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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녘 바다의 전망대. 상황산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07.01.09 18:50
  • 수정 2015.11.25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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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황산 정상에서 바라본 신지대교와 완도항            ◎한 용 현

한반도 남녘 첫 들머리 완도의 푸른 바다 위에 해발 높이 644m의 상황산이 장엄하게 우뚝 솟아있다. “상황산(象皇山)”이라는 이름은 코끼리의 우두머리 산이라는 뜻이다.

 

완도항 앞바다에 신지도가 떠 있고 신지도의 주산 노릇을 하는 해발 높이 324. 1m의 “상산(象山))”이 완도항과 상황산 수문장의 소임을 다 하고 있다는 듯 우뚝 서 있다.

 

1200여 년 전 주요 거점마다 법화원이라는 절을 세우고 불교신앙을 존중했던 장보고의 전설에서 유래하는 듯 완도에는 불교와 관련한 지명이 많다.

 

상황산이나 상산도 그때로부터 불린 이름일 것이다. 면적이 100제곱킬로미터 약 3.000만 평가량인 완도는 대부분이 상황산 줄기요 상황산 골짜기다.

 

그래서 완도 땅 전체가 상황산이라 해도 크게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글쓴이는 어릴 적에 상황산을 편하고 쉽게 “큰 산”또는. 그냥 “상황봉” 이라고 불렀다. 부모님 세대가 그렇게 불렀으니 다음 세대도 따라 부른 이름이다.

 


▲화흥 초등학교 옆에서 바라본 상황산 ◎한 용 현
 

상황산은 크고 작은 수많은 봉우리와 능선. 언덕과 골짜기가 마주보며 손을 잡듯이 서로 감싸 안고 있다. 상황산의 주봉인 상황봉에서 여러 능선이 힘차게 뻗어내려 멀리 바닷가에 이르면 제각각 크고 작은 봉우리를 이루어 동망산. 남망산 등의 이름으로 솟아 상황산을 둘러싸고 있다.

 

지금도 상황산 전체를 그냥 상황봉이라고 부르는 이들이 많다. 20여 년 전에는 상황산을 “오봉산”이라고 부르자며 널리 알리고자 한 일도 있었다.

 

오봉산이란 상황산이 “상황봉(644m)” “백운봉(600m)” “쉼봉(598m)” “업진봉(544m)” “숙승봉(461m)" 등 다섯 개의 큰 봉우리로 이루어진 산이므로 상황봉 대신에 오봉산이라고 부르는 게 낮지 않겠는가? 라는 취지에서 출발한 일이라고는 하나 어떠한 역사적 근거도 없고 상황산이 상황산이 아니라 오봉산이라는 합당한 근거나 논리도 없어 여론화하지 못했다.

 

상황산은 지리적으로 한반도 남쪽 난대지역이라 육지나 다른 지역의 섬에서는 보기 어려운 동백나무. 후박나무. 샌달나무. 가시나무. 비자나무. 황칠나무 등 난대상록활엽수림이 원시 밀림상태로 우거져있는 곳이 많다.

 

 

상황산은 산을 오르는 길 주위의 나무들이 육지의 여느 산 나무들과 다른 난대상록활엽수림이고 쉬어가는 길목마다 바다를 바라볼 수 가 있어서 산을 오르기에 즐겁고 발걸음이 가볍다.

 

해발 644m의 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남해안의 푸른 바다와 점점이 떠있는 수많은 섬들. 망망한 바다 건너 멀리 보이는 제주도 한라산의 모습 등은 장관이다. 해남의 두륜산. 장흥의 천관산도 손에 잡힐 듯이 가까이 보인다.

 

특히 장보고와 청해진의 역사를 다시 비추어본 드라마“해신”에 출연한 숙승봉의 아름답고 웅장한 자태를 보고자 전국의 산악인들이 사시사철 상황산을 찾고 있다.

상황산을 오르는 길은 많으나 등산객을 위해 가꾸어놓은 다섯 갈래의 길이 특히 유명하다.

1번 길은 해신촬영 “신라방” 세트장이 있는 완도군 군외면 불목리 원불교 수련원 옆 저수지 둑 끝에 있는 안내 표지를 따라 산에 오르면 숙승봉~ 백운봉~ 상황봉에 이른다.

 

2번 길은 완도읍 동부 대야리 마을에서 산을 향하여 가다 보면 차량이 다닐 수 있는 “비 포장 임도”가 시작하는 곳 오른쪽에 상황산 등산로입구를 알리는 표지가 있다. 이곳으로부터 건드렁바위~ 상여바위~ 관음사 터 등을 지나 상황산 정상 상황봉에 이른다.

 


▲불목리에서 바라본 숙승봉    ◎한 용 현

 

지나는 길에 관음사 터에서 잠시 쉬면서 사시사철 마르지 않는 관음사 샘물 맛을 보는 기쁨도 누릴 수 있다.

 

3번 길은 완도읍 동부 에덴농원 옆 골짜기를 지나 등산로를 따라 송곳바위~헬기장~백운봉~상황봉에 이른다.

 

4번 길은 완도읍 동부 죽청리 LPG 충전소에서 산을 향하여 헬기장~ 삼밧재~ 하느재~ 상황봉에 이르는 길이다.

 

5번 길은 완도읍 서부 대구미 마을에서 시작하며 쉰봉~ 상황봉에 이른다.

상황산 등산길은 어느 곳에서 시작하였든 다른 쪽이나 반대쪽으로 내려올 수 있도록 서로 연결되어 있다.

 

상황산에는 이와 같은 다섯 갈래의 길 말고도 정상에 오르는 많은 등산로가 있고 차를 타고 임도를 따라 500여m의 높이에 이를 수도 있다.

 

상황산은 자신의 품 안에 깃들여 사는 사람들이 자신을 어떤 이름으로 불러 주느냐 에는 큰 관심이 없는 듯 오늘도 상황봉 정상에 구름을 두르고 멀리 드넓은 남녘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마치 1.200여 년 전 한민족에게서 떠나갔던 장보고의 원대한 꿈이 다시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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