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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것을 하고 사는 게 간에 제일 좋다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07.03.05 19:20
  • 수정 2015.11.07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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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숙희(대한생명 완도SBR 육성소장) 


 

흔히 사람들은 기회주의자에게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

용기 있는 사람에겐 '대담하다'

 

자기 분을 참지 못할 때는 '간이 떨린다.'

공포영화를 보면서 '간담이 서늘해진다'

 

몹시 놀랐을 땐 '간이 떨어질 뻔했다' 혹은 '간이 콩알만 해졌다'

먹은 것이 시원치 않을 때에는 '간에 기별도 안 간다.'

 

또 몹시 애를 태울 때에도 '애간장 녹인다.'

제 분수도 모르고 겁도 없이 큰일을 할 때는 '간덩이가 부었다'라는 등의 말을 자주 한다.

 

신체중의 중요한 역할을 하는 5대 장기중의 하나인 간은 사람 구실하는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면 사람들이 아무 일도 하지 못할 정도로 중요한 장기다.

 

간은 사람이 잠에서 깨어날 때 가장 먼저 깨어나는 장기로 시작을 의미하기도 하며 사람의 정신, 즉 영혼이 밤이 되면 이 간에서 머문다고 하기도 한다.

 

신체의 해독작용을 담당하는 곳으로 피로를 풀고 술이나 기타 오염된 신체를 해독하여 새로운 기운을 불어 넣어주는 역할을 담당하기도 하는데 간이 나빠지면 쉬이 피로를 느끼고 사람이 생생하지 못하게 된다.

 

간이 나빠지면 그와 연결된 눈까지 나빠지는 것과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어서 눈이 사람의 마음을 엿볼 수 있는 창이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모든 인체부위가 나름대로 의미가 있지만 옛 어른들은 간이 인간의 영이 머무는 곳으로 거의 인간 그 자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납량 특집 극에 나오는 구미호가 사람의 간을 빼먹는 이야기가 단골 레퍼토리로 등장하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우리 몸의 장기 중에서 제일 중요한 부분이면서 모르는 사이에 나빠지는 간은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사는 것을 제일 좋아 한다고 한다.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거나 과음하거나 무리하다 보면 알게 모르게 나빠지는 것이 간인데 간이란 녀석은 나빠져도 나빠진 줄을 모르는 아주 멍청한 녀석이라고 한다.

 

사흘이 멀다 하고 술을 마시는 남편들을 보며 가정주부들은 애가 탄다.

 

40~50대 중년 남성들 중에서 건강진단을 받아보면 간 치수 중에 알코올치수를 나타내는 감마치수가 정상수치로 나오는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을 것이다.

 

40~50대 중년이면 대한민국의 심장부위이고 각 가정의 중심인데 그 가장들의 간이 시름시름 앓고 있다. 50이 넘어서 보험을 가입하려고 하면 건강진단을 받지 않고서는 가입이 어렵다.

 

진단을 받으려고 병원에 모시고 가면 가슴이 두근거릴 때가 많다.

 

많은 고객들이 높아진 간 치수 때문에 혹은 지방간 때문에 보험가입이 불가능할 때 얼마나 안타깝고 걱정스러운지.......

 

그러나 기쁜 일이 있어도 슬픈 일이 있어도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참이슬 임을 어찌하랴.

 

12월에는 모든 모임들이 송년회를 하지 않으면 어쩐지 뭔가 서운한 것 같아주거니 받거니 하다가 취해 들어오는 남편들이 많았을 것이다.

 

그러나 꼭 술이 아니더라도 저물어 가는 한해를 바라보며 지나간 시간 속에버려야 할 것과 가지고 가야할 것을 정리해 보면서 가족과 함께 오붓하게 지내는 것도 의미심장한 일이었을 테고 간도 사실은 술보다는 가족을 더 사랑했을텐데...

 

인간관계가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아서 우리의 간이 피로에 쌓이고 붓게 되는지도 모르겠다.새해인가 싶었는데 벌써 2월이다. 새해에는 간이 늘 원하고 좋아 하는 것을 해서 우리의 수명이 단축되는 일이 없이 오래오래 장수할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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