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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사마천의 사기’1·2권 펴낸 신지 출신 만화가 이희재 화백

“40대에 처음 접하고 감동받아”…내년 상반기 총 7권으로 완간예정

  • 박주성 기자 pressmania@naver.com
  • 입력 2020.05.15 10:31
  • 수정 2020.05.16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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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 신지 출신 만화가 이희재(68) 화백이 5월 4일 신간 ‘만화로 읽는 사마천의 사기’ 1·2권(휴머니스트)을 펴냈다.

이희재 화백은 1980년대 코흘리개 말썽쟁이 캐릭터 ‘악동이’로 인기를 끈 만화가다. 중국의 역사가 ‘사마천의 사기’는 가장 위대한 역사책, 역사서의 전범, 인간학 교과서, 인물형의 보물창고, 동양의 탈무드, 인류 최고의 인간 드라마 등 다채로운 수식어만큼이나 2,000년을 넘는 시간 동안 수많은 사람이 찾고, 또 찾아온 불후의 고전이다.

하지만 본기, 세가, 열전, 표, 서 등 130책, 5만 6,500여 자의 방대한 기록이기에 누구나 이 보물창고에 쉽게 접근할 수는 없었던 게 사실이다. 중국 고대사를 알고 싶어서, 다양한 인간 군상의 쟁투를 통해 권력과 인간의 삶을 이해하기 위해서, 조직 안에서 성장하거나 조직을 이끌기 위해서, 오늘날에도 널리 쓰이는 고사성어의 유래를 알고 싶어서 등 다양한 이유로 『사기』를 접하지만, 완독한 사람을 쉬이 찾기 어려운 이유다.‘만화로 읽는 사마천의 사기’는 언젠가 읽어야 할 목록에 올려두었던 ‘사기’를 오늘 바로 펼치게 하는 『사기』의 입문서로 손색이 없다.

이 책은 『사기』의 백미인 ‘열전’을 뼈대로 하되, ‘본기’와 ‘세가’로 열전만으로는 놓치기 쉬운 중국사의 맥락을 잡아준다. 원전에 충실하면서도 만화의 장점을 살려 인물의 심리와 사건의 전개가 생생하게 펼쳐지도록 해 독자의 공감과 감동을 끌어낸다. 만화라면 모름지기 ‘재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희재 화백의 지론대로, 재미까지 더하니 『사기』 읽기를 미뤄야 할 이유가 전혀 없다.

사기를 이 화백이 처음 읽은 건 40대에 접어든 뒤였다고 한다. 그는 “출판사로부터 삽화를 부탁 받고 읽다가 역사 이야기가 어쩌면 이렇게 재미있을 수 있을까 하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책 머리에서 이 화백은 “사기는 낱낱의 사건과 개개인의 드라마를 마치 유능한 극작가가 짜고 얽어서 흥미롭게 구성한 서사극 같았다. 인간사가 생생하게 그려지는 미시사이면서 고대 중국 3,000년의 거대 역사였다. (…) 나는 저마다 인물들의 매력에 취해 한참을 몰입하는가 하면, 해를 거듭하는 동안 건강의 한계와도 싸웠다. 때로 궁형을 당한 채 죽간을 채워 나갔던 사마천을 떠올렸다. 사마천의 고역에 천분의 일도 미치지 못하지만, 그가 그린 인물들을 끌어내 오늘의 세상과 대면하게 하는 현재형 『사기』를 그리는 일에 내 60대를 쏟아부었다”고 회고했다.

총 7권으로 계획되어 있는 이 화백의 ‘만화로 읽는 사마천의 사기’는 2021년 완간 예정이다.

이희재 화백은 완도에서도 배 타고 더 들어가야 했던 섬, 신지도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열 살 때 읍내에 나가 처음 만홧가게를 발견하고 아버지를 졸라 만화책을 한 권 샀고, 그 뒤로는 온통 만화책 생각뿐이었다. 광주로 나와 중학교를 다니면서 사촌 형 손에 이끌려 운명처럼 다시 만홧가게를 발견. 그 보물섬을 발견한 날부터 만화에 빨려 들어가 『간판스타』『악동이』『저 하늘에도 슬픔이』『삼국지』 같은 작품을 냈다. 『아홉 살 인생』으로 대한민국출판만화 대상을, 『악동이』 시리즈로 YWCA 어린이 우수만화 작가상과 부천만화 대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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