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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초왔다 물에 빠진 어린이 구한 고금출신 김영철씨

현재 광주광산우체국에 근무, "선행 어제 오늘 일 아니다."

  • 명지훈 기자 mjh-wando@hanmail.net
  • 입력 2008.09.02 10:34
  • 수정 2015.11.23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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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초하기 위해 고향을 찾은 출향인이 물에 빠져 익사위기에 처한 3살 어린이를 구한 선행이 뒤늦게 알려져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현재 광주광산우체국에 근무하고 있는 김영철씨(35세)가 그 주인공.  김 씨는 고금면 가교리 음마동이 고향으로 고금고를 졸업했다. 96년 고금우체국에 입사해 3개월 근무하다 지금의 우체국에서 13년째 근무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김 씨는 추석을 앞두고 선산에 벌초도 하고 몸이 불편한 아버지를 찾아뵙고자 고향을 찾았다. 김 씨의 아버지 역시 그런 아들에게 전어라도 잡아 먹일 심산으로 불편한 몸으로 모처럼 바다에 나가 그물을 쳤다.

김 씨는 바다에 아버지가 친 그물을 거두고 들어와 선창에서 배를 묶고 있었다. 옆에 있던 아내가 “아이가 물에 빠졌다.”고 소리쳤다. 남자 어린애가 바다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었고 어머니로 보인 한 아주머니가 손을 뻗어 아이를 잡으려 애쓰는 광경이었다.

김 씨는 망설임 없이 바다에 뛰어들어 아이를 구해냈다. 아이가 사경을 헤매는 절박한 순간에 조금만 늦었더라도 큰일 날 뻔 했던 절체절명의 상황이었다.

김 씨는 “애 어머니가 넋이 나가 물속에서 아이를 받아달라고 세 번외치니 그때서야 아이를 받더라구요. 사실 저도 급해서 안경을 쓴 채로 바다에 뛰어 들었어요. 다행히 안경은 그대로 있었지만 리모컨자동차 키가 젖어 돈을 주고 새로 했어요.”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김 씨는 “다음날 애 어머니가 고향집에 찾아와 당시 경황이 없어 인사를 못했다며 고맙다는 인사를 부모님께 대신했다.”며 부모님 역시 아주머니에게 “아따~ 애기가 많이 놀랬것소”라고 위로했다고 전했다.

김 씨는 직장동료들 사이에서 모범적이고 장래가 촉망되는 직원으로 소문이 자자하다.  이번 일도 동료들에게 한마디 말 안했지만 사실 김 씨의 선행은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몇 년 전 일이다. 편지를 배달하기 위해 가정집을 방문했다. 평소 노인만 사는 집에 연기가 나고 있어 걱정되어 방문을 열었다. 다행히 사람은 없었지만 담뱃불이 장판에 옮겨 붙어 불길이 일고 있었다. 김 씨는 재빨리 불을 꺼 화재를 예방했다. 그 공로로 표창장을 받기도 했다.

이외에도 김 씨는 무등산 명예감시원과 영산강유역 환경청명예감시원 등 봉사활동을 하며 올해 5월 광주시장상과 전남체신청장상을 수상했다.

현재 김 씨는 우체국내에서 고객만족서비스교육 CS강사를 하고 있다. 지금은 우체국내 직원들만 하지만 3~4년 전만해도 광주와 전남의 직원들 앞에서 서비스교육을 할 만큼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런 김 씨의 소망은 의외로 소박하다. “우체국은 저의 평생 직장입니다. 집배원생활 그만 두는 그날까지 지역주민들을 위해 작은 힘이지만 봉사하며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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