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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양식 연구의 일인자 "실험실과 산업화는 달라"

[창간 특집] 해마 양식 산업의 미래 특강차 완도 방문한 노섬 제주대 명예교수

  • 박주성 기자 pressmania@naver.com
  • 입력 2019.09.06 11:13
  • 수정 2019.09.10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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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섬 / 한국해수관상어 센터 대표

최근 국내에서 해마 양식에 성공해 우리나라에서도 해마의 대량생산이 가능하게 됐다. 국내 최초로 해마 대량생산에 성공한 사람은 한국해수관상어센터의 노섬 대표(77)로 해마양식 연구의 1인자, 해마의 아버지로 불린다. 현재는 해마 양식회사인 (주)해천마 대표이자 제주대 명예교수이기도 한 그를 지난 4일 산업체 특강차 방문한 완도수산고등학교에서 만나보았다. 이날 노 대표는 완도수고 수산자원양식과 전체 학년을 대상으로 회사소개와양식 전문 직업인이 갖추어야 할 소양 등을 특강했다.

양식해마 연구를 시작한 노 대표는 오랜 시간 연구개발을 거듭해온 결과 2014년 매월 5만 마리의 해마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게 됐다. 단일기업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해마는 적절한 수온의 오염되지 않은 청정해역에서만 살고, 먹이나 생식 등에 민감해 양식이 어렵고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노 대표가 해마 양식에 성공할 수 있었던 주요한 요인은 제주도의 풍부한 청정해수를 끌어들여 해마가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특히 해마는 크기가 클수록 고급으로 분류되는데, 노 대표가 양식하는 것은 최대 35cm까지 자라나는 ‘빅벨리’ 종이다. 

이처럼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되는 해마의 대량생산이 가능해지자 정부는 ‘식품의 기준 및 규격’ 개정 고시로 양식해마를 식품 원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해마의 국내외 섭취 근거, 안전성 자료를 선제적으로 검토해 노 대표가 양식에 성공한 ‘빅벨리 해마’에 대해서만 식품 원료로 사용할 수 있게 허용했다. 정부의 규제 개선으로 해마의 수출에 날개를 달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는 해마를 수출하기에도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세계 해마 생산량의 80%를 소비하는 중국과 인접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중국에서는 건조해마가 kg당 200만~1,000만원에 판매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수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규제 개선 이후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주문이 쏟아져 아무리 생산해도 주문량을 가당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해마 양식 연구개발에 치중했지만 앞으로 대량생산할 수 있는 시설 투자가 시급하다. 시설 투자가 완료되면 수천억원 규모의 수출시장도 얼마든지 내다볼 수 있다.
노 대표는 전복, 넙치 등도 40년 넘게 양식 연구를 해온 양식의 선구자다.  해마양식은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그에게 어려운 점이 없었냐고 물었다.

"양이 많아지면 병이 제일 문제다. 사실 중국이 해마를 산업화 하려고 애썼던 것이 1957년경이다. 중국하면 세계적인 양식의 귀재들만 모여 있는 곳으로 전통과 역사가 있다. 지금도 현재까지도 세계 양식 생산량의 80%를 넘게 중국이 하고 있다. 그 정도 양식은 중국 앞에 가서 큰소리를 못친다. 근데 그 사람들이 1957년부터 시작한 해마 산업화를 아직까지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산업화 시키는 과정에서 가장 힘든 것은 초기 관목이다. 먹이 생물만 제대로 배양하면 초기 관모를 98%까지 돌렸다. 먹이 생물 잘 배양하면 해마는 잘 살릴 수 있는데 채산성이 안맞는다." 
우리나라가 식용으로 해마가 사용되는 것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데 중국은 약재로 많이 사용된다고 하는데 해마가 사람 몸에 크게 효과가 있는지도 궁금했다.

노 대표는 "중국 사람들은 5백년 동안 먹어 왔고, 지금은 경제대국이 돼서 더 먹으려고 하니까 해마가 전부 국제적 멸종위기로 지정돼 있다. 해마는 어디든지 멸종위기종으로 보호 받고 있다. 중국 약전, 의전에 좋다고만 돼 있다. 그 다 읽다보면 만병통치약이고, 그만큼 해마를 믿고 있다. 해마가 사람 몸에 어디에 좋냐고 하면 과학적으로 말을 못한다. 우리 인삼과 마찬가지다. 인삼도 얼마전까지 사람 몸에 어디에 좋은지 몰랐다. 많은 투자해 지금은 다 알고 있다. 병원이나 연구소에서 그걸 밝혀나가고 있는 과정이다."라고 시급한 성분 분석과 임상실험에 대한 정부의 체계적이고 단계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완도에서도 해마양식에 관한 관심이 많다는 말에 그는 단호했다. 

"완도에 많이 서식하는 종을 선택해서 하면 좋겠다. 그런데 우리 해마만 가져와야 성공하는 것처럼 얘기하는데, 뱀장어, 참치, 명태도 그렇고 실험실에서 나오는 것과 산업화는 거리가 멀다. 산업화 하려면 수십만, 수백만 단위에서 생산할 수 있는, 그걸 매년 반복할 수 있는 그런 기술을 가졌을 때 산업화라고 하는 것이다. 몇 마리 해놓고 산업화 다 된것처럼 얘기하는데 그런 식으로 어민들이나 수산인들한테 괜히 달콤한 소리하지 않아야 한다. 내가 참치도 못하게 몇 번을 말했는데 쓸데없이 참치 때문에 멍든 사람들이 얼마나 많냐. 행정을 하든 연구를 하든 각자 자기 분야에서 책임감을 가지고 일을 해야 한다. 무조건 벌여놓고 업적만 가지고 올라갈 생각을 하지 말고. 어민들이 새로운 사업으로 정말 투자할 수 있을 때 발표하면 얼마나 좋나." 양식 선구자다운 그의 말이다. 

그에게 (주)해천마의 전신인 한국관상어센터 만들때 사재를 털어놓은 이유를 물었다. "받은 만큼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다. 가지고 있는 기술을 퇴임하고 가지고만 있으면 뭐하나. 후학들에게도 물려줘야 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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