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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 지금 무슨 생각해?[완도 시론] 김남철 / 완도고등학교 역사 교사
완도신문 | 승인 2019.11.25 12:21
김남철 / 완도고등학교 역사 교사

올해는 역사적인 사건을 기억하는 시간으로 다가왔는데, 어느새 가을이 익어가나 싶더니 찬바람이 옷깃을 여미는 겨울이다. 3·1운동 100주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안중근의사 의거 100주년, 의열단 100주년, 광주학생독립운동 90주년의 항일독립운동과 관련한 큰 사건들을 기념하는 역사적인 해가 되었다.

어느 날 필자에게 역사를 배우고 있는 학생으로부터 작지만 의미 있는 책을 선물 받았다. 그 학생은 전남도교육청에서 진행한 ‘2019 전남통일희망열차학교’라는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17일 동안 중국의 만주와 러시아의 연해주를 직접 현장을 탐방하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지난 무더운 여름방학 동안에 친구들과 함께 직접 항일운동 격전지와 항일독립운동가들이 풍찬노숙하면서 항일독립운동을 했던 사적지를 답사하면서 느낀 감정과 내용을 담담하게 기록하였다. 미처 몰랐던 독립운동가들의 삶과 활동에서 느꼈던 내용을 고등학생의 입장에서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으로 ‘지금 무슨 생각해?’라는 책을 발행한 것이다. 그 내용 중에서 통일의 중요성이나 친구들과 ‘안중근’의 투쟁을 모의재판을 통해 “누가 죄인인가?”라는 판결을 통해 안중근의 삶과 정신을 조명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매우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그렇다. 지금 우리는 ‘지금 무슨 생각해?’라는 질문을 던져야 할 때이다. 마침 지난 17일은 ‘순국선열의 날’이었지만,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고 무심하게 보내버렸다. 정부에서 기념식을 한다는 뉴스를 접했지만 우리와 무관하게 생각하다는 생각을 한다. 사실 과거를 기억하지 않으면 역사는 되풀이 한다는 말을 하지만, 우리는 너무 쉽게 잊어버리거나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순국선열의 날’을 무슨 날인 줄 아느냐고 학생들에게 물었다. 안타깝게도 순국선열의 날을 기억하는 학생은 거의 없었고, 심지어는 ‘순국선열’의 의미를 모르고 있었다. ‘순국선열’은 일제의 국권침탈 전후부터 1945년 8월 14일까지 국내외에서 국권침탈을 반대하거나 독립을 위해 항거하다가 순국한 인물들을 말한다. 1939년 임시정부에서 매년 11월 17일을 ‘순국선열 공동기념일’로 정한 이후 추모행사를 거행했다. 1955년부터 1969년까지는 정부 주관의 기념행사가 거행됐으나, 1970년 이후에는 정부행사 간소화 조치로 정부 주관 행사는 폐지되고, 유족단체 주관의 기념행사만 거행되었다. 1997년 5월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에 의해 11월 17일 ‘순국선열의 날’을 법정기념일로 지정해 정부기념일로 복원되면서 다시 정부 주관 행사로 거행되기 시작했다. 올해는 그동안 자료 부족으로 서훈을 제대로 받지 못했던 항일독립운동가들에게 건국포장을 수훈하였다. 늦게나마 환영할 만한 일이다.

아울러 우리가 무심코 국민의례에서 사용하는 ‘호국영령’이라는 의미를 알아야 한다. 마찬가지로 학생들에게 ‘호국영령’의 물었지만 제대로 알지 못하였다. 호국영령의 사전적 의미는 ‘목숨을 바쳐 나라를 지킨 명예로운 영혼’이다. 국가의 부름을 받고 전장에 나가 적과 싸워 나라를 지키다 희생된 이들이다. 세월이 흐른 오늘에 이르러 그 숭고한 희생의 경중을 논하는 것 자체는 난센스다. 하지만 나라가 없을 때 자발적으로 참여한 것과 나라의 부름을 받고 참여한 것은 분명히 다르다.

현충일이 호국영령들의 희생과 넋을 위로하는 날로만 인식된 지 이미 오래다. 이렇게 된 데는 ‘호국보훈의 달’ 행사가 다양하지 못하고 호국영령의 비석을 돌보는 행사 일색이었기 때문이다. 또 일선 학교에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 대한 교육을 제대로 시키지 않은 탓이기도 하다.

이제라도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 대한 의미를 제대로 알 수 있도록 역사교육이 강화되어야 한다. 불의와 국난 극복에 온몸으로 저항했던 그들을 기억하고 정신을 계승해야 민족정기가 바로 세워지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부에서 ‘기념식’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사회 분위기가 나라 사랑과 애국애족의 정신을 중요시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은 비단 정부만의 몫이 아니라 스스로 깨어있는 민주시민의 자질의 함양에서 가능하다. 환경과 제도의 정비는 물론 ‘지금 무슨 생각해?’라는 인식의 전환으로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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