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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문화 개론7 -차를 마시는 방법

[茶 文化 산책 - 123] 김덕찬 / 원불교 청해진다원 교무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20.07.24 10:39
  • 수정 2020.07.24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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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우려마시는 일련의 전 과정을 행다行茶라 한다. 그리고 그 방법을 행다법이라 하고, 시대 따라 행다법이 발달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신라 때는 떡차를 끓여 마셨다. 이를 끓일 자를 써서 자다(煮茶)법이라 하였다. 이는 고려 때도 이어져 떡차를 미세하게 가루 낸 오늘날의 말차 상태로 마셨고, 훗날 차선(차솔)으로 격불하여 풍부하고 아름다운 포말을 만들어 마셨다.

이와같이 가루차를 마실 때를 말차 행다라 하고, 일반적으로 잎차를 우려 마시는 행다법을 전차(煎茶) 행다라고 한다. 또는 우릴팽 자를 써서 팽다(烹茶) 라고도 한다. 그래서 차를 우리는 차인을 팽주라고 하는 것이다. 잎차는 조선시대 이후부터 마셔왔다.

행다법은 한 가지만 있는 것이 아니다. 저마다 마시고 싶은 방법들이 다를 수 있는 것처럼, 우리나라에 차에 관한 연구와 차와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 예술 활동을 하고 있는 대표적인 차 단체들이 많다. 이 단체들이 각각 다르지만 다양한 차 마시는 방법들, 즉 행다법들을 고안 연구하여 세상에 널리 유행되고 있다.

그런데 이 각각의 차 단체들이 내어놓은 서로 다른 행다법들의 공통적 특징들이 몇 가지가 있으나 가장 대표적인 것을 필자의 견해로 두 가지로 말할 수 있는 것 같다.

첫째가 아름답고 단아한 자태와 고운 맵시를 바탕으로 차인으로서의 아름다운 품격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으며, 이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기 위하여 문화적 예술적 콘텐츠의 완성과 원숙미를 동시에 표현하고 새로운 시대 문화 창조에 매진하고 있는 점이다.

둘째는 차가 가진 가장 맑고 감미로운 맛과 향을 내는데 있다. 즉 제대로 익힌 행다법을 바탕으로 마시는 한 잔의 차는 최고의 맛과 향을 내어 놓는다는 것이다. 과거 어느 날 보성 다향제의 명전(차예절경연대회) 심사위원으로 참여하여 경연자들의 차를 시음 품평한 적이 있었다. 놀랍도록 그 맛과 향이 좋다는 것을 알았다. 아주 미미한 차이만 있을 뿐이었다. 그만큼 행다법을 익힌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느끼게 해 준 일이기도 하였다. 그리하여 행다법에 대하여 이야기 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외에도 행다법이 갖는 가장 중요한 이유인 정신문화적 미학 특성에 대하여는 차후로 미루고, 현실적이고 사실적이며 실용적 측면에서의 행다법을 살펴본다. 

행다를 하려면 그에 맞는 준비가 필요하다. 즉 행다 구성의 요소 5가지를 이야기 하고자 한다.

첫째가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바로 차다. 법도에 맞게 잘 만들어져야 한다. 결국 이 좋은 차 한 잔의 맛과 향이 찻자리의 모든 것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둘째는 차를 우려 마시기에 좋은 물이 있어야 한다. 좋은 물이란 무미무취하고 담백해야 한다. 물론 맑고 탁하지 않아야 한다. 수돗물도 좋다. 다만 항아리에 하루쯤 재워 두었다 사용하면 적당하다. 그 외 여러 종류의 물이 있으나 생수도 좋고, 요즘은 정수기가 널리 보급되어 있어 정수기를 사용하되 온수를 받지 말고, 정수를 받아 끓여서 사용해야 한다.

셋째는 차를 우려내기 위한 도구인 다기들이 있어야 한다. 다기는 도자기도 좋지만 유리 다기류도 매우 좋다. 보다 중요한 것은 차인의 수에 맞는 크기의 다기들이 필요하다. 혼자 마시는데 5인 다기세트는 맞지 않고, 다섯이 앉은 자리에 겨우 2~3인용 다기로는 적절하지 않다. 다기의 중요함이 여기에 있다. 각각 세밀한 부분은 차도구의 미학적 측면에서 살펴보기로 하고 뒤로 미룬다.

넷째는 청결하고 소박한 찻자리이다. 찻자리가 너무 화려하고 인위적 꾸밈이 많으면 차가 가진 본연의 맑고 청정함이 훼손될 수 있다. 순연 무구한 자연스러운 조화가 갖는 아름다움은 그 무엇으로도 표현하기 어렵다.

다섯째는 차인의 온화하고 맑은 심법과 가식과 꾸밈없는 평온하고 조화로운 다법이라 할 수 있다. 팽주의 마음자세는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 찻자리의 꽃이 팽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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