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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주택조합’ 완도 서민들 울리면 안된다

[사설] 완도 지역주택조합 방식 아파트-호텔 건축 시도와 성공 가능성 그리고 문제점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20.05.08 14:00
  • 수정 2020.05.1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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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이 돈을 내 공동으로 아파트를 짓는 지역주택조합(지주택)이 내집 마련의 한 방편으로 각광받고 있다. 건설사는 시공만 하면 되고 조합원들은 저렴한 가격에 아파트를 소유할 수 있는 만큼 잘만 활용하면 양쪽 모두 ‘윈-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완도군과 연합뉴스 등 일부 언론보도에 따르면 거보산업개발이 완도항 여객터미널 건너편 1만4천여㎡에 1차 아파트와 2차 호텔 등을 짓기 위해 행정 절차에 나서고 있다. 이들 내용을 종합하면 완도에 35층 규모의 최고급 호텔 건립이 추진되고 있으며 220실 규모의 호텔에는 대형 연회장, 세미나실, 해수사우나, 고품격 휴게시설 등이 갖춰진다.

지주택 방식은 청약절차 없이 저렴한 가격에 내 집 마련의 꿈을 성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분담금 발생에 따른 조합원들의 위험부담도 존재하는 탓에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의를 요구하고 있다.

이 지주택 방식은 조합간부 비리 의혹이나 추가분담금 강요 등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동안 이를 둘러싼 내부 갈등이 고소·고발전으로 비화되면서 사업 차질은 물론 조합원들간 극심한 대립 관계를 초래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지주택이 안고 있는 대표적 역기능이다. 이 역기능이 우려스러운 건 그 피해가 고스란히 조합원들의 몫이라는 점이다. 특히 ‘로또’ 투자가 아닌 ‘내집 마련’ 투자가인 서민들에겐 치명적일 수 밖에 없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지역주택조합 설립인가 건수는 94건(총 세대수 6만4015세대)으로 나타났다. 총 세대수가 가장 많았던 년도는 2016년으로 1년에 지역주택조합 104건(6만9150세대)이 승인됐다. 사업이 본격화되는 사업계획승인 건수도 최근 급격하게 늘고 있다. 2017년 지역주택조합 사업계획승인을 받은 곳은 총 36곳으로 총 세대수는 2만7978세대다. 지난 2010년 2219세대에서 5건이 사업계획승인을 받은 것에 비해 크게 늘었지만, 사실상 지역주택조합으로 내집마련을 할 수 있는 확률이 적은 것이 현실이다

이와 관련 최근 조합설립 인가 조건을 강화한 주택법 개정안이 지난 1월 9일 국회를 통과했다. 우후죽순 격으로 설립된 지역주택조합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이 주택법 개정안은 주택조합 설립 이전 단계부터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이어 조합 운영의 투명성 및 안정성을 제고하는데 방점이 찍혔다. 획을 승인받지 못하면 조합이 총회를 거쳐 해산 여부를 결정하도록 한 것이 요점이다. 완도에서 생소한 지역주택조합 방식의 아파트 건립 추진. 기존처럼 서민들을 울리는 결과로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그리고 법을 시행하는 완도군은 철저한 관리·감독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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