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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사?요 글쎄, 엄마가 아닐까요”

완도군행복복지재단 민간협력지원팀 이희정 팀장

  • 김형진 기자 94332564@hanmail.net
  • 입력 2021.03.05 11:37
  • 수정 2021.03.06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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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꽃이랍니다
별도 되고 꽃도 되지요
별이라 불러두 되고
꽃이라 불러두 되고
이희정이라 불러두 됩니다
그러고 보니 하늘과 땅, 모두를 가진이의 마음이기도 합니다
작은 풀꽃에 온우주가 들어 있 듯
누군가의 별이 되는 사람
누군가의 꽃이 되는 사람
그렇게 내 마음이 온우주가 되는 아름다운 천사.


행복복지재단의 민간협력지원팀 이희정 팀장.
71년생이라 했다.
완도 대가용리에서 태어났고, 사회복지는 2007년부터 시작하게 됐다는데 시어머니가 뇌졸증으로 쓰러져 5년동안 옆에서 병간호를 하면서 남은 삶은 사회복지에 헌신하고 싶었다고.
"운명은 무엇을 사랑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고 하잖아요! 최상의 것을 사랑하는 것. 초월적이고 신성한 것. 사랑이 그곳에 있었고, 그 사랑은 사람이었는데, 저는 그것을 실천하는 일이 복지라고 보았죠."
기억에 남는 사람은 고금면에서 근무할 때 지적 장애를 가진 엄마가 아이들을 돌보는데, 어떻게보면 0점짜리 엄마인데도 오토바이로 아이들의 통학길을 한 번도 빠짐없이 오가는 것을 보면서 가슴이 한없이 안쓰럽기도 하고 애잔해지는 느낌을 받았어요"


사회복지사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희정 씨는 "사회복지사를 두고 마치 성직처럼 봉사정신과 박애정신을 강조한 직업처럼 보이기 쉬우나 실제 업무현장에서는 업무의 내용이나 과다한 업무량보다도 사람과의 관계에서 문제가 생길 때가 많다"고 했다. "단순한 공무적 일처리가 아닌, 상대의 마음까지 쓰다듬는 일이 사회복지사의 일이다"고.
그럼, 한마디로 사회복지사를 표현한다면? 뭐라고 답하겠냐고 묻자, 희정 씨는 "글쎄, 엄마가 아닐까요?"하며 속삭이듯 말한다.


가장 슬펐던 순간은 5년 전,  신랑이 시어머니에 이어 뇌출혈을 일으켜 쓰러졌을 때라고.
그 순간, 눈앞이 캄캄해지면서 이제 내 편은 없겠구나하는 생각이 들면서 삶이 허무해지기 시작했다고. 지금은 정상을 되찾았다고.
그러며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고통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다면, 그것은 시련이라기 보다 커다란 축복이다"고.
그것은 지나쳐 왔을 때 비로소 알게된다고.
슬하엔 1남 1녀란다. 가족들에게 한마디 건네라고 하자, 그녀는 그동안 지나갔던 이들이 떠오르는지 밝은 얼굴이 순식간에 고요해진다.


"조르주 상드가 그런 말을 해요. 덤블 속에 가시가 있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꽃을 더듬는 내 손을 거두지 않는다"고.
덤블 속의 모든 꽃이 아름답진 않겠지만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꽃의 향기조차 맡을 수 없기에...
꽃을 피워내기 위해 가시에 찔리는 것은 당연하다.
그 꽃을 피워내는 것이 사랑이고, 그 사랑을 얻기 위해 내 영혼의 상처를 견뎌 낸다고.
사랑받기 위해 사랑하는 게 아니라 사랑받기 위해 상처를 받는 것임으로 아주 작은 것일지라도 너와 내가 나누는 삶을 기억하고 사랑하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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