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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빛여행’ 끝나자 주민들 반감의 화살은 누구에게로?

[사설] 축제 경쟁력 강화, 새로운 방식 모색 필요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9.11.01 10:50
  • 수정 2019.11.0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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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군이 지난 주말 열린 '2019 청정완도 가을빛 여행'에 총 6만1000여 명이 다녀가며 축제가 성황리에 마무리 됐다고 전했다.

올해로 다섯 번째 열린 이번 축제는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해변공원과 완도타워, 완도수목원, 청산도 등에서 진행됐다.

군청의 결과보고서를 보면, 이번 축제에서 행사장 방문자 수는 47,240명, 관광지 방문은 14,481명이다고 밝혔는데, 어떠한 근거에서 6만명 이상이 찾아왔는지? 여기에 외지 관광객은 얼마인지? 지역 경제효과는 무엇이었는지? 완도를 각인시킬 수 있는 킬러콘텐츠는 어떻게 전개되었는지? 서울 경기 지역의 축제 참여자들을 원거리의 완도로 어떻게 접근시킬 것인지? 순수 주민들의 참여는 어떻게 극대화할 것인지? 지역 경제효과는 얼마나 성과를 거뒀는지?는 핵심적인 요소는 전무한 채, 사진 빼면 2장 분량의 보고서로써 2억 8천만원이 들어간 축제의 결과를 논하기엔 너무 뻔뻔스럽다.

그러한 분석 결과도 없이 완도산 수산물과 농산물의 전국적인 홍보가 이뤄졌다는 한 줄 요약한 보고서는 그야말로 눈가리고 아웅하는 한심한 작태라고 할 밖에. 또 2억 8천만원이 들어간 축제에서 6만명의 내방이라면 1인당 5만원 정도의 지출일 때 기껏해야 3억원 정도. 2억 8천만원이라는 군민 혈세를 쓰고 2박 3일동안 투입된 공무원과 자원봉사에 나선 사회단체 회원들까지 생각한다면 비효율적이고, 설령 군수의 정치적 이미지를 뒷받침하는 선심성 축제라 쳐도 이런 기획으로 단체장의 이미지 제고는 커녕, 되레 군수에게 가장 반감까지 갖게 한다. 인근 해남만 보더라도 별 것 아닌 축제에 '미남'이란 단어 하나를 차용해 차별화 된 축제의 방향성으로 주민들의 소통과 참여를 이끌어내고 있는데, 이번 가을빛여행과 관련한 주민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는 매번 반복되는 똑같은 행사로 너무 식상했다는 평.

지방자치이후,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지역의 문화적 전통을 관광상품화하고 이를 통해 지역을 활성화시키려는 노력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특히 지역축제는 각 자치단체별로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문화행사로 선호되고 있지만 거의가 선례답습적이거나 모방적인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또한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도 프로그램의 내용이나 운영이 부실하여 지역민이나 관광객들로부터 외면당하기 일쑤다. 문제는 가뜩이나 부족한 지방재정의 적자를 가중시키고 있는 실정이다는 것. 

이제 관료조직으로 창의성과 역동성, 경영마인드를 생명으로 하는 축제를 이끌어 가는 것은 무리다. 동력을 키워내야 한다. 행정기관은 예산지원만 하고 축제의 구성이나 진행방식에는 관여하지 않는 순수한 민간 지방자치, 그 자치 역량을 강화해 가는 것이 축제의 본질이고 행정의 본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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