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차 명상 훈련을 돌아보며!

완도차밭, 은선동의 차 문화 산책 (97) / 김덕찬 / 원불교 청해진다원 교무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20.01.29 14:33
  • 수정 2020.01.29 14:38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20년 경자년(庚子年), 새 해 들어 뜻 있는 공부인들이 모여 완도차밭 청해진다원에서 올해 첫 일주일간의 차명상 훈련을 하였다. 매 동하절기에 두 차례씩 10명 이하 소수의 공부인들이 모여서 하는 맞춤형 훈련이다. 차와 명상에 관심이 있다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남녀노소 초보에서 전문적인 공부인들도 포함되어 있지만 상관없다. 명상 공부는 자기 스스로에 대한 공부이기 때문이다. 즉 명상하는 시간은 나와의 오롯한 만남의 시간이다. 거창하게 우주, 진리, 신 등을 이야기 하지 않아도, 내 안에 갊아 있는 신성, 즉 참나를 오롯하게 느끼고 발견하여 늘 생활속에서 알아차리게 하는 일이다. 단순히 알아차리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그 상황에 맞게, 스스로의 양심과 법도와 절도에 맞는 챙기는 마음과 바른 취사를 하면 되는 일이다. 그러나 결코 쉽지만은 않아, 훈련을 통하여 정확하게 알고 연습하고 익히는 것이다.

차 명상은 차를 활용한 명상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차에 대한 상식과 차를 우려내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 이 또한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 조금의 관심만 가지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리고 명상에 대해서도 약간의 상식이 있어야 하고, 그 방법에 대해서도 조금 익혀두면, 역시 어렵지만은 않다. 이와 같이 차와 명상에 대한 기본적 상식과 그 방법을 익힌 후에 차와 명상과의 상호 관계에 대한 이해와 활용적 실습을 통하여 연습하고 익히면, 아! 차명상이란 이런 것이구나! 하고 알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꾸준히 하다보면, 내 의지와 관계없이 놀라운 다양한 변화들이 나의 심신을 통해서 나타난다. 혹, 확인하고 싶은 인연들이 계시다면 직접 해 보시길 권하는 바이다. 명상!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옛 선지식들과 우리의 지혜로운 선조들은 그러셨다. 일상 속에 복잡다단한 일들을 겪게 되면 잠시라도 홀로 고요하게 사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혹은 가까이 산수 좋은 자연을 벗 삼아 깊은 사색의 시간을 갖는 것이 일상이었고, 자연의 꾸밈없는 순수함과 무위의 청빈을 삶의 소신으로 삼아 자기에게 주어진 삶의 시간을 향유하며 깊은 명상을 즐기는 것을 낙으로 삼기도 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세상을 향한 위대한 족적을 남긴 인물들은 헤아릴 수 없이 많음을 우리의 역사를 통해 얼마든지 알 수 있다. 이 얼마나 멋스럽고 행복한 일이 아니겠는가? 

현대인들은 바쁘다는 말을 습관처럼 입에 달고 다닌다. 무엇이 그리도 바쁠까? 진정 우리에게 바빠야 할 일은 무엇일까? 쉴 틈 없이, 공부(?)하고 일(?)하며, 그렇게 묶일 수밖에 없는 바쁜 일상이 우리네 삶의 일과임은 잘 안다. 그러나 늘 놀면서도 노는 일이 바쁜 이들도 있고, 무엇을 해야 할지 혹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면서 그냥 바쁘다고만 하는 이들도 많다. 이쯤 하여 ‘도대체 왜 나는 바쁘게 살고 있는가?’하고 한번쯤 되돌아 살펴보아야 하지 않을까? 이렇게 바쁘게 사는 이유가 나의 삶에 매우 깊은 의미와 가치가 있는 일인지, 아니면 그냥 이렇게 밖에 살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마지못해 끌리 듯 살고 있지는 않은지? 오직 단 한번 밖에 없는 나의 삶을 보다 가치있게 사는 방법이 지금의 상황과 부합되는지, 살펴보고 들여다 볼 필요가 없는지 되돌아보자. 

명상은 잠자고 있는 나를 깨워 준다. 그리하여 내 삶에 있어 가장 시급하고 꼭 해야 할 중요한 일들을 깨닫게 해 준다. 나도 모르게 굳어진 심신의 습관들을 털어내고, 더욱 발전적인 나의 비전을 깨닫게 해주기 때문이다. 나아가 내 삶의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알게 해준다. 한 번 시간내어 모든 것을 멈추고 지금의 나를 명료하게 바라보자. 찻자리에 앉아 차 한 잔과 마주하면 보다 훨씬 집중력을 증폭시킬 수 있다. 

저작권자 © 완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