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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절날 항일의 섬에서 하버와 램지어에게 유감 보낸다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21.03.05 11:35
  • 수정 2021.03.05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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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 전쟁에서 매춘 계약’이라는 도발적인 제목을 담은 존 마크 램지어(John Mark Ramseyer, 67세)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의 논문은 미국 사회에서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다. 법과 경제학적 관점에서 위안부의 계약 관계를 분석했다는 외피를 입기는 했지만, 위안부 피해자들을 자발적 매춘부로 결론 내린 것은 미국 학계의 기존 입장과 정면 배치되는 것이었다.
일본 극우 세력의 시각을 미국 주류 학계에 진입시키려는 시도로, 일종의 ‘위안부 역사왜곡 폭동 사태’로도 규정할 수 있다.


실행 주체가 미국 최고 대학의 교수라는 점에서 한국 사회의 관심도 집중됐고, 전범 기업인 미쓰비시의 후원으로 자리가 생긴 석좌 교수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닥치고 반일’의 감정이 이번 사건을 또 뒤덮는 듯 했다. 하지만 미국에서 벌어진 사건인 만큼 한국 사회의 감정 논리가 사건 전개에 크게 개입될 여지없이, 미국 사회가 이번 사태를 어떻게 정리하는지 객관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드문 기회를 제공했다.


하버드 대학에서 동아시아 역사를 가르치고 있는 앤드루 고든, 카터 에커트 교수는 연구 진실성 보고서에 가까운 반박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위안부가 자발적 매춘부가 아니라는 역사적인 공방을 준비하기 보다는 램지어 교수 논문의 근원을 바로 타격하는 영리한 전략을 택했다. 논문의 출처를 하나하나 따지며 사실 관계와 출처를 추적하기 시작했는데, 두 교수는 검증 시작부터 학문의 진실성이라는 우선적인 문제와 직면하게 됐다고 발표했다.
램지어 교수는 위안부 피해자들이 자발적인 매춘부라고 주장하면서 논문에 계약서의 존재에 대해서 여러 차례 언급했지만 두 교수가 논문을 샅샅이 뒤져보니 그가 위안부와 위안소 운영자 사이 맺었다는 계약서의 실체를 한 개도 확인하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


논문에 나오는 계약서 문건 가운데 하나는 상하이 위안소에서 일하는 위안부가 아니라 바텐더의 표준 계약서였다고 확인했다. 하버드 역사학과 교수들은 어떻게 실물을 보지도 않고 램지어는 그렇게 극단적으로 강한 어조로 위안부가 계약 매춘부라는 주장을 할 수 있었는지 납득이 안 갔다고 기술했다.
램지어 교수가 실체가 있다고 주장하는 계약서에 대한 3자의 구두, 서면 진술이라도 있어야 하겠지만, 이마저도 전무했다. 미얀마의 한국인 위안부 계약서라고 주장한 것은 전쟁 이전 것이었고, 그나마도 샘플에 불과했다고 두 교수는 적시했다. 딱 한 가지 검증할 수 있는 3자의 진술이 미얀마와 싱가포르에서 위안소 관리인의 일기였는데, 이것도 일기 자체가 아니라 일기에 대해 언급한 문건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집단이기주의가 손가락질을 받고 있다. 그래서 자기들의 목적을 위해 패거리 모아 세력을 과시하는 집단은 손가락질을 받는다.
지성의 전당 미국의 하버드 대학은 일본 미스비시의 하수인 마크 램지어의 '위안부는 매춘부'라는 엉터리 논문에 의해 미국 최고 대학의 명예가 실추되고 일본 전쟁 성범죄가 세계인들의 관심을 가지게 되었으니 지식과 영혼을 돈에 팔아넘긴 저질 학자에 의해 과욕이 부른 최고의 악수가 되었다. 진리와 정의를 추구해야 할 교육의 전당에서 학자로서 일말의 양심도 없이 진실을 왜곡하고 거짓을 청부받은 논문을 버젓이 올려 세상의 우스겟꺼리가 되어버린 마크 램지어 교수는명예를 지키고 부끄러운 오명을 씻기 위해서는 정중한 사과를 하고 일본의 앵무새가 아닌 미국의 자존심을 되돌려 놓는 것이 아직 살아계신 할머니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될 것이다.
항일의 섬 완도에서 삼일절날 아침, 하버드대와 램지어에게 심히 유감스러움을 전한다.

 

김신/전 완도군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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