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뽑은 가로수 "어디로"

국도 13호선 확·포장 공사로 오는 12월 일부 구간 개통을 앞두고 옮겨 심는 것으로 주민들 오해

  • 강병호 기자 kbh2897@hanmail.net
  • 입력 2008.11.04 15:10
  • 수정 2015.11.14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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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은 밀식된 가로수를 솎아낸다고 했지만 이를 바라 본 주민들은 보기 좋은 가로수만 캐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완도읍 대야리와 군외면 대창리 국도 주변 일대에서 수십 년 전에 심어 놓은 나무를 캐는 공사가 한창이다. 하지만, 이를 본 군민들과 인근 주민들은 누가, 왜 캐는지 알지 못하고 어리둥절해 하고 있다.

또, 일부 주민들은 기존 도로 가에 심어져 있는 나무들을 국도 13호선 확·포장 공사로 오는 12월 일부 구간 개통을 앞두고 있는 곳으로 옮겨 심는 것으로 오해하고 본지에 제보하여 실태파악을 요구했다.

본지 취재팀은 우리군에서 시행하고 있는 나무은행제도 취지를 주민들에게 사전에 충분히 홍보하지 않은데서 오해를 불렀으며, 나무은행 장소의 적합성 여부는 사전조사가 철저하게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군외면 대창리 주민들에 따르면 “도로 주변에 있는 동백나무, 단풍나무 등 조경 가치가 높은 나무를 옮겨심것을 목격했다. 군에서 나무를 왜 뽑아간지 모르지만 기존 도로에 있는 좋은 나무들을 없애는 것은 잘못 판단한 것이다”고 말했다.

군외면 영풍리 주민 A 모 씨는 "처음에 밀반출하는 것 아니냐 의심했다. 나중에 군에서 옮겨가는 것을 알았지만 어디로 가져가는지 몰랐다. 뽑아간 취지를 이장이나 해당 마을 사람들에게 미리 알려 오해가 없도록 해야하는데 그렇지 않았다"고 했다. "나무들이 타지역으로 밀반출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야리 주민 C 모 씨도 "작업한 사람들에게 물어보니까 밀식된 나무를 중심으로 캐 간다고 했다.  하지만 수 십년이 넘은 배롱나무나 수형이 잘 갖춰진 동백나무들만 캐 가고 있어 밀식된 나무를 솎아낸다는 말은 핑계일 뿐 꿍꿍이 속이 있지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 "기존 도로를 관광코스로 개발하고, 주변을 더욱 아름답게 가꾸어 주민들이나 관광객들에게 볼거리 또는 쉼터로 제공해 머물다 가는 완도를 만들어야지 보이는 곳만을 치장하기 위해 보기 좋게 있는 나무를 캐 가면 안될 말"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우리군 관계자는 “지난 1월부터 운영하고 있는 나무은행제도는 숲 가꾸기 사업과 개발사업현장에서 베어지는 수목 중에 조경 가치가 있는 나무를 나무은행에 이식관리 후 공공사업에 활용함으로써 사업 예산 절감 등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목적으로 완도읍과 군외면 도로변 소공원에 있는 나무를 이식작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나무 이식작업은 도로 주변에 심어진 밀식된 나무가 대상이며, 각 읍면에서도 동시에 시행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주민의 토지나 임야에서 나무 기증자가 있을 경우 산주와 주민의 동의를 얻어 나무은행으로 옮겨심고 있다.”고 했다.

전남도 산림환경연구소 완도수목원 윤한춘 연구팀장은 “10월 하순부터 11월 초순까지가 나무를 옮겨 심기가장 좋은 시기다. 이 때는 일시적으로 성장이 멈추기 때문이다. 봄과 가을에 옮겨 심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라고 말했다.

윤 팀장은 이어 “나무는 뿌리로 영양공급이 이루어진다. 날씨가 춥고 온도가 낮은 겨울에는 나무뿌리가 영양을 흡수하지 못하기 때문에 옮겨 심은 것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며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현재 나무은행 장소로 이식작업이 한창인 도암리 현장은 완도읍이나 다른 어느 마을보다 평균 온도가 약 2도 정도 낮은 곳으로 지금 이식한 나무가 더 추운 곳으로 옮겨져 겨울나기가 버거울 것으로 우려된다. 

한편, 우리 군이 시행하고 있는 나무은행제도는 산림조합과 지난 2월 협약식을 체결하고 완도읍 도암리 산림조합 소유 부지 10,500㎡(318평)를 무상으로 임대해 현재까지 동백나무, 후박나무, 소나무, 단풍나무, 가시나무, 협죽도 등 230 본을 확보하여 그 중 55 본을 신지 물아태 삼거리, 안디옥 교회 진입로, 동망산에 활용했다. 소요된 예산은 본당 30~40만 원 정도다. 공공산림 가꾸기 운영비는 연간 2천9백1십7만 원으로 옮겨 심은 나무는 둘레 6cm 이상으로 연간 3백 본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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