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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무분별한 차박(車泊), 대책은 없는가?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21.02.26 10:17
  • 수정 2021.02.26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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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주말과 휴일에 산이나 바닷가에서 가족·지인들과 오붓하게 캠핑을 즐기려는 캠핑관광객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얼마 전 캠핑 관련 업계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캠핑산업은 2016년부터 매년 30% 대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단다. 이를 증명하듯 해마다 캠핑을 즐기는 '캠핑족'이 늘어나면서 관련 용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더불어 코로나19(COVID-19)로 인하여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는 상황이 장기화되며 캠핑 관련 시장의 규모는 점차 더 커질 전망이다. 

한국관광공사의 ‘한국관광 데이터랩(data lab)’은 이동통신·신용카드·내비게이션·관광통계·조사연구 등 다양한 관광 빅데이터 및 융합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관광특화 빅데이터 플랫폼으로, 이 분석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2020년 전국 지역 방문자수는 2019년도 대비 평균 18% 감소했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에도 잘 알려지지 않은 숨겨진 관광지·비대면 자연관광지·캠핑장 등은 오히려 방문자수가 늘었다. 

이처럼 여행 트렌드의 변화에 따라 공기가 맑고 주변 경치가 아름다운 바닷가에서 낚시 등 해양레포츠를 즐기기 위해 자동차에서 숙박하는 '차박'(車泊)이나 텐트를 설치하고 야영을 즐기는 캠핑관광객들이 급속도로 늘어가고 있다. 
바닷가를 찾는 캠핑관광객들은 접근이 쉬우면서도 별다른 제약을 받지않는 마을 선착장이나 방파제에서 무분별하게 차박을 하고 있어, 해당 지역 어민들의 생활에 불편을 주고 있으며, 주변 환경을 훼손하고 있어 심각한 사회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일부 몰지각한 캠핑관광객들은 주변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밤새 불을 밝히고 음주가무를 즐긴 후 주변 정리를 제대로 하지않고 떠난다. 그들이 떠난 자리에는 쓰레기가 여기저기 버려져 쌓여 있고, 해변에서는 취사가 금지되어 있지만, 부탄가스통과 술병들이 나뒹굴고 있으며, 먹다 남은 음식물 찌꺼기들도 아무렇게 버려져 악취가 풍기는 등 주변 환경을 오염시키고 있어 그 후유증이 심각한 수준이다. 

뜻하지 않은 피해를 입은 해당 지역 주민들이 행정기관에 피해를 호소하면서 민원을 제기하고 있고, 이에 따라 자치단체가 특정지역에서의 차박이나 야영을 금지하는 행정명령까지 내린 지역도 있다. 하지만 단속할 수 있는 뚜렷한 법적 근거가 없고 전담인력도 부족하여 단속에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많은 자치단체들은 관광산업을 지역의 성장동력으로 삼고 외지 관광객들의 유치를 위해 많은 예산을 들여 적극적으로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는 캠핑관광객들로 인한 예기치 못한 부작용과 주민 피해가 발생하고 있어 난감한 상황에 처해있는 실정이고, 언론에서도 부작용에 따른 실태와 문제점 등을 보도하고 있다. 

아름다운 해양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우리 군은 관광객 5백만 명 유치를 통한 군민 소득 증대를 위해 다양한 관광시책을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유명 관광지를 중심으로 매년 많은 예산을 들여 관광객들을 위한 각종 편의시설 확충을 해나가고 있지만, 빠르게 변해가는 관광트렌드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데 한계를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완도읍의 경우를 살펴보면 완도타워 주차장이나 완도항 물양장과 방파제 주변에는 주말 뿐 아니라 평일에도 차박이나 야영을 즐기는 캠핑객들이 점차 늘어가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캠핑관광객들이 공공질서를 지키면서 편리하게 차박이나 야영을 하기 위한 편의시설이 제대로 갖춰진 장소를 찾기가 결코 쉽지 않다. 우리 군에는 이들을 위한 시설들을 갖춘 오토캠핑장 등 야영시설이 그리 많지 않은 형편이고, 사전 예약시스템 등 캠핑장 이용을 위한 소프트웨어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실정이다. 

이제부터라도 관광패턴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비하여 늘어나고 있는 캠핑관광객들을 유치하는 노력이 있어야 하고 체계적인 관리를 위한 촘촘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 같다. 
이를 위해서 조례 제정 등 관련 제도의 정비가 필요하고, 유료캠핑장의 확충을 위한 연차계획을 수립하여 시설투자를 해야 하며, 이용객들이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사전예약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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