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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 2 부군수, 높은 곳에 있다고 다 보는게 아니다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21.03.26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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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 2다. 누가 뭐래도. 일인지하만인지상(一人之下萬人之上), 조선시대로 치면. 물론 그때로 치자면 실국장들과 함께 골방에 앉아 상왕노릇한다는 공직사회의 풍문 또한 이해가 되겠다. 하지만 지금은 관치가 종식된 지 30년, 그동안 관선과 민선시대를 지나오면서 완도군을 비롯한 각 지자체를 거쳐간 부군수는 숱하기만한데, 전남도의 낙하산 인사가 관행처럼 굳어져 있고 재임기간도 1년 6개월서 2년여, 변방으로 외유 다녀오듯 적당히 뭉개고 가기 좋은 여건이다.


하지만 전남도백이 이곳 완도출신. 완도만큼은 분명 김영록 지사가 보낸 이유가 있을 터. 지난해 봉진문 부군수는 취임 일성으로 “완도와 인연을 맺게 돼 기쁘게 생각하고, 해양치유산업, 국립난대수목원 조성, 2021완도국제해조류박람회 개최 등 굵직굵직한 사업들이 잘 추진될 수 있도록 하고, 군민과 소통·협의하는 행정을 펼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맞다. 그런데 지금까지만 보면 말만 그렇다. 김 지사와 신우철 군수의 뜻이 더해져 부임했을 것인데도 공직사회에선 아직까지 부군수의 역량이 돋보인다는 평가가 없다.


지난 10일 군청 상황실에서 봉진문 부군수 주재 하에  ‘2022 완도국제해조류박람회 중점 과제 추진 상황 보고회’를 가졌는데, 특별할 게 없다. 도와 군이 명운을 걸고 있는 박람회가 이대로라면 폭망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표를 먹고 사는 민선단체장을 감안하면 공무원의 수장인 부군수의 역할은 주민의 참여 및 요구가 많아진 지방정부시대에 행정의 다양성과 책임성이 강화돼 그 자리는 막중하기만 한데, 무엇이 문제냐?
무사안일형 공직자, 법규만 앞세워 안되는 쪽으로 유도하는 복지부동형 공직사회에서 부군수는 공직자의 능력을 이끌고 주민들을 직접 만나 해결하는 현장행정의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


지난 22일 한희석 과장은 직원회의에서 "참신하고 창의적이며 주민 편에 선 정책이 전남도에서 경쟁할 때, 도백이 완도사람인데 그곳 공무원들이 저절로 챙길 것 아닌가!" 동료직원들에게 더욱 절박한 마음으로 정책에 임해달라고 했다. 그거다.
비대면 시대라지만 대선이 불과 1년 앞, 코로나 펜데믹이 종식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후는 기후변화가 세계적인 화두가 될 것인데, 기후변화를 막을 최고의 방패가 바로 해조류.
프랑스 유력 일간지 르몽드는 2019년 ‘해조류가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싸우고 있다’는 내용을 보도해 화제가 됐다. 특히나 르몽드는 해조류를 가장 많이 먹는 나라로 대한민국을 언급해 더 더욱 세계인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런 점에서 해조류박람회는 전세계적으로 전남도와 완도군을 알릴 최상의 찬스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 또한 파리 기후협약에 재가입할만큼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고, 대권 후보자들에겐 그야말로 누가 선점하느냐에 따라 대국민 어필에 있어 너무 매력적이다.
높은 곳에 서야만 보이는 게 아니다. 가장 절박하고 힘들 때, 가장 낮은 곳으로 향할 때 비로소 누군가의 아픔을 마주할 수 있다. 나의 일이라는 절박함,  그것이 완도를 살릴 것이라 본다. 단 한 사람이라도 불행한 사람이 있다면, 리더에겐 편하게 잠잘 권리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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