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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도 백운봉’ 올라 보지 않고서 감히 ‘완도의 속살’ 을 봤다고?

[특집] 완도의 비경 / 해남 북미륵암과 영암 견성암과 겨룰 완도의 비경은 백운봉 뿐이라!

  • 박주성 기자 pressmania@naver.com
  • 입력 2019.07.29 14:32
  • 수정 2019.08.04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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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 북미륵암과 영암 견성암과 겨를 완도의 비경은 백운봉 뿐이라! / SRT 임원들도 다녀간 올 여름 완도에서 추천하는 비경, 생일도 백운봉. 그 정상을 올라 힐링하는 사람들.

“생일도 백운봉에 올라 그 비경(秘經)을 보지 않는 자, 감히 완도의 속살을 보았다고 하지 말라”고 한마디 쏜다면 그동안 완도의 좋은 자연풍광과 청정바다를 찾아 발길을 옮긴 이들에게 자존심을 긁어대는 것일지 모르겠다. 

완도 출신이지만 생일도와는 인연이 닿지 않았다. 완도 서쪽에 노화읍에 딸린 섬이 고향이라 해남 땅끝 권역이 주요 활동영역이니 별로 생일도에 올 기회가 없었다. 정작 생일도와 인연이 된 것은 강진 백련사에 잠시 머무는 때였다. 

강진 백련사가 진행하는 템플스테이 중에 ‘남도여행코스’라는 독특한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자연경관이 좋고, 풍수지리가 좋은 강진 근처 암자와 그 주변을 여행하는 내용이었다. 해남 두륜산 북미륵암과 영암 월출산 견성암과 함께 생일도 백운산 학서암이 추천되는 3곳 중 하나였다. 

당시 강진 백련사 주지 소임을 맡은 일담스님은 완도 출신인 나를 보고 학서암은 제쳐두고 생일도 백운봉에 올라가 봤는지 물었던 것과 올라가 본적이 없었다고 대답한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스님이 언급한 북미름암과 견성암에 겨룰 완도의 암자와 경치가 있었나? 백운봉이라...” 나름 완도가 고향이라 알만치 안다고 생각했는데 머리를 한 대 얻어맞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템플스테이 참가자들과 강진 백련사를 출발해 약산 당목항에서 배를 타고 생일도 백운봉을 올랐다.

생일도 백운봉과 인연은 그렇게 시작됐다. 그리고 강진 백련사에서는 백운봉에 오르는 나름대로 코스가 있었는데, 완도에서 가장 오래된 암자인 학서암에 잠시 머물러 기거하는 스님과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이 차 한잔과 담소를 나누는 것이었다. 학서암 그곳에서 본 것은 바로 도시에서 느낄 수 없는 ‘여유’였다. 나를 돌아보고, 어떤 누구와 함께 한다는 것. 경쟁에 길들여진 도시사람들에게는 그것보다 더한 삶의 충격은 없었을 것이다. 모두들 좋아했다. 오래된 인연이
어서 그런지 고기를 못먹는 스님을 위해 일부 참가자들은 빵을 사서 전달하기도 했다. 

학서암에서 백운봉에 올라가는 길은 그리 험난하지 않았다. 산길을 따라 쭉 올라가면 되는데 중턱까지 올라가면 그 뒤 백운봉까지는 평탄한 숲길이기 때문이다. 중턱부터는 전복, 다시마, 미역, 청각을 양식하는 완도의 바다농장이 보이기 시작했다. 섬으로 이루어진 완도 지도를 놓고 보면 생일도가 여러 섬에 둘러 쌓여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백운봉은 완도에서 상왕봉
다음 두 번째로 높은 산봉우리로 날씨가 좋으면 멀리 제주도 한라산과 영암 월출산과 광주 무등산까지 보인다. 첩첩산중(疊疊山中)이 아니라 첩첩섬중으로 360도 다도해 조망이 가능한 곳으로 구름 위에 한라산이 보이는 섬 모양처럼 올라타 있는 것은 가히 완도의 풍광 뷰(View) 중에는 군계일학(群鷄一鶴)이라 할만하다.

그냥 보고만 있어도 탁 트이는 다도해 풍경을 보노라면 그 자체가 ‘쉼’이 된다. 김용택 시인이 이곳에 와 ‘쉬는 날’이란 시를 썼을까? <사느라고 애들 쓴다. 오늘은 시도 읽지 말고 모두 그냥 쉬어라. 맑은 하늘가에 서서 시드는 햇볕이나 발로 툭툭 차며 놀아라.> 시가 주는 울림이 크다. 그런데 이 생일도 백운봉 정상에 올라 자연풍광이 좋다고만 느끼고 내려오면 조금 섭섭할 수 있다. 항상 새로운 나를 만날 수 있는 섬 생일도에서 이것은 불가에서 궁극의 목표로 일컫는 깨달음에 도달하지 못한 비유와 같다. 탁 트인 다도해를 조망하면서 자신의 마음을 열어 제치고 나와 자연이 교감했을 때 비로소 진정한 생일도 백운봉의 비경은 ‘참나’를 통해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 달달한 맛을 잊지 못해 지금도 1년이면 몇차례 올라가는 생일도 백운봉, 이래서 생일도 백운봉에 올라가 보지 않고서 감히 완도의 속살을 보았느냐고 완도에 발길을 닿는 이들에게 죽비로 후려 갈기는 이유다.
 

생일도 백운봉에 오른 SRT 임직원과 강진군문화관광재단 임석 대표.

마찬가지로 약 2주전 쯤 아는 지인과의 인연으로 SRT(2016년 12월 개통된 수서발 고속열차) 민영광 본부장과 박홍민 홍보수석, 강진군문화관광재단 임석 대표가 완도 생일도를 찾았을 때 두말없이 백운봉을 추천했다. 생일도에 와 백운봉을 올라가 보지 않고선 생일도의 속살을 봤다고 말할 수 없다는 이유로. 그들은 그날 백운봉 정상에서 완도 생일도의 속살을 봤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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