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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은 골목상권과 공존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21.01.29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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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부터 지역 자본의 역외 유출 방지와 지역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소득 증대효과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할인율 10%가 적용된 완도사랑상품권의  환전 가맹점 순위와 금액(유통이 시작된 지난해 7월1일부터 올해 9월말까지)을 보면, 총 2,073개 가맹점에서 총 420억 가량이 환전됐다. 그 가운데 환전 가맹점 상위 10권에 농협마트·경제사업소가 7곳이 포진돼 있고, 이들 7곳 환전 금액이 약 75억으로 전체 금액의 18%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사랑상품권은 문재인 정부에서 ‘골목상권 르네상스’ 정책을 상징하며 사회양극화 해소를 위한 대표적인 브랜드인데, 현재 완도사랑상품권의 경우엔 ‘농협쏠림’ 현상이 커 자칫 지역소상공인 지원이라는 지역화폐발행 취지자체를 무색케 하고 있다. 지역상권에선 이미 유통 공룡으로 변질된 농·축협에 상품권 쏠림 현상이 심화될 경우 지역상권 파괴와 교란 등 불보듯하기 때문이다. 인근 해남군을 보면 이러한 폐단을 막기 위해 상품권 도입시부터 상품권 유통문제를 파악하고 농수축협에서 사용을 처음부터 제한했다. 그러다 1여년만인 지난 5월부터 농자재 구입과 주유소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도록 일부 제한을 풀었지만 여전히 농협하나로마트는 사용처를 제한하고 있다. 

지역 내 소상공인, 골목상권이 왜 점점 침체하게 되었을까?를 생각해 보면, 인구 감소와 온라인 구매 등 소비행태의 변화, 대형마트·편의점 등 새로운 유통채널 출현 등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근본 원인은 지역 내 돈이 돌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지역에서 발생된 재화의 이익이 외부로 더 유출되고 있다는 반증인데, 대형유통업체들이 자본과 투자를 무기로 지역 내 자본을 잠식해 가고 있기 때문이고, 이러한 거대 기업의 유통적 독과점을 막아내기 위해 생겨난 게 농협의 하나로마트다. 그런데 정작 문제는 대기업 마트와 경쟁해야할 농협 마트와 농협 경제사업부가 전통시장, 동네 슈퍼마켓, 기타 자영업자 등 지역 내 사회적 약자와 경쟁하고 있다는 점이다. ㄹ농협 유통이 대기업 유통 행태를 지역 내에서 그대로 답습하면서 지역 내 자본을 잠식해가는 유통 공룡이 돼 버려, 되레 골목상권을 짓밟고 있다는 것.

농민과 축산인·어업인 등 경제적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협동조합이라면, 지역 내에서 제 살 깎아먹기식의 경쟁보다는 시장 경제와 당당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외부 시장 개척에 나서야 한다.
특히나 코로나로 인해 지역 소상공인과 지역 경제는 처참한 상황, 협동조합이 사회적 약자인 농민과 축산, 어민이 다 같이 잘사는 지역공동체를 부활시키는 협동조합의 가치에 더 집중해야 할 시기라고 한다면 지금이 유통자정력을 보여 줄 적기가 되겠고, 완도군 또한 농협과 협의를 통해 완도사랑상품권의 근본 취지를 살려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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