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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요? 눈물을 웃음으로 바꾸는 일”

완도군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 곽승훈 사회복지사

  • 김형진 기자 94332564@hanmail.net
  • 입력 2021.04.16 09:29
  • 수정 2021.04.16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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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 이 물음은 모호함 만큼이나 답변 또한 그리 명쾌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철학적 주장에 빗대어 대답할 것이며 또 다른 누군가는 가장 존경하거나 훌륭하다 여겨지는 인물의 삶을 빗대어 대답할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마음 가는 대로 살라고 대답할 것이며 또 다른 누군가는 자신에게 오래 기억되는 삶을 살라 대답할지도 모른다. 막연해 보이는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 앞에서 우리가 쉽게 모른 척 지나치기 어려운 이유는 어쩌면 우리의 삶이 언젠가는 끝날 수 있다는 것에 모두 동의하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지금 현재,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답하는 삶을 살고 있다는 완도군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 사업팀원인 곽승훈 사회복지사.

 

현재 나이 스물여덟살로 센터 내에선 유일한 남자, 청일점이라고 했다.
2019년 11월부터 현재까지 1년 6개월차, 가족단위 프로그램과 다문화강사 양성과정, 어린이집의 다문화이해교육을 담당하고 있는데 제일 어려운 점은 "누군가에겐 길고, 누군가에겐 짧은 시간을 보내면서 센터 내에서 많은 사랑을 받지만 그에 따르는 유일한 남자직원이라는 타이틀이 접근에 대한 어려움도 있어 보이지 않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삶에서 기억에 남는 순간이 가장 슬펐던 순간이기도 했다는 승훈 씨.


"군 복무 시절이었어요"
"전남 진도군에서 군복무를 하며 겪게 된 세월호 사건"  "지금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집니다."
"그 세월호 사건이 제 삶의 여정을 사회복지사로 바꾸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죠"
"그 전엔 세상의 아픔에 대해 상당히 소비적이었습니다. 가령 전쟁 영화의 한 장면과 요즘 뉴스에서 접하는 전쟁의 단면은 화려함의 측면에서 그리 다르지 않았는데, 잔인하게 말하면 스펙터클하게 표현된 타인의 고통을 무감각하게 바라보고 있었다고 해야 할까요?"


"그런데 세월호 현장에서 희생된 분들을 보았을 때,  물론 군인의 신분으로 상부의 지시를 통해 진행된 대민지원이었지만 그 지원을 하며 보았던 유가족들의 눈물을 보면선 가슴이 눈물을 흘린다는 말을 알게 되었죠. 그러한 일을 겪고 부대 내에서 정신과 진단표까지 작성하게 됐는데 다행스럽게도 정상으로 확인이 되었지만 가슴 깊은 곳에 남아 있는 그 사건에 대한 아픔은 유가족 다음으로 가장 잘 느끼게 되었습니다"


"타인이 겪는 고통에 대해 단순한 동정만은 해답이 될 수 없다는 것. 또한 연민이라는 감정이 최종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 사람들이 고통 받는 잘못된 현실을 바꾸는 게 목표라면 연민을 넘어선 현실에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는 것. 결국 우리는 고통 받는 타인의 현실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것이었죠. 사회복지를 선택한 순간이었습니다"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아무래도 지금 시점에서는 대상자들이 웃는 모습이 아닐까?싶단다.
자신이 맡은 사업으로 그들을 위해서 일을 하지만 그들이 반대로 나에게 웃음을 주고 그들이 웃음을 보이면 ‘아 그래도 내가 지금 바르게 일을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앞으로의 소원, "소원, 소원이야 뭐"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가족복지의 대상자인 가족들이 웃을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가족의 복지를 위해서 대학을 졸업했으니 내가 준비하고 노력한 시간만큼 그들도 함께 웃을 수 있는 그런 지역사회를 만드는게 소원이라고 하면, 소원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말하는 승훈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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