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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십리 소나무 인간 이기심에 '희생'

  • 강병호 기자 kbh2897@hanmail.net
  • 입력 2008.10.28 12:19
  • 수정 2015.11.14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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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으뜸으로 꼽는 신지명사십리 금빛모래가 지난 2005년 12월에 신지대교 개통과 함께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유명세를 더하고 있다. 하지만 주인공 금빛모래 뒤편 조연으로 출연한 소나무 숲은 사람들의 무관심과 이기심때문에 고통당하고 있다. 건강한 섬 완도가 속병을 앓는 중이다.

 마을에서 관리하는 야영장 뿐 아니라. 개인 소유의 제1주차장 소나무 숲도, 군이 관리하고 있는 제2주장 옆 야영장, 소나무숲 전체가 마찬가지다.

오랫동안 묶인 밧줄은 소나무가 자라 몸통이 커지면서 나무줄기를 파고 들어 숨통을 조이는 올가미로 변했고, 밧줄이 묶여진 소나무는 곧게 자라지 못하고 꺽여 있거나 비스듬이 기형으로 변하기도 했다. 가늘고 약해 강한 바람이나 태풍이 불면 부러지기 쉽상이다.

 손님을 받기 위해 야영장 텐트설치를 하거나, 피서객들이 묶어 놓고 간 것을 지금까지 방치한 것이다. 이 뿐 아니라 쓰레기를 태우기 위해서 살아 있는 소나무에 쓰레기를 모아 함께 태우는 경우도 있다. 새까맣게 타다만 소나무는 겨우 살아 숨을 헐떡거리며 언제 죽을지 모르는 상황이다. 나무에 페인트로 문신을 새겨 괴롭히기도 했다. 

외부차량의 통행을 막기 위해 어린 소나무에 쇠사슬을 묶은 잔혹함도 서슴지 않는다. 텐트를 치면서 여기저기에 묶어 놓은 줄이 소나무숲을 위협할 뿐 아니라 사람들이 지나다 발에 걸려 넘어져 다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여기저기 버려진 쓰레기와 군데군데 타다 남은 쓰레기에서 심한 악취가 진동한다. 인간의 이기주의와 무관심은 올 피서철뿐만 아니라 수 년 전부터 계속적으로 반복해 왔다는 사실이다. 군행정에서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는 주민들의 여론도 늦게나마 소나무 숲의 심각성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신지면 주민들에 따르면 “대부분 몽골텐트와 그늘 집이 바람에 날리지 않게 하기 위해 소나무에 밧줄을 묶는다. 땅에 고정시키는 지지대에 줄을 묶도록 군이 나서서 계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주민은 “명사십리 소나무 숲은 여름철 피서객이 햇볕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성장여건이 다른 곳보다 열악하다. 나무들은 짠 물 때문에 숨쉬기가 버겁고 성장도 더디다. 소나무를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신지 명사십리 해수욕장은 여름철뿐만 아니라. 사계절 외지관광객이 찾는 우리 군의 대표적 관광 명소다. 자연경관을 훼손하는 것은 관광 완도의 이미지를 실추시킬 수 있다.”며 군행에 철저한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완도수목원 윤한춘 수목연구팀장은 “소나무는 균하고 서로 공생하며 살고 있다. 균을 통해 수분을 흡수한다. 소나무 상처 부위에 송진이 만들어지고 노출이 심할 경우 각종 병균에 감염된다.”고 설명했다.

윤 팀장은 이어 “소나무 안쪽에는 물관과 체관이 형성되어 있다. 모든 영향 공급은 이 두관을 통해 하는 것이다. 묶인 밧줄이 나무를 파고 들면 결국 소나무는 죽게 된다. 열에 약한 것도 특징이다.”며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우리군 관계자는 “인근 마을에서 관리하고 있는 소나무 숲 텐트 야영장소유는 군이지만 재산권은 마을에서 행사하고 있다. 소나무에 매달아 놓은 줄을 빠른 시일 내에 철거하도록 조치하겠다. 불에 탄 소나무는 현장을 방문하여 원인을 규명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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