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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의 가을빛은 무슨 색일까?

[독자 기고] 이승창 / 자유기고가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9.11.08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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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창 / 자유기고가

지난 주말 사흘 동안 '2019 청정완도 가을빛 여행' 축제가 완도해변공원과 완도타워•수목원•청산도 등 여러 곳에서 나뉘어 열렸다. 축제가 끝난 뒤 완도군에서는 '총 6만 1천여 명이 다녀가 축제가 성황리 마무리됐다'는 보도자료를 신속히 제공했다.

일반적으로 축제의 외형적 성공 여부를 가름하는 것은 축제에 참여한 관광객의 수라고 할 수 있다. 완도군의 발표에 따르면 축제기간동안 해변공원 행사장 47,240명•완도타워 5,611명•완도수목원 5,800명•청산도 3,070명 등 61,721명이 축제에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완도군의 공식발표를 접한 관심 있는군민들은 관광객 숫자 등 내용에 대해 회의적 시각으로 의문을 제기하며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신우철 군수 취임 이후 새롭게 가을축제로 시작하여 올해로 다섯 번째를 맞이한 축제가 매년 많은 예산과 인력을 투입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축제의 내용을 보면 노래자랑,•불꽃놀이,•축하쇼 등 매년 보잘 것 없는 선례답습적인 행사 구성과 운영을 되풀이하고 있어 지역주민들과 관광객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축제 내용 중 대중가수들을 초청하여 공연하는 축하쇼의 경우 ‘장보고수산물축제(785백만원)’•‘토요싱싱축제(260백만원)’와 ‘대중가요콘서트(150백만원)’•‘기획초청공연(210백만원)’ 등에서도 여러 차례 유사한 공연을 하고 있는데도 굳이 일년에 몇 차례씩 반복되는 행사를 축제에 포함시키는 것이 타당한지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불꽃놀이의 경우는 꽤 많은 비용을 들여야 하는 행사로 비용 부담 때문에 소규모로 열리고 있다. 불꽃축제는 서울,•부산,•여수 등에서 우리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대규모로 개최하고 있어, 축제의 구색을 맞추기 위해 짧은 시간 축포를 쏘아 올리는 것은 관광객들의 흥미를 이끌어낼 수 없다고 본다. 

특히 문제가 되는 행사는 완도타워에서 열리고 있는 국화전시회다. 전시회가 열린 완도타워에는 축제가 열린 사흘 동안 겨우 5,611명이 다녀갔고 전년 대비 12%가 감소됐다고 발표됐다. 완도의 랜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완도타워 일원에서 축제예산과는 별도로 ‘국화향연개발’이란 명목으로 무려 1억 9천여만 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심혈을 기울여 전시회를 열었는데도 불구하고 하루 평균 2천 명이 못 되는 관광객들이 다녀갔다면, 축제 홍보와 운영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우려스럽다.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나름대로 정성을 기울여 준비해서 지난해보다는 볼거리가 많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에 열리는 함평,•영암,•화순 등 다른 지역의 국화전시회와 비교해서 규모나 구성 내용에 있어 경쟁력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국화전시회를 앞으로 계속 개최해야 되는지에 대해서는 각계각층의 여론을 적극 수렴해 볼 필요가 있다.

완도군은 보도자료에서 축제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관광객들로 붐볐다' 등의 레토릭을 읊으면서 축제가 성공했다는 자기만족성 평가로는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가기 어렵다. 우선 축제개최 결과 평가에 있어서는 완도군의 자체 평가로만 그칠 것이 아니라 민간전문가•주민대표 등이 참여하여 제3자의 시각에서 객관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냉정한 평가와 비판을 거친 후에 앞으로 개최할 축제는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한 모두의 지혜를 모아 미래의 발전과 도약을 도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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