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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한 생명력 민초의 삶을 노래

[완도의 자생 식물] 140. 민들레

  • 신복남 기자 sbbn2000@hanmail.net
  • 입력 2020.04.10 10:56
  • 수정 2020.04.10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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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돈이 아니라 집중이다. 시간은 당연히 흘러갈 것이고 이 땅에 살아 있는 것들은 시간에 맞서서 부지런히 움직인다. 그런데 시간에 따라 솔직하지 못하고 욕심에 이끌려 움직인다. 들에 우리의 민초들은 쓸데없이 움직이지 않는다. 태양의 에너지로 광합성을 하여 유기질 섬유질을 만든다. 이 에너지들은 자연 순환에 따라 이동한다. 지구상에 물질은 생명과 만남과 동시에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부단한 의지를 발현한다. 시간은 공평하다.

그러나 선택과 집중도에 따라 그 시간의 질은 확연하게 달라진다. 민들레가 자기 영토를 확장하기 위해 자기 몸을 얼마나 가볍게 만드는가. 짧은 시간 동안 자기 집중도를 높이고 있는 데에는 우연한 만남도 이상적인 철학과 종교적인 만남도 아닐 것이며 갑작스런 깨달음이나 맹목적인 믿음과 추측은 절대 허용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살아온 만큼 빅 데이터로 이기적 유전자로 하여금 새로운 환경이 설정되어 진 것이다. 또한 그 가치가 타인에게 가장 주관적으로 보여 줘지면 더욱 좋겠다. 민들레꽃은 우리 민초들에게 본편적인 들꽃이다.

그러나 한 개인으로는 자장 주관적인 꽃이 되고 만다. 나의 속마음과 애증이 있어야만 진정한 관계가 형성된다는 것을. 민들레는 날씨 환경에 따라 행동하는 집중도가 다르다. 날씨가 흐리거나 비가 오면 꽃을 닫는다. 또한 사는 환경에 따라 잎의 생김새가 약간 다르다. 산에 사는 산 민들레는 잎이 가냘프고 꽃은 단출하게 피운다. 잎을 가르면 하얀 진이 나온다. 이 진은 아주 쓰며 다른 벌레들이 잎을 갈아먹지 못한다. 주로 소화기 질환 및 해독과 해열에 효험이 있으며 약효가 다양하여 건강 생활에도 유용하단다. 유독 4월에 노란 꽃을 보면 슬프다. 햇병아리 같은 어린 아이들을 잃었고 올해는 전염병 때문인지 봄이 왔는데도 마음은 그리 기쁘지 않다. 논두렁 밭두렁에서 제비꽃과 함께 핀 민들레는 나름대로 집중력을 다해 피었을 것이다.

시간과 공간은 주어졌다. 꽃이 피고 그 씨가 바람에 날려 자리를 잡는 데에도 자기 힘으로 갔다고 할지라도 결론은 생명의 법칙에 따라 움직인다. 원자가 분자가 되고 분자가 더해져 다른 물질이 된다. 그 기계적인 변환 속에서 또 다른 에너지가 변한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현재 땅에 앉아 있지만 장차 자유의 몸속에 안타까운 마음을 어디에다 둘 곳 없이 봄비로 흘러 내려도 좋다. 그것이 진정 눈물이 될 것이며 욕심 없는 마음의 터가 될 터이니 미리 갈 볼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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