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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오지에서 날아 온 착한 며느리

한국 여자 열명 하고도 우리 며느리 안 바꿔 시아버지 칭친자자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07.02.14 07:48
  • 수정 2015.11.08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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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아버지 최정태씨(사진좌)와 트란티빛씨(사진우)의 단란한 모습 ◎완도신문

 

 

                      

 

 가난한 오지마을 출신 베트남 처녀가 이국 땅인 대한민국 최남단 완도로 시집와서 아픈 시부모를  하루도 거르지 않고 극진히 간병하는 아름다운 모습이 전해진다.

 

올해 25살, 트란티빛은 작년 12월초 최복수(38세)씨와 결혼해 행복한 단꿈에 젖어있을 신혼이다. 하지만 18개월 전 시어머니 윤금자(67세)씨가 부주의로 인해 바다에 빠져 사고를 당한 뒤 대성병원으로 실려왔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시어머니를 정성껏 모시고 있다.

 

신혼 초부터 대부분의 시간을 병원에서 생활하는 트란티빛 이지만 언제나 밝은 성격으로 상냥한 그녀에게 병원사람들의 칭찬이 자자하다.

 

환자 김모씨는 트란티빛의 극진한 정성에 주변 환자들이 베트남의 어머니를 간호하는 줄 착각 했을 정도로 시어머니를 친부모처럼 간호하고 있다.

 

시어머니 병간호 시간도 모자라지만 혼자 사는 시동생 최복기씨의 청소와 빨래, 식사를 도맡아하고 남편까지 챙기는 등 억척스럽게 1인 3역을 해내고 있어 주위에서는 시아버지만 보면 며느리 잘 얻었다는 칭찬의 소리가 끊이질 않는다고 한다.

 


▲가끔은 베트남에 있는 고향부모가 보고싶으면 먼 하늘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린다. ◎완도신문
 

한국에 처해진 상황을 통역사가 베트남에서 그대로 말했을 때도 트란티빛에게 시어머니 사진을 보여주며 한국에 가면 병원에서 간병을 해야 하고 시아버지 역시 병으로 대소변을 못 가리는데도 결혼할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을 때도 하겠다고 했다는 후문이다.

 

시아버지 최정태(68세)씨에 의하면 아들 최씨는 결혼생각이 전혀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어머니 살아계실 때 결혼해야 한다는 아버지 최씨의 끈질긴 설득에 못 이겨 베트남 행을 결심했고 80여명의 후보 중에 트란티빛을 결정해 결혼을 했다.

 

아버지 최씨는 베트남으로 출국하는 큰아들 복수에게 둘째아들 복기의 결혼생활 실패를 거울삼아 베트남에 가서는  평범한 얼굴에 옷도 누추하고 가난하지만 착해 보이는 여자를 고르라고 충고했고 그 여자가 트란티빛이었다.

 

맛있는 음식을 보면 시아버지 먼저 챙기면서도 막상 베트남의 부모와 형제가 생각나 눈물을 흘린다는 그녀는 베트남에서는 가난 때문에 하루에 한끼 식사 밖에 못 먹었지만 여기서는 음식을 안 가리고 잘 먹고 잘 지내고 있다고 했다.

 

“ 김치, 생선, 돼~지고기  너무 너무 맛있어요.”를 외치는 트란티빛. 처음 완도바다를 보고나서 서투른 한국말로 “완도 좋아요. 부모님 사랑해요” “복수씨 사랑해요”를 외치는 그녀에게 시아버지 최씨가 농담으로 베트남으로 돌아가라고 외치면 안 돌아간다며  해맑게 웃으며 농담도 곧 잘 받는다.

 

하지만 어쩔땐 해질 저녁 먼 하늘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는 것을 간혹 보게 된다는 시아버지는머나먼 완도에서 며느리인들 어찌 고향의 부모가 생각이 안 나겠습니까? 저도 간혹 안쓰러워서 못 본척하며 돌아 섭니다

 

한국여자 10명을 줘도 필요 없다 할 정도로 며느리를 맘에 들어 하는 시아버지 최씨는 작년에 아내 간병 중에 쓰러져 광주에 후송됐지만 하늘의 뜻이었는지 4일 만에 마비된 손과 발이 움직이며 정상이 됐고, 병석의 아내에게 돌아올 수 있었다고 한다.

 


   ▲트란티빛은 18개월째 응급실에 누워있는 시어머니 윤금자씨를 극진히 돌본다. ◎완도신문
 

아내가 눈을 뜨고 살아 있어 준 것 만으로도 행복하다는 최정태씨는 완쾌될 때가지 병원에서 살려 보겠다며 아내 옆에서 18개월을 같이 생활하는 집념도 내보인다.

 

최씨 역시 안정을 취해야 하지만 아내의 병원비 1년 치가 밀려 있고, 얼마의 돈이라도 벌어야 한다며 아들과 함께 바다에서 미역을 실어 나르는 일을 하고 있다.

 

임신 2개월째인 베트남 며느리 트란티빛과 완도에서 성실하게 열심히 살아가는 남편 최복수씨, 그들 곁에는 황혼에 애틋한 부부 금슬을 보여주는 부모가 함께하고 있어 외롭지 않다.

 

최복수, 트란티빛 부부가 오래도록 변치 않고 건강하고 행복한 가족으로 사랑하고 사랑받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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