 산등성에게 넘겨 보낸다. 바람 한 점에도 흔들림. 그 자태가 자유로운 영역이다. 여름의 꽃들은 부족함도 남김도 없다. 모든 게 조화롭게 평균을 이룬다. 마타리 꽃은 오늘 필요한 양만 받아들인다. 이렇게 마음과 몸이 일치가 될 때 지루함과 무료함이 조금이나마 덜 수 있을 터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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