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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산업, 미래 먹거리 산업이 될까?

[독자 기고] 이승창 / 자유기고가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20.01.23 15:39
  • 수정 2020.01.23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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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창 / 자유기고가

1970년대 초까지만 해도 완도는 김의 주산지로 전국에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자신 있게 김의 주산지라고 내세울 수는 없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우리가 전복 양식업에 집중하고 김 양식업에 소홀히 하는 사이에 인근의 해남이나 장흥•신안 등에서는 김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지역의 한 방송국에서 ’블랙푸드 김‘이라는 타이틀로 미국•일본•중국•영국•태국 등 세계 여러 나라의 김 역사와 양식•가공 산업의 실태를 취재하여 2회에 걸쳐 방송했다. 전라남도와 신안군에서 제작지원한 프로그램에서는 김을 ’미래식품(Future Food)’•’자연식품(Natural Food)’으로 부르면서, 김의 식품영양학적 가치와 가공산업의 현주소 및 6차 산업화 가능성을 진단했고, 우리나라 김이 세계인들의 식탁에서 사랑받을 수 있는 성공조건을 제시했다.

아쉬운 점은 인근 해남•신안•무안•진도의 김 생산 및 가공 현장 등을 현지 취재를 통해 소개했는데, 김의 주산지라고 자부하고 있는 완도군에 대해서는 단 한 마디도 언급되지 않고 있었다.
프로그램 내용을 간략히 소개하면, ‘제1부 검은 황금’에서는 강력한 황산화 물질인 김이 해조류 가운데 영양분이 가장 풍부한 해조류라는 것을 강조한다. 일본 구마모토현 우토시의 1950년대 현대적 김 양식의 계기를 만들어준 영국인 과학자를 기념하기 위한 추모제를 취재하여 김의 역사를 조명했다. 영국 웨일즈 스완지시티 주민들이 즐겨먹는 ‘라바 브래드(Laber Bread, 검은 빵)’와 미국의 해조류 성분을 추출하여 만든 맥주, 태국의 김스낵산업 등 김을 주재료로 하여 만든 외국의 다양한 가공제품을 소개한다. 이렇듯 “우리의 미래는 검은 황금 김의 시대다.”라고 마무리한다.

‘제2부 바다의 블루칩 김’에서는 우리나라는 전 세계 마른 김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지만 세계 시장은 다양화•차별화를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우리나라는 여전히 물김 판매와 마른김 가공 정도에 그치고 있어 세계시장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른 나라들의 사례로 일본의 김 등급 세분화 사례와 고급화•태국의 한국산 김을 수입하여 다양한 김스낵을 생산 세계 각국에 수출하고 있는 사례•중국의 후발주자지만 양식기술의 개발로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고 기후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수심 20m에서 양식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중이라는 것 등을 취재 보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김이 함유하고 있는 자외선으로부터 보호하는 성분인 ‘포피라(porphyra) 334’를 추출하여 자외선 차단•황산화 기능•노화 방지 등에 효능이 있는 기능성 화장품 개발에 성공한 사례를 소개한다.

반면에 우리나라 김 산업은 획일적인 물김 수매방식, 서식환경의 변화에 따른 수확량 감소, 다양한 가공제품의 부족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대책으로 맛김 소비량의 증가 추세로 유럽으로 시장이 확대되고 있으므로, 해외시장의 요구에 맞출 수 있는 가공된 고급 김 제품의 생산과 소비자 눈높이에 맞는 소포장의 개발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프로그램은 ‘자연의 선물인 김의 참맛을 즐기는 지구촌 사람들이 날이 갈수록 늘고 있으므로, 이에 맞춰 미래의 고부가가치 식품이자 바다의 블루칩인 김에 주목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다른 나라나 인근 지역들은 미래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김 산업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반면에 우리는 여전히 전복양식업을 주력산업으로 집중하고 있는데, 이제부터라도 지역마다의 어장 여건과 서식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지역특성에 맞는 품목을 골라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지역별 차별화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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