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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기 의장 선거, 다음 군수 선거 전초전이었나

후반기 의장 내정설 나온 재선의원 박인철 낙마, 다음 군수 출마설 크게 작용한 듯

  • 박주성 기자 pressmania@naver.com
  • 입력 2020.07.10 10:29
  • 수정 2020.07.10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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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군의회 전반기 원 구성과 달리 후반기 원 구성은 역시 사뭇 달랐다. 완도군의회는 지난 7월3일 후반기 원구성과 관련한 임시회를 열었다. 결과는 당초 후반기 의장 내정설이 나온 재선의원인 박인철 의원이 아니라 허궁희 의원이 의장으로, 부의장으로는 김양훈 의원이 아니라 박재선 의원이 당선됐다.

완도군의회 후반기 원 구성은 9명 의원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이 8명으로 과반 이상이라 민주당 내부 사전논의를 통해 추대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또한 전반기 원 구성시 초선 의원이 7명이라 유일한 3선 의원인 조인호 의원(민주당)이 전반기 의장을 맡고 그 다음 유일한 재선 의원인 박인철 의원(민주당)이 후반기 의장을 맡는 것이 유력하게 거론돼 왔다.

무소속 최정욱 의원 또한 민주당 의원들 자신들이 그런 얘기를 했고, 전반기 무소속 의원을 제외한 민주당 의원들만의 원 구성에 항의했지만 원활한 의회운영을 위해 적극적인 민주당 의원 중심 의회운영에 동참하는데 의사를 같이 했다고 후반기 의장 박인철 내정설에 힘을 실어줬다. 

그러나 막상 후반기 원 구성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을 깨고 같은 민주당 소속 허궁희 전반기 부의장과 박인철 의원의 경선으로 치러진 꼴이 됐다. 투표 결과 허궁희 의원 5표, 박인철 의원 4표로 허궁희 전반기 부의장이 선출됐기 때문이다.

부의장 선거 결과도 사실상 경선이었다. 총 9명의 의원 중 최정욱 의원(무소속)이 기권한 가운데 박재선 의원이 5표, 김양훈 의원이 3표를 받아 박재선 의원이 후반기 부의장으로 당선됐다. 절대 다수당인 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후반기 원 구성은 어디서부터 어긋난 것일까?

박인철 의원을 지지하는 세력들은 이번 군의회 후반기 의장 선거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물론 보이지 않는 손은 신우철 군수다. 신 군수가 다음 군수 선거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박인철 의원이 의장으로 선출되면 의전이나 업무추진비 등 격이 달라지기 때문에 반대했다는 것이다.

이들에 따르면 일부 지역신문과 지방신문 주재기자가 김양훈 의원 음주운전으로 부도덕한 의원에 대한 의장단 구성은 안된다는데 불을 지폈고, 이와 함께 박인철 의원이 7대 의원 시절 검찰 무혐의로 끝난 사건을 다시 끄집어낸 것이 악의적인 시나리오의 시작이었다고 본다. 이번 의장단 구성을 주도한 몇몇 의원들도 그런 보도가 의장단 구성에 영향을 미쳤음을 언급하기도 했다.

또 후반기 의장단 구성을 위한 의원 간담회를 조인호 의장이 개최하지 않은 것도 의문이다. 일부러 미리 5명의 의원이 후반기 의장단 구성 시나리오를 짜놓고 ‘시간 끌기’를 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물론 보이지 않는 손이 움직였다는 실체적 증거는 없다. 

보이지 않는 손과 별개로 민주당 조직 일부에서 나오는 ‘박인철 군수 만들기’가 공공연히 나온 것이 지역의 박인철 의원 반대세력과 의원들을 뭉치게 만들어 의장단 구성의 의외의 결과를 나오게 해 박인철 의원 ‘자업자득’이란 분석도 나온다. 허궁희 의장도 당선 인터뷰를 통해 “상대 의원님이 군수 출마한다는 여론도 많이 돌았고, 사실 그분한테 그런 후유증도 있었지 않냐”고 언급한데서도 확인되는 대목이다.

어디서 나왔는지는 모르지만 민주당 내부에서 ‘박인철 군수 만들기’와 민주당 선거조직들의 도의원·군의원 출마 시나리오가 반대세력에게 응집할 명분을 줬다는 것이다. 박인철 의원이 직접 이 시나리오를 퍼뜨렸는지는 여부는 중요치 않다. 자기세력 단속을 못했거나 성급했거나 둘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박인철 의원이 자신의 줄로 자기 몸을 옭아 묶는다고 ‘자업자득’이란 얘긴 것이다.

당분간 군의회는 정상적으로 운영될지 미지수다. 군의회 후반기 의장단에서 밀려난 의원들이 전반기 약속을 헌신짝처럼 후반기 의장단 구성을 주도한 의원들이 버렸다고 단단히 뿔이 났기 때문이다.

한편, 지역정가와 의원들 내부 얘기와는 달리 주민들은 “코로나19로 서민생활 어려운데 의원들 담합해 밥그릇 싸움만 했다”는 지적과 주민들도 모르는 짬짬이 선거, 자리 나눠먹기 선거를 했다는 군의회 의장단 선출방식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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