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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시작 단계 마을학교, 그 정체성을 생각하다

<혁신교육! 변화하는 완도교육현장을 가다> 마무리

  • 강미경 기자 thatha74@naver.com
  • 입력 2020.07.31 11:25
  • 수정 2020.08.05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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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주간의 기나긴 마을학교 취재가 끝이 났다. 다양한 마을학교의 등장은 코로나 팬더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초등학교 긴급돌봄 등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 오기도 했지만, 명확한 색깔이 보이지 않는 아쉬운 점도 많았기에 마지막으로 마을학교 정체성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 편집자 주

학교는 마을의 다양한 구성요소 중 하나이다. 제도적으로“교육”이라는 특별한 역할을 부여 받았을 뿐이다. 하지만 그동안 학교는 마을과의 직접적 연관 관계를 구축하지 못하고 마을과 단절되었으며, 마을은 교육을 학교에 위임한 채 책임을 전가했다. 불과 100년 전 만해도 아이들은 지역 내의 생활, 일, 문화라는 공동체 속에서 삶의 지혜와 자연과 인간의 기본적인 관계를 배우고 자랐다.

지역과 학교의 관계가 단절해 학생들이 살아 있는 현장에서 떠나 참고서와 인터넷에만 빠지면서 지역도, 학교도 그 구실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마을과 단절된 학교에서 공부만을 강요받던 아이들은 마을 속에서 관계 맺기를 배우고 새로운 역할을 찾아야 한다. 학교와 마을이 함께 교육과 배움을 삶으로 확장하고자 협력할 때, 마을은 교실이 되고, 주민은 교사가 되며, 교사와 학생은 마을살이를 시작하고 주민의 정체성을 회복하며, 지차체와 주민 그리고 교육청은 배움의 과정을 제도화하여 안정화하고 배움과 돌봄의 교육공동체를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의 우리지역 마을학교는 진정한 마을학교라 보기 어렵다. 마을학교의 시작이라는 표현이 더 명확할 것 같다. 6개의 마을 학교 중 ‘햇살마루 마을학교’ 만이 지역학교와 연대하여 학교 수업 속에서 마을학교 수업을 이어나가며 명분을 유지하고 있다. 

마을학교는 ‘방과후 교육’, ‘학교밖 프로그램’과는 달라야한다. 마을은 학교로, 학교는 마을로 함께 마주보기 하는 것이 진정한 연대이며 협력이다. 우리 완도지역 학생들이 지역을 지키면서 온전하게 행복한 삶을 영위해 갈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마을과 학교가 함께 고민하고 토론하며 답을 찾아가야 한다. 삶이 있는 곳에 배움이 있고, 그것을 통해 아이들은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교육이 살아야 지역이 살고, 지역이 살아야 교육이 산다. 연대와 협력 없이 완도 지역의 미래도, 완도 교육의 미래도 없다. 마을 사람들이 학교를 거점으로 활동해 함께 아이들을 돌보고 성장시켜야 교사가 학교를 떠나더라도 학교와 학부모가 협력하면서 아이들의 온전한 성장과 발달을 위해 교육활동을 함께 고민하는 학교문화를 만들고 더 나아가 학교와 마을이 함께하는 교육공동체를 구축하여 지속적으로 다양한 활동을 펼쳐나갈 수 있어야 한다. 마을학교의 역할을 재설계하는 과정은 마을공동체를 활성화 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바로 이것이 ‘지속가능’한 교육이다. 

마을이 살아야 학교가 살고, 학교가 살아야 마을이 산다는 공감대 형성이 절실하다. 그런 측면에서 각 읍·면마다 이러한 마을학교가 구성돼야 한다. 그래야 마을의 ‘공동체 회복’과 ‘상생’이라는 공동목표를 갖고 민·관·학이 힘을 합쳐 보다 큰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성만으로 모든게 이뤄지지는 않는다. 끊임없는 소통과 융합 속에서 ‘너’와 ‘나’는 ‘우리’가 되어야 한다. 우리가 되는 그날, 마을학교의 앞길은 탄탄대로를 걷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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