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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18세 참정권 부여, 열매 안 씨앗은 누구도 알 수 없다

[사설] 만 18세 이상 고3 참정권 부여 선거법 개정의 의미와 청소년의 정치참여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20.01.23 10:47
  • 수정 2020.01.23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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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과불식(碩果不食).

미처 일선 고교에 선거관련 매뉴얼이 없다보니 혼선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것과 대학입시 등 공부에 전념해야 할 고3 학생들에게 외부의 정치 갈등과 대립이 스며들면 자칫 교실이 정치판으로 변질될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이번 만 18세 이상 선거와 정치 참정권 부여는 "씨과일은 다 먹지 않고 남겨둔다"고 하는 석과불식(碩果不食)과 같다.

소위 "정치인들이란 표 있는 곳으로 몰린다"고 하는 말이 이제는 무색해질 것 같은, 만 18세공직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됨으로써 오는 4월 15일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부터는 만 18세 이상 고등학교 3학년 재학생도 투표와 선거운동이 가능해졌다.

민주정치에 있어 정치 참여는 그 기능의 중심을 이루는 것이고 또 민주정치는 국민의 적극적인 정치 참여에 의해 지탱되고 유지되는 것이라고 할 때, 청소년에 해당되는 만 18세들에게 참정권을 부여한 것은 우리 헌정사의 새로운 이정표이자 전기라 할 것이다. 
특히나 우리 사회는 자신만 잘되고 잘 살면됐지? 사람을 키우는 일엔 소홀했다.

하지만 사람을 키우는 일이야말로 그 사회를 인간적인 사회로 만드는 일이며, 절망의 사회를 사람으로 키워내는 극복하는 인류공영의 큰 미덕이다. 이는 물질 성장이나 화려한 겉모습에 가려 있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구조를 직시하여야 할 뿐만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통틀어 반성해 보는 일이기도 할 것이다.

앞으로의 대한민국 사회를 이끌어 나갈 주인공은 청소년. 때문에 국가의 발전은 곧 청소년의 발전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은 지역사회도 마찬가지다. 인구소멸은 부르 짖으면서 정작, 젊은 이들이 왜 떠나가는지엔 관심이 없고 떠날 수밖에 없는 구조 개선엔 더더구나 관심 조차 없는 사회. 그러한 사회가 진실로 절망의 사회이고 죽은 사회가 아니겠는가! 그 가능성을 깨닫지 못하고 자신만 아는 사회!
물론 정치는 참정권이 주어졌다고 해서 곧바로 깨닫는 것이 아니라 꾸준한 관심으로 통찰력을 길러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청소년 때 선거에 참여하면서 국가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음을 인식하고, 그것이 점차 쌓여 청년에 이르러 비로소 완숙한 정치 의식을 가져야 한다. 국가정책이나 정치인의 공약 또한 계속해서 들어나고 있는 입시 폐단들, 현재의 사교육과 과열경쟁, 등 다양한 지역 교육문제들까지 논의되어야 하고, 고3 교실이 선거 분위기에 들뜨지 않게 교육지원청과 교사, 학생, 학부모 간 협의가 필요하다.

열매 안의 씨앗은 누구나 알 수 있지만, 씨앗 안의 열매는 누구도 알 수 없다. 그렇기에 우리는 추운 겨울 동토(凍土)에 쟁기를 박아 넣는 견고한 의지에서 마침내 패배할 수 없는 천근의 땅에 소중한 씨앗 하나를 오늘 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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