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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요? 음~ 거부 씨의 눈빛을 바라보는 일”

고금면 김한나 사회복지사

  • 김형진 기자 94332564@hanmail.net
  • 입력 2021.03.20 11:09
  • 수정 2021.03.20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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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씨요?”
“정말, 때 묻지 않은 순수함으로 곱고요”
“사랑이 아득해질 때까지 들려주는 별들의 속삭임으로 긴긴 밤 지새우는 작은 보석들의 눈빛 같은 아름다운 순간들을 말없이 엿듣고 있는 심장 같아요“
”그 마음을 엿들을 땐 눈앞에서 별빛가루가 흩날리는 거 같다고 해야할까요?“
”그랬으니 아마도 남편은 한나 씨의 그 매력에 빠지지 않았을까? 부부가 금슬 좋기로 소문이 자자해요” “슬하에 아이들이 3명이랍니다”
지난 주, 소개됐던 유영 씨의 말이다.


여기에 기어이 한마디 보태는 우홍래 고금면장, “한나 씨는 요즘, 피어나는 진달래꽃이예요”
"더 엄밀히 말하면 연한 분홍색 수채화 물감을 흩 뿌려놓은 듯, 너무 화려하지도 그렇다고 야단스럽지도 않은 그래서 고금면 엄마들이 가장 좋아하는 자태로 물들어가는 진달래빛 같아요”
 

고금면사무소 맞춤형복지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한나 사회복지사. 공직에 입문한지는 8년째. 입사 후 줄곧 사회복지업무를 보았다고 했고, 나이는 불혹에 오르고 있다고.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동안 어려움 보다는 다양한 만남과 경험이 기억에 남는데,  갑자기 쓰러진 복지대상자의 보호자를 대신해 사설 129 응급차를 타고 광주소재 대학병원에 입원시켰던 일이나, 청소년 한 부모가 오히려 씩씩하게 아이를 키우는 모습에 같은 부모의 마음으로 감동했던 일, 기초생활 수급자 중지된 것에 앙심을 품고 면도칼로 위협했던 일 "아 그때는 식겁했죠" 알코올리즘 복지대상자를 병원에 입원 시키고 돌아오던 복잡한 감정들, 복지사로 할 수 있는 작은 도움에 감사를 표현하는 마음들, 선배님들과 기획했던 나눔냉장고 "이것도 감동적이었요", 약산장난감도서관, 학생과 독거노인 매칭 프로그램 등 다양한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다고.


가장 슬펐던 순간은 아버지가 뇌출혈로 쓰러지셨을 때라고 했다. 너무 갑작스러운 일을 닥치다 보니, 어떻게 할 수 없는 자신이 원망스럽고 감각마비에 각종 장애들로#인해 장애인과 그 가족의 삶을 알 수 있었다고 했다. 사회복지사로서 간접적인 경험이 아닌 내 가족의 아픔을 겪고보니 민원인의 아픔을 더 공감할 수 있게됐다고.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사회복지공무원으로 합격 발표를 본 순간이었단다. 한나 씨의 꿈은 한결같이 사회복지사였는데, 대학졸업 후 현장에서 사회복지 일을 3년간 하고 결혼과 육아 때문에 사회복지사로의 길을 잠시 접어야 했다고. 그러다 막내가 3살 때 사회복지전담공무원 시험에 합격하게 되었는데, 그 때의 기쁨이란 가슴에서 화산이 터질 듯 환희로웠다고 했다.
사회복지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한나 씨는 "닭살 돋는 멘트같겠지만, 음~ 사랑하는 거부 씨(남편)의 눈빛을 바라보는 일”이라며, 사회복지는 사랑하는 이의 눈을 바라보는 것처럼 가슴 설레는 일이라고.


앞으로 꿈꾸는 삶이 무엇이냐고 묻자, 한나 씨가 말한다. “중요한 것은 사는데 있는 것이 아닌 것 같아요. 사는 이유를 갖고 있는 것이 중요한데, 이것을 발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 것 같아요. 저는 사회복지에서 발견했지만요”
그래서 초심을 잃지 않는 삶을 살고 싶다고.
한 때는 너무나 간절했던 사회복지사의 삶이 직장인으로 전락하고 있다가도 이런 기회를 통해 과거를 생각하면 다시 뛸 수 있는 마음이 생겨 정말 다행이고 무한히 행복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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