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코로나19 사태와 ‘장애인의 날’ 단상

[사설]‘장애인의 날’이 ‘차별 철폐의 날’로 다가올 날은 언제일까.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20.04.24 11:39
  • 수정 2020.04.24 11:42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애인의 날이 공식적으로 제정되고 40년이 지났다. 올해 40회 장애인의 날은 코로나19 감염증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인해 잠정 연기되거나 취소됐다. 보통이면 이맘때쯤이면 언론에서라도 산발적으로나마 다루어지던 장애 관련 이슈도 코로나19 여파로 줄어든 느낌이다. 여전히 장애 이슈는 첨예하게 진행 중인데도 말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일 ‘제40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재난의 크기는 모든 이에게 평등하지 않으며 장애인이나 취약한 분들에게 훨씬 가혹하다, 특히 코로나19를 겪으며 그 사실을 다시 한번 절감했다”고 말했다. 재난이 발생했을 때 장애인에게 정보를 어떻게 전달하고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가족의 돌봄 공백을 어떻게 해결할 지 좀 더 세심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로 최근 코로나19로 장애인 시설이 일부 폐쇄되면서 서비스 공백이 생기는 등 불편함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취업과 돌봄기능을 하던 직업재활시설이 장기간 휴업에 돌입하면서 이들은 더욱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공공부문에서조차 장애인고용법에 따른 장애인 의무고용제도에 따른 의무고용률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더욱 장애인들을 암울하게 만들었다.

완도 관내 등록 장애인이 어느 정도인지 아는 사람이 많지는 않을 것이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완도 관내 등록 장애인 수는 대략 4,500명 정도로 완도 인구의 8*에 속하는 수치다. 그 중 2015년 완도군장애인복지관에 등록 중인 장애인 수는 160명 정도이며, 주 이용자 수는 70~80명이다. 장애인복지관이 관내 완도 본섬 밖에 없어 교통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서 복지관을 이용하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있지만 한정된 인원밖에 수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 또한 현실이다.

현재에도 장애를 관통하는 본질적 이슈는 차별이다.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서, 우리의 잠재의식 속에서도 장애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과 느낌, 차별들이 존재하고 있다. 여러 제도가 만들어졌지만 장애는 여전히 구색 맞추기 일때가 많고 해결기미도 잘보이지 않는다.
장애인의 날이 제정된 1981년, 그 해 장애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을 규정한 최초의 법인 심신장애자복지법 제정됐다. 이러한 결실은 장애인 당사자와 활동가, 가족의 헌신적인 노력과 투쟁으로 맺은 것이다. 이렇게 양적으로 질적으로, 장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진전이 있었음에도 장애는 여전히 버겁고 고단한 문제다.여러 보는 시각이 다를 수도 있겠지만 가장 커다란 문제의 핵심은 우리 사회가 장애에 친화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여전히 우리사회가 장애를 바라보는 눈은 냉혹하다.
나 자신과 가족의 문제가 아니라면.장애인의 날이 되면 행사준비에 분주해진다. 그러나 40년 동안 그때뿐이었다. 장애인의 날에 의해 장애의 고단함이 덜어지도록 변화된 것은 아주 소소했다. 올해는 코로나19여파로 그런 행사조차 없다. 코로나19는 장애인을 바라보는 우리사회의 차별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장애인들에게 ‘장애인의 날’이 ‘차별 철폐의 날’로 다가올 날은 언제일까.

저작권자 © 완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