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농협 쏠림현상’ 점점 심화되는 완도사랑상품권

환전 가맹점 상위 10권내 농협마트 7곳 포진·지난 9월말까지 총환전액 약420억 중 약75억 차지

  • 박주성 기자 pressmania@naver.com
  • 입력 2020.10.30 13:25
  • 수정 2020.11.02 18:29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완도군청 제공.

완도사랑상품권도 인근 지방자치단체처럼 이른바 ‘농협쏠림 현상’이 점점 심화되는 것으로 파악돼 지역상품권 농협마트·경제사업소 규제 논란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완도사랑상품권은 지난해 7월부터 소비증가와 자금의 역외유출 방지로 지역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소득 증대효과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유통되기 시작했다. 완도사랑상품권의 할인율은 10%인데 국비 4%, 도비 2%와 더불어 군비 4%도 할인율에 포함돼 있다. 

본지가 요청한 완도사랑상품권 환전 가맹점 순위와 금액(유통이 시작된 지난해 7월1일부터 올해 9월말까지) 완도군 자료에 따르면 완도사랑상품권은 2,073개 가맹점에서 총 420억 가량이 환전됐다. 그 가운데 환전 가맹점 상위 10권에 농협마트·경제사업소가 7곳이 포진돼 있고, 이들 7곳 환전 금액이 약75억으로 전체의 18%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이 ‘농협쏠림’ 현상은 비단 완도사랑상품권만의 문제는 아니다. 완도군보다 먼저 지역사랑상품권을 발행한 강진군도 상품권 유통의 60~70%가량이 농·축협마트와 경제사업소에 쏠려 당초 목표로 한 골목상권과 5일시장 등으로 상품권 유통이 잘되지 않아 골머리를 앓다가 환전의 불편함 때문에 농협 하나로마트로 상품권이 쏠린다고 판단하고 4월부터는 환전수단이 가편한 전자상품권을 도입했다. 

장흥군도 가장 많은 상품권 이용률을 보인 곳은 농협마트였다. 함평군의 경우도 지역사랑상품권 도입시부터 농·축협까지 가맹점으로 가입시켰는데 당초 취지와 달리 농·축협 이용률이 높아지자 지역 소상공인들이 농협에 항의방문하기도 했다. 

해남군은 지역사랑상품권 도입시부터 이같은 인근 지자체들의 상품권 유통문제를 파악하고 농수축협에서 사용을 처음부터 제한했다. 그러다 1여년만인 지난 5월부터 농자재 구입과 주유소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도록 일부 제한이 풀렸지만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농민회, 사회단체 등이 결성한 ‘해남사랑상품권 공익성 실현을 위한 군민연대’가 이에 항의하고 해남군의 입장에 대해 공개질의하기도 했다. 해남군은 여전히 농협하나로마트는 사용처를 제한하고 있다. 

지역상품권 ‘농협쏠림’ 현상은 자칫 지역상공인 지원이라는 지역화폐발행 취지 자체를 무색하게 할 수 있다. 유통공룡으로 변질된 농·축협에 상품권 이용이 쏠림 현상이 심화될 경우 지역상권 파괴나 교란 등 불보듯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완도군의회 A의원은 “완도군도 상품권 농협 쏠림현상을 분석해 본래 취지에 맞게 상품권이 이용되고 있는지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세금이 들어가는 마당에 더 많은 공익을 위한 방향의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고 논의의 필요성에 공감을 표했다.   

완도군 관계자는 "다른 지자체도 농협 쏠림현상으로 사용처 제한 논란 계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역상품권을 농협까지 확대한 지자체들은 대안으로 상품권 카드와 전자상품권 도입으로  이를 타개하려 한다. 결제·환전수단과 농축협 상품권 규제 문제는 더 적극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완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