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6월 18일), 완도군 청소년 문화의 집 중고등학생들과 함께 전남대학교를 다녀왔다. 17,18일 이틀 반짝 열리는 ‘진로진학체험박람회’에 80여 개의 전공부스를 비롯해 맞춤형 입학상담, 심리검사, 자기소개서 작성 특강 등이 진행되면서 전남 지역 학부모들과 학교들의 관심이 뜨거웠다.토요일 아침, 문화의 집에 도착해보니 선생님들이 전화기를 붙잡고 씨름중이었다. “일어났어?”, “어디쯤이야?”, “어머님, OO 좀 깨워주세요.” 중고생들을 대상으로 문화의 집에서 연중 프로그램으로 진행하는 “꿈 너머의 꿈을”의 일환이었기에,
인간관계에서 가장 속이 상하는 경우가 나의 의지 · 행동과 관계없이 타인에 의해서 다르게 받아들여질 때이다. 한마디로 상대방이 그의 입장과 생각대로 판단하고 결론내리는 경우이다. 살다보면 생기는 크고 작은 오해는 어쩌면 불가피하게 걸리는 흔한 감기와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우리는 오해 속에 살고 있다는 착각이 들 때도 있다. 오해 속에 생기는 많은 일들을 살펴보면 생각지 못한 부분들이 드러난다. 서로간의 입장차이이다.불교의 경전 중 「보왕삼매론」에는 억울함을 당해서도 밝히려고 하지 말라고 한다. 억울함을 밝히려고 하는 순간 상
얼마 전 드디어 보길도에서도 드라마촬영이 있었다. 지난달 말 세연정에 대형버스가 열대도 넘게 들어오더니 하루 낮과 밤에 걸쳐 조명등까지 환하게 비추고 배우들과 스텝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오는 9월에 개봉하는 모 방송국의 “보보심경:려”라는 드라마라고 한다. 이준기와 아이유가 주인공인 고려시대 배경의 중국 인기드라마 리메이크다. 난생처음 재미있는 구경을 하면서 좀 섭섭한 것은 이 섬에도 좋은 소재가 있을 텐데 왜 하필 세연정이 중국드라마 세트장으로서만 부각될까하는 것이었다.내가 살고 있는 부황리만 해도 재미있는 소재가 있다. 거의
인간은 감성과 이성을 갖춘 존재이다. 감성과 이성은 정치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유권자는 공감능력이 있는 정치인을 좋아한다. 그래서 정치지도자들은 국민과 함께 올림픽이나 월드컵과 같은 축제를 즐기고, 대형 참사와 같은 애사에 급히 뛰어간다. 하지만 좋은 정치인이 되려면 이성적 판단능력도 갖추어야 한다. 유권자의 감성에만 호소하고 민생을 살필 수 있는 합리적인 정책을 제시하지 못하는 정치인은 성공하기 어렵다. 감성과 이성이 조화를 이뤄야 좋은 정치가 된다.최근 노무현 전 대통령 7주기 기념식에서 벌어진 친노 (또는 친문) 대 비노
오늘 부천에 있는 한 고등학교에서 강연을 한다. 삼례나라수퍼 강도치사사건 재판을 눈앞에 두고 있어서 정신없다. 하지만, 당찬 여학생의 제안을 뿌리칠 수 없었다. 강의를 하겠다고 하자 카카오톡으로 이런 질문을 해왔다.“김앤장처럼 돈과 권력을 선택하지 않으셨습니다. 갈등한 적도 없으신가요?”답변을 고민할 질문이 아니다. 여학생은 아직 순진했다.“하하. 갈등할 기회조차 없었습니다. 사법연수원 성적이 밑바닥이었거든요.”간혹 ‘왜 수원에서 개업했느냐’는 질문을 받는다. 서울에 원서를 많이 냈지만, 한 곳도 면접보러 오라는 데가 없었다. 대학
오래 전부터 성매매(性買賣)에 대한 논쟁과 담론은 무수하다. 그 중 최근 청소년 성매매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여러 각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며칠 전 이슈화된 의제 강간이 인정되는 연령인 13세를 겨우 2개월 지난 7세 지능을 가진 지적 장애아 성매수 사건에서, 가해한 남성들에 대해 마땅히 아동 · 청소년 성범죄를 심각한 범죄행위로 보고 엄격히 처벌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시대에 역행하는 반 인권적 판결이 나온 것 대해, 아동 · 청소년 피해자를 법적인 약자로 보고 보호해 주기는 커녕 자발적 성매매 운운하며 피해 청소년에게 책
시험을 끝낸 청소년들에게 이번 시험 어땠냐는 질문을 종종 던진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망쳤어요’라고 답한다. 그리고 이어서 ‘엄마한테 죽었어요’라고 말한다. 참으로 다행인 것은 아직까지 시험 망쳐서 엄마에게 죽은 아이는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아이들은 여전히 엄마를 ‘잠재적 살인자’로 만들고 있다. 시험이 사라진다면 이런 끔찍한 말들이 사라질까? 지나간 날들을 돌이켜 보면 나 역시 시험을 망치지 않았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또한 ‘시험이 없었더라면 내가 제대로 공부를 했을까?’라는 의문도 가져본다. 시험이 있었기에 공부했고, 공부를
4.13 총선 이후 중학생들에게 물었다. “투표권이 주어진다면 어떻게 할 거니?” 다짜고짜 1번을 찍겠다는 아이에게 왜냐고 물으니 1번이기 때문이란다. 어떤 아이는 3번을 찍을 거란다. 이유는 당선됐기 때문이다. 어떤 아이는 부모님의 대화를 들어보니 2번이 제일 낫겠단다. 교실까지 가장 많이 들린 선거유세 노래가 기호 몇 번이니 하는 작은 논쟁도 벌어졌다. 또 다른 아이는 의외의 결연한 모습을 보이며 투표를 하지 않겠다고 한다. 지금 아는 게 너무 없다는 것이었다.실제로 후보자들의 공약만으로는 식별하기 쉽지 않았다. 다른 세상을 사
사월의 따스한 햇살이 오후의 나른함과 함께 피부에 스며든다. 벌써 완연한 봄이다. 이럴 때면 ‘사월의 노래’가 생각난다.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 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흥얼거리는 입속에 기분은 좋아졌지만 백목련은 이미 3월에 피고 지고 말았다. 이곳이 남쪽지방이라서 개화의 시기가 노래의 가사와 맞지 않는가 보다.4월 14일은 한·중·일 3개국에서 장보고 범종타종식이 있는 날이다. 일 년에 한 번 장보고 대사와 관련하여 인연이 있는 한·중·일 삼국이 각자의 절에서 한 날 한 시에 범종타종식을
아우라. 주변에서 종종 듣는 말이다. 아우라가 있다거나 없다거나. 그 사전적 의미를 보면, [아우라(aura)는 인체로부터 발산되는 영혼적인 에너지다. 또는 어느 인물이나 물체가 발하는, 일종의 영적인 분위기를 가리킨다. 「숨」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아우라(αύρα/aura)」에 유래했다]고 한다.눈을 돌려 ‘학교’의 의미를 찾아보면, ‘제도적 교육이 이루어지는 장소, 또는 그 기관’이다. 서양식 해석으로 보면 school은 '한가함'이라는 뜻의 라틴어 schola에서 유래했다고
총선이 다가왔다. 유권자는 선거를 통해 주권을 행사한다. 그래서 선거를 민주주의의 꽃이요 잔치라고 한다. 그러나 선거를 즐겁게 기다리는 유권자는 거의 없는 것 같다. 여당, 야당 할 것 없이 공천과정에서 갖은 추태를 보였다. 주권자를 조금이라도 두려워한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새누리당은 공천과정에서 주권자인 국민보다 권력자인 대통령의 눈치를 보느라고 정신을 못차렸다. 그래서 역풍이 불 조짐마저 있다. 더민주의 공천도 볼썽사납다. 경선에서 떨어진 후보를 다른 지역구에 전략공천하는가 하면, 혁신공천이라며 잘라낸 의원들을 다시 단수공천
사람의 본성에서 우러나는 네 가지 마음씨를 사단(四端)이라 한다. 그중 하나인 ‘측은지심’은 다른 사람의 불행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다. 여기 ‘측은지심’ 때문에 스스로 자신이 진범임을 밝힌 한 사람이 있다.17년 전인 1999년 2월, 전북 완주군 삼례읍에서 강도치사사건이 발생했다. 작은 슈퍼에 강도가 들어 금품을 빼앗는 과정에서 77세의 할머니가 질식사했다. 전북 완주경찰서는 근처에 사는 지적장애인에게 누명을 씌웠다. 주먹과 몽둥이를 사용해 자백을 받아냈다. 한글도 모르는 지적장애인은 자신이 할머니를 죽였다고 허위자백했다. 검사
평일도에 살고 있을 때 제가 인천에서 알고 지냈던 지인들(어른들)이 찾아오신 적이 있습니다. 그분들이 찾아오실 때면 저는 그분들을 금일 그리고 완도 주변에 있는 관광지로 모시고 다녔습니다. 그때 제가 한번 노란 유채꽃 풍경이 한 폭의 그림이 되는 섬 청산도에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전라남도에 이런 아름다운 섬이 있다는 게 아직도 믿기지 않습니다. 한국어학당에서 감미롭고 감동 깊게 봤던 영화 서편제 촬영지, (어릴 때 꿈이 영화 감독이었거든요), 당리 마을 언덕에 아름답게 핀 봄 유채꽃, 범바위, 상서마을 옛 담장, 숭모사 등등. 시
새 학기 새 출발이다. 한껏 가벼워진 옷차림, 새로운 선생님과 새로운 친구들을 만날 기대에 부푼 얼굴들. 가슴이 콩닥거리고 얼마나 설레었던가. 지나가는 학생들을 보면 아주 오래 전 입학하던 때가 생각나 마치 난 새내기가 된 양 입가엔 미소가 저절로 머금어지고, 잠시 눈을 감으면 학창시절로 빠져들곤 한다. 그땐 그래도 참 행복했었는데. 요즘 청소년들에게 물으면 행복하다는 답을 들을 수 있을까?온갖 폭력이 난무하는 문화 속에서, 그리고 성에 대한 담론이 점차 개방화 되고 있는 추세 속에서 아름다워야 할 청소년의 성의식은 과연 어디에 와
옛날 먼 옛날, 땅과 바다가 자신이 더 잘났다고 싸웠다. 바다는 “내가 너보다 지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 그러니까 내가 최고야!”라고 말했다. 그러나 할 말이 없어진 땅은 싸움에서 지고 있었는데, 지나가던 지혜로운 할머니 나무가 말했다. “바다야, 왜 바다가 땅보다 넓다고 생각하지? 바다 밑에 있는 평평한 건 뭐지?” 바다는 마지못해 “따...땅이 있...지...요...’ 그 뒤로 바다는 할 말을 잃어 바위 틈새 틈새로 숨어버렸다(김지형, 2016).지난 2월 말 세계인 우화미디어캠프가 ‘너희가 우순소리를 아느냐’ 주제로 2박
인간은 스스로의 삶을 개척하면서 편리함을 추구하기 위하여 수많은 발명품을 만들었는데 그 중 하나가 자동차이다. 1886년 독일의 칼 벤츠가 최초의 자동차를 만든 후 산업의 발달로 자동차의 기능은 점점 개선되었고 이것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많아 졌다. 사람들의 생활수준이 높아질수록 자동차는 살아가는데 있어 필수적인 요소가 되어 버렸다.요즘 우리 주변 어딜 가도 자동차를 볼 수 있다. 1가구 1자동차의 시대는 이미 넘어선지 오래됐고, 2014년에 2천만대를 넘어 섰으며 지금은 2사람당 1대의 차량을 보유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자동차
새해에 들면서 완도 엄마들의 자녀들을 향한, 그리고 자신을 위한 따스한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 완도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 주최로 5회기에 걸쳐 진행한 부모교육을 통해서였다. 그중 가장 중요했던 첫 번째 시간의 주제는 ‘엄마의 꿈’이었다. 아이의 뒷바라지만 하다가 아무런 계획도 준비도 없이 노후를 맞이하지 말고 아직 만나지 못한 ‘내 인생 최고의 장면’들을 꿈꾸며 그려보자고 했다. 5회기의 시간 중 엄마들이 가장 행복해하던 시간이었다. 어느 새부터인가 ‘누구 엄마’로 불리는 것에 익숙해 살다가 이제 자신만의 꿈을 꾸라고 하
그 동안 박근혜 정부는 노동개혁을 추진하면서 그 주요 과제로 일반해고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겠다고 공언해왔다. 이를 둘러싸고 정부·여당과 경영계는 현행법상 해고가 너무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드니 해고를 좀 더 쉽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계는 그러지 않아도 해고가 만연해 있는데 일반해고를 도입하는 것은 해고를 더욱 쉽게 하는 것이라고 맞서 왔다.고용노동부는 2016년 1월 22일 드디어 “공정인사 지침”이라는 이름으로 그동안 공언해온 일반해고 가이드라인을 발표하였다. 그런데 필자가 공정인사지침을 확인해보니
다시 한파가 덮칠까 걱정했는데 아침에 보니 바람이 멎고 해가 나왔다. 이번 주부터는 평년기온을 되찾을 거라고 한다. 두꺼운 스웨터를 걸치고 방밖으로 나왔다. 집에서 기르는 두 동물가족의 안부를 점검해 본다. 강아지 마리는 집에서 튀어나와 반갑게 꼬리를 젓고, 집냥이 고니는 온수통 위에 놓인 제 동굴에서 꼼짝 않고 수면에 취해 있다. 어린 것들이 용케도 겨울 한파를 잘 넘기는 것 같아 안심이다. 보일러도 수도관도 무사하다.올 겨울 추위는 유난했다. 따뜻한 남쪽 섬 보길도에 들어와 예상치 않은 혹독한 추위를 겪으면서 계속 머릿속을 맴돌
설 대목을 기대했던 완도전복 생산 어민들의 2016년 설 명절은 우울하다. 지난 추석 이후 하락했던 전복가격이 회복되기는커녕 전년 대비 10% 이상 추락했기 때문이다. 설 이후 비수기로 접어들게 되므로 지속적인 하락의 늪으로 빠져들지나 않을지 전복생산 어민들의 마음은 착잡하기만 하다.필자는 지난해 7월 30일자 완도신문 칼럼에서 설립취지에 벗어난 완도전복(주)의 덤핑행위가 시장가격을 교란하는 원인이 될 뿐만 아니라 즉각적으로 생산자의 수익 저하 및 추가적인 가격 하락의 빌미가 될 것임을 지적하고 완도의 지속가능한 전복산업 발전을 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