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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총선, 국민이 무섭다 그러나 현명했다

[완도 시론] 김남철 / 나주 독립운동기념사업회 이사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20.04.17 10:18
  • 수정 2020.04.17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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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 103. 6. 3. 3. 5
21대 총선의 최종 결과이다. 언론들은 ‘집권당 최대 압승, 야당 참패’로 평가한다. 무엇보다 이번 총선은 28년 만에 66.2%의 최고의 투표율로 나타났다. 이미 사전 투표에서 26.7%의 투표율을 보여서 예견되었다. 국민들의 무서운 심판이었다. 그리고 지혜롭고 현명하게 선택을 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많은 걱정과 불안한 마음이 없지 않았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높은 민주 의식을 보여주었고, 또 무능하고 혼란을 야기하는 세력에게 과감한 심판을 한 것이 21대총선의 냉정한 평가임을 증명했다. 국난의 위기에서 투명하고 개방적인 리더십을 발휘한 문재인 정부에 힘을 실어주었다. 

대다수 언론들의 ‘여당 압승’이라는 평가라 하기보다는 ‘야당 심판’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또한 지역주의와 양당 체제의 회귀라는 평가에서 더 나아가 무능하고 혼란을 야기한 미래통합당을 심판했다는 것이 정확하다고 하겠다. 
우선 지역구를 보면 대구 경북을 제외하고 수도권과 호남, 제주는 여당이 거의 선택을 받았고, 거의 모든 지역에서 여당에 힘을 실어주었다. 그래서 ‘지역주의’로 폄하하기 보다는 민주 세력에 대한 지지와 수구 보수 세력에 대한 심판이었다. 

잘 알겠지만 소선거구제가 갖는 다수결의 당선은 많은 한계를 가지고 있다. 어쩌면 경상도권 의 당선은 그런 원인에 기인하는 측면도 있다. 전체적으로 보면 지역주의처럼 보이지만 미통당이 지역 정당(지역구 84석)으로 전락했다. 그 외의 지역은 모두 여당에 힘을 실어주었고, 문재인 정부의 개혁 정책을 힘 있게 밀어가도록 선택을 했다는 것이 이번 총선의 결과라 할 수 있다.
또한 이번 선거의 아쉬움은 군소 정당의 몰락으로 ‘양당 체제’로의 복귀이다. 180석의 거대 여당으로 거듭난 민주당과 여전히 103석의 미통당으로 재편되었다. 양당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도입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미통당과 민주당이 꼼수 정당 비례 대표제를 악용한 결과이다. 비록 불법은 아니었다고 하지만 편법으로 군소정당의 활성화를 통한 다당제를 지향했던 취지에 위배되었다는 점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복잡다단하고 다양한 의견과 정책이 필요로 하는 21세기에 양당 체제보다는 다양한 군소 정당들의 활동이 보장되는 방향으로 진화해가야 한다. 정의당, 국민의당, 열린민주당이 최소 위원수 확보에 그친 것은 이번 총선의 가장 안타까운 부분이다. 비례 대표로 나온 정당이 무려 29개 정당이었다. 그런 군소 정당이 존재감 없이 사라진다는 점이 아쉬운 대목이다. 이제 21대 국회가 개원되면 가장 먼저 선거법을 원래 취지와 목적에 맞는 개정해야 할 것이다.

총선 결과를 좀 더 들여다보면, 자질과 함량이 부족한 인물들은 거의 퇴장 당했다고 볼 수 있다. 지나친 언사와 고집으로 탄핵 이후 상황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수구에 빠져있던 인물들은 더 이상 정치지도자 자격을 상실했다. 적폐를 깨닫지 못하고 태극기 부대를 위시한 반민주 세력들에 둘러싸여 아집과 편견에 빠진 인물들을 민들이 현명하게 심판하였다고 볼 수 있다. 성인지 감수성이 엉망이고, 세월호의 아픔을 힐난하고, 혐오를 부추기고, 지역의 이기주의로 국정을 어지럽게 하는 인물들이 청산되었다, 일일이 이름을 거론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사람들이 이제 국회에서 보지 않아도 된다는 것만으로 성숙한 사회로 나아가는 기회가 될 것이다.
겸손과 관용을 갖춘 인물이 차기의 대권 인물로 부각되었다는 점, 인물 교체가 가장 높았다는 점 등도 이번 선거의 긍정적인 평가라 할 수 있겠다. 또한 18세 선거권이 주어져 청소년들이 첫 선거에 참여했다는 점은 매우 진일보했다. 앞으로 16세까지 선거권을 보장하는 제도로 나아갔으면 한다.

다만, 아쉬운 것은 여전히 젊은 세대들의 국회 진출이 많지 않았고, 여성들의 참여도 매우 저조했다. 소수자를 대변할 수 있는 인물들의 국회 진입 장벽은 너무 높았다. 그리고 비례대표제의 취지가 훼손된 점은 뼈아픈 지점이다. 앞으로 과감히 선거법과 선거제도를 미래 사회에 맞도록 개정되어야 할 것이다.
호남 지역을 국한해서 살펴보면, 지난 20대 총선에 비해 ‘대이변’이다. 민생당의 텃밭이었던  호남권은 28석 중에 27석을 민주당이 선택 당선되었다. 지난 4년의 민생당(국민당)의 무능과 정책 역량 부족, 이해관계에 빠진 분당과 야합 등으로 국민들에게 큰 실망을 주었기 때문이다. 다선 의원이면서 이름도 수없이 바꾼 정당에서 존재감이 없이 의정 활동을 허비한 인물들에게 냉정한 심판을 한 것이다. 막연하게 지연 연고주의에 연연하며 호남인물론을 기대한 것에 대한 호남민들의 심판을 잘 들여다보고, 희망과 비전을 제시해 주어야 한다.
 


이번 선거는 코로나19 난국을 현명하게 대처하는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개혁 정책의 꾸준한 실천을 요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민주당의 단독 과반은 16대 총선 이후 최고의 여당 선택이라고 한다. 사실 민주당이 잘해서라기 보다는 미통당의 공천 실패와 막말 파문, 황교안 대표의 무능이 겹쳐 어부지리를 한 측면이 없지 않다. 민주당은 정신 바짝 차리고, 개혁 입법에 매진하고, 검찰개혁과 언론개혁, 교육 개혁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만약 오만과 태만에 빠지면 언제든지 국민들은 무섭게 심판할 것이다.
그리고 국가 균형 발전을 통한 지역 차별 극복과 떠나지 않는 호남을 위해서라도 심혈을 기울여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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