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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무가내식 LPG · 하수도 공사로 곳곳 주민 ‘원성’

공사 사전공지는 '형식적' 외면된 주민 안전·건강...남해군 홈페이지·SNS 공지와 대조적

  • 강미경 기자 thatha74@naver.com
  • 입력 2020.06.19 09:52
  • 수정 2020.06.20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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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부터 착공한 LPG배관망 구축사업과 침수예방 하수도 정비사업이 주먹구구식으로 추진되면서 주민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지난 16일 완도읍 무등아파트 상가거리는 2개 사업이 협의없이 진행되면서 모든 입구를 도로마다 모두 통제해 주민들이 어디로도 갈 수 없는 어이없는 일이 연출됐다. 

16일 무등아파트 상가거리 통제현장에서 만난 주민 A씨가 공사 관계자들에게 “어떻게 이런 식으로 공사를 진행할 수 있느냐, 한쪽으로라도 차량이 다닐 수 있게 길을 만들어 주고 공사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며 언성을 높혔다. 근처 머물다 카페 앞 사거리는 LPG배관망 공사로 도로가 모두 절삭돼 차량은 커녕 사람조차도 지나 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한 블록 지나 무등아파트 입구 사거리 역시 도로포장 작업으로 차량통제를 하고 있어 그야말로 사면초가였다. 

무등아파트상가에서 식품업을 운영하고 있는 P씨는 “공사로 인해 날리는 비사먼지로 가게 문을 열 수가 없을 뿐만 아니라 고객들이 공사로 인해 주차하기가 힘들어 찾아오지 않는다”면서 “이 정도 더위엔 에어컨을 켜지 않고 문만 열어놓아도 가게 안이 시원한데 공사로 인한 비산먼지에 도저히 문을 열 수가 없어 하루종일 에어컨을 돌리니 전기사용량도 많아졌다. 코로나19로 몇 달 째 매출이 급감했는데 공사로 인한 피해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아울러 “업무상 택배 물량이 많은데 양쪽으로 도로를 막아버리니 무거운 택배들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모르겠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날 오후 4시경 완도 중앙초 아이들이 하교하고 샤론어린이집 아이들의 하원시간이 되자 아이들을 데리러 온 부모들의 차량과 어린이집 차량으로 도로는 더욱 아수라장이 됐다. 샤론어린이집에서 무등아파트 골목으로 빠져나와야 함에도 차량통제로 전진할 수 없어 차량들이 모두 후진을 해서 좁은 골목을 빠져나가야 하는 위험한 상황이 벌어졌다. 중앙초 아이들은 보습학원에 가느라 위험한 공사 현장을 안전이 확보되지 못한 채 지나가야만 했다. 

공사로 끊긴 도로 앞에서 중앙초 1학년 여자아이는 어떻게 반대편으로 건너가야 할지 몰라 망설였다. 초등학생 보습학원을 운영하는 B씨는 학원차량을 운행할 수 없어 아이들을 데리러 걸어갔다 와야만 했다. 

무등아파트와 샤론어린이집 구역은 상가와 보습학원이 밀집되어 있어서 공사가 없는 평소에도 차량 통행이 많아 매우 붐비는 곳이다. 양쪽을 다 막고 작업을 하는 상황이 이르렀음에도 LPG배관망 공사업체측은 “무등아파트쪽은 자기네 사업관할이 아니다”라는 무성의한 답변만 돌아왔다. 아파트 입구쪽은 침수예방 하수도 정비사업팀이 작업을 하고 있어서 “내 알바 아니다”라는 말이다.             

이날 피해는 양측이 서로 공사일정을 조율하지 않아 주민에게 고스란히 돌아갔다. 주민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군청 LPG배관망 담당 관계자가 현장을 방문했지만 주민들에겐 어떠한 양해와 사과의 말도 없이 LPG 배관망 공사팀에게만 뾰족한 대안은 내놓지 못하고 신속히 공사를 마무리 하라는 당부만 할 뿐이었다.  

LPG배관망 공사 업체측은 “군에서 공사 일정을 최대한 빨리 끝내라는 지시에 점심시간도 아껴가며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주민들의 불편은 전혀 의식하지 않고 자신들의 피로감만 호소했다. 

침수예방 상하수도 공사업체 측은 “도로 복개 작업을 하려면 레미콘이 필요한데 완도지역엔 **레미콘 밖에 없다. 주민들의 불편을 최소화 하기 위에 주말에 작업 요청을 하였으나 **레미콘 측에선 오늘 밖에 스케쥴이 안된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공사를 강행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공사와 관련해 공사기간은 아파트 게시판을 통해서 공지를 하였지만 가가호호 방문하여 주민들에게 사전공지를 하기에는 사실상 어렵다는 답변만 내놨다. 

도로를 통제하고 공사를 추진하면서 LPG배관망 사업단과 침수예방 사업단이 서로 일정을 조율해 주민들에게 도로 공사구간과 통제 일정 등을 사전에 알린 뒤 공사를 진행했다면 불편을 겪지 않아도 될 일이 안일한 대응에 그 피해는 주민들에게 온전히 돌아갔다.  

주민 P씨는 “ LPG배관망 사업이 시작된 후 완도 읍내를 운전하고 다니다 보면 곳곳의 도로가 통제돼 멀리 되돌아 가야하는 것은 물론이고 언제 타이어가 펑크날지 몰라 겁이 난다”고 말했다. 

현재 완도 읍내 추진되고 있는 2개의 사업은 도로 통제구간에 신호수를 배치해 진입을 막아야 함에도 신호수를 찾아보기 힘들다. 공사 중 현판도 도로 초입에 세워두는 것이 아니라 공사현장 바로 앞에 세워두니 모르고 골목에 들어갔다가 되돌아 나오는 경우도 다반사라는게 주민들의 하나같은 민원이다. 

뿐만 아니라 공사 현장에서 발생하는 비산먼지로 인해 주민들이 큰 고통을 겪으면서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 상가 주민들은 “코로나19로 매출이 급감하였는데 수개월째 반복되는 공사에 방문 고객마저 주차히기 힘들어 발길아 끊겨버렸다.”며 하소연했다. 

LPG 배관망 공사 후 기존 도로에 포장된 아스팔트를 절삭하는 작업을 하면서 비산먼지가 발생하지만 이를 제어하는 장치가 없어 인근 상가 상인과 인도를 지나는 주민들이 그대로 먼지에 노출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나 더운 여름철로 접어들면서 비산먼지 발생을 줄이기 위해 그전보다 물을 더 뿌려가며 공사를 진행해야 함에도 살수차를 찾아보기 쉽지 않았다.

주민들의 불편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어가 식당근처 LPG배관망 공사 중 상하수도관이 일부 파열돼 단수가 된 경우도 나왔다. 근처 주민 D씨는 “아침에 갑자기 물이 나오지 않았다. 이들 학교도 보내야 하는데 물이 나오지 않아 화장실 이용도 못해 급한대로 목욕탕에 다녀와야만했다”고 말했다. 

무등빌라 주민 P씨는 “5일 오전 10시경 출근을 하려고 하니 도로가 절삭돼 주차장 앞이 끊겨버려 차를 뺄 수가 없어 파헤친 도로를 공사팀에서 다시 흙으로 덮은 후에야 주차된 차를 빼 간신히 출근할 수 있었다. 공사를 하려면 사전에 공지를 해줘야 하는 것이 아니냐. 공사 당일 아침에라도 연락을 줬으면 차량을 다른 곳으로 이동을 했겠지만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막무가내식 공사추진에 대해 군 관계자는 “각 마을 이장을 통해서 공사일정을 공지했다. 앞으로는 공사팀과 협의해 주민 불편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현수막 게첨 및 지역신문을 통해 사전 공지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남해군은 LPG배관망 공사 기간 중 군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공사구간 및 공사일정을 상세히 공지함으로써 주민들 누구나 공사 정보를 알 수 있도록 서비스하고 있다. 홈페이지에는 사업목적에서부터 추진경과, 시공사 현황, 특히 주간 공사실적과 월중 공사계획 등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함으로써 주민들의 불편 해소에 앞장서고 있다. 

완도군에 따르면 현재까지 LPG배관망 공사 진행률은 55%다. 날씨마저 더워진 요즘 코로나19로 피로한 현 시점에 공사로 인한 피해로 주민들의 불쾌지수는 점점 더 높아져 가고 있다. 완도군은 주민을 위한 공사라는 명분으로 오히려 주민들의 건강과 안전은 배제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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