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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주무부서 ‘이충무공과 진린의 우정’ 명맥 끊어놓을 것인가

[사설] 군, 연결고리 유지 노력 필요해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9.09.27 09:35
  • 수정 2019.09.27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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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 당시, 조명수군연합군의 총본영이 있었던 완도에서 쓴 것으로 알려진 명나라 수군 도독 진린이 명(明) 황제에게 보낸 서신.

“황제 폐하! 조선에서 전란이 끝나면 조선의 왕에게 명을 내리시어 조선국 통제사 이순신을 요동으로 오라 하게 하소서. 신이 본 이순신은 그 지략이 매우 뛰어날뿐만 아니라 그 성품과 또한 장수로 지녀야할 품덕을 고루 지닌 바 만일 조선수군통제사 이순신을 황제폐하께서 귀히 여기신다면 우리 명나라의 화근인 저 오랑캐(훗날 청國)를 견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저 오랑캐의 땅 모두를 우리의 명나라로 귀속시킬수 있을 것이 옵니다”

이충무공전서의 첫머리에 기록된 진린의 서신에는 이충무공이 선조의 미움을 받아 임진난이 끝나면 목숨이 위태롭기 때문에 그를 구명하고자 하는 마음과 함께 당시 명나라에는 유능한 수군 장군이 없어 후일을 도모하기 위해 이순신을 적극 천거한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또 이충무공의 전사 후엔 선조에게도 글을 보내 “전하!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적들이 노량의 바다를 덮어 순천에 고립된 고니시를 구하려 흉폭한 칼을 앞세우고 도전하여 왔나이다. 이에 순신이 자신이 대장됨을 잊고 용감히 나가싸우매 도적들의 사나운 칼을 두려워함이 없었나이다. 소장이 약관의 나이에 임관하여 한평생을 바다에서 살았으나 천국에서도 소방에서도 순신과 같은 충신을 보지 못하였고 순신과 같은 맹장을 보지 못하였나이다. 일찌기 소장이 순신의 용맹하고 충성됨을 장계하매 상국의 천자께서도 이를 아름답게 여기시고 탐내시어 마침내 상국의 수사 제독을 제수하셨으나 이제 순신을 잃으니 이를 어찌 전하의 애통함으로 그친다 하겠습니까?(후략)”

중국의 입장에서 보면, 자국의 장수가 타국의 영웅을 치하하는 모습에 다소 자존심이 구져질 수 있겠지만, 이는 되레 진린이 대국의 영웅으로서 대인적 풍모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크게 고무될 수 있는 일이다. 더 큰 의미는 사랑과 우정이 국경을 초월했다는 점에서 양국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점이고 그런 점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에게 이들의 우정을 강조했다.

또 지난해부터 국내 유일 수군객사에서 펼쳐지는 가리포진 망궐례 행사에 중국 광저우 운부시의 광동진씨들이 참석하고 있는데, 이러한 물꼬가 트이기까지 이전 주무 부서의 실무 담당자와 문화원의 노고가 컸다. 특히 광동진씨들은 경제적으로 성공한 이들이 많이 중국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 대형 유통업체의 경영자들이 많다고 알려져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완도군이 어떤 전략을 펼쳐야하는지 명약관화해지는 게 아닌가! 문화의 교류를 통한 양국의 우호 증진, 이것이 주무부서가 가장 우선해야 할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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