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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이 함께 모여 할 수 있는 일 고민하다가...”

차 한잔의 인터뷰/완도서 재배한 열대작물 파파야를 네이버 스토어팜에 인기리 판매하고 있는 이미영 씨

  • 강미경 기자 thatha74@naver.com
  • 입력 2020.12.30 11:59
  • 수정 2020.12.30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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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한파가 몸을 움츠려들게 하는 날 완도읍 대신리 장보고열대작물농원을 찾았다. 하우스 안으로 들어서니 후끈하니 뜨거운 열이 한증막을 방불케한다. 하우스 안에는 어른 팔뚝만한 크기의 그린 파파야와 커다란 바나나 나무에 바나나가 주렁주렁 열려 있다.


”100평 규모의 하우스 안에 파파야, 바나나, 사탕수수, 커피나무, 패션후르츠, 구아바, 히비스커스 등 현재 총 9가지의 열대작물이 자라고 있어요” 

‘장보고열대작물농원’을 3년째 운영하고 있는 이미영씨(53).
”이 하우스엔 난방을 하지 않아요“ 한겨울에 난방 없이 열대작물을 키울 수 있다니 그저 놀라웠다. ”난방으로 열대작물을 키우면 더 수월하겠지만, 온실가스 배출 문제도 심각하고, 난방비 감당이 안될 듯해서 난방없이 완도의 따뜻한 태양만으로 재배를 해보자 생각해서 지금의 하우스가 만들어 졌죠“

그녀는 결혼 후 30년 전 고향을 떠나 인천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했다. 그러나 2015년 친정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같은 해 25살의 큰딸아이가 ‘NMDA수용체 뇌염’이라는 희귀병을 앓게 되면서 새로운 삶을 살게 됐다. 

‘NMDA수용체 뇌염’은 언어장애와 기억력장애를 동반하는 자가면역뇌염으로 정확한 원인과 치료법도 없는 희귀병이다. 그전까지 건강하고 아무런 문제가 없던 이십대의 딸이 갑자기 3살 어린아이가 되어버리자, 그녀는 그 길로 운영하던 어린이집을 그만두고 큰딸을 위해 사회복지사가 됐다. 

”아버지도 돌아가시고 큰 딸아이마저 희귀병을 앓게 되니 하늘이 무너지는 심정이였어요“ 그러나 울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어떻게든 살아야 했다. 홀로 고향에 계신 팔순의 어머니도 걱정이었다. 그때부터 ”가족이 함께 모여 할 수 있는 일이 무얼까“ 그녀의 고민은 시작됐고 고민하다 고향인 완도에 열대작물을 키우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게 되었다고. 

남편이 정년퇴직하는 3년 후 완전한 귀농을 할 예정이라는 그녀는 농업대 특용작물과를 다니며 공부도 하고 몇 년 전 꽃차소믈리에 1급 자격증을 취득후 강사로도 할동하고 있다. 
”현재는 한달에 한번 인천과 완도를 다니며 하우스를 가꾸고 있어요. 열대작물이 밭농사보다 키우기도 수월해요. 어르신들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로도 손색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녀가 재배한 파파야는 네이버 스토어 팜을 통해서 인기리에 팔리고 있다.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동남아시아인들에게 인기가 좋단다.  

“3년후 완전히 귀농하면 열대작물법인을 만들어 완도의 열대작물이 새로운 관광체험코스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그녀의 꿈이 꼭 이루어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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