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억대 곗돈사기 피해자 속출…계주 경찰에 '고소'

계원 7명, 3억9천여만 원 피해, 또다른 피해자 늘어날 듯

  • 명지훈 기자 mjh-wando@hanmail.net
  • 입력 2008.11.12 14:24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완도관내 주부, 자영업자, 다방과 노래방 여사장 등의 업주들이 억대의 곗돈 사기를 당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지역사회에 파문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지난해 가게를 운영하는 A모씨 포함 16명은 계주 L모씨(56세, 여)에게 첫 달 300만원을 내고 매달 불입금액을 줄여나가는 속칭 ‘낙찰계’를 들었다.

하지만 계주 L모씨는 3억9천만원의 곗돈을 챙겨 지난 2월 홀연 잠적했다. 계원들은 계주 L모씨가 나타나기를 기다리다 소식이 없자 4개월 후인 6월 11일에 완도경찰서에 L모씨를 고소했다.

피해자인 7명의 계원들은 한결같이 L모씨 보다는 지역에서 재력이 튼튼한 건설사 회장인 남편 얼굴을 보고 계를 들었는데 이렇게 속을 줄 몰랐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계를 함께 했던 모 다방 업주의 경우 2구좌 5천만원의 피해를 봤다. 그는 "처음부터 계원이 누군지도 모르고 시작했다. 의도적이고 계획적인 사기다"고 주장했다. 

다방 업주는 이어 "계주 L모씨는 연락이 닿은 피해자에게 고소하면 돈을 돌려주지 않겠다. 고소를 하지 않고 기다리는 사람만 돈을 돌려주겠다고 회유해 일부는 아직 고소를 못하고 있다. 하지만 제2, 제3의 피해자가 계속 생길 것이다" 고 말했다.

C노래방 업주는 “피해액만 5천200만원이다. 이자도 잘나오고 든든한 건설회사 회장 사모라 믿고 했다. 주위에서 말렸지만 이미 시작한 상태였다. 재산 절반을 곗돈으로 부었는데... 이제 남편 볼 면목도 없고 가정불화까지 생겼다”며 속상해 했다.

주부 H모씨는 “남편에게 할 말도 없고 창피해서 목욕탕도 못 간다. 은행 빚도 갚고 아들 결혼자금 만들려고 아들이 보내 온 돈도 들어 갔는데...”라며 울음을 터뜨렸다.

낙찰계는 경쟁 입찰의 형식을 취하며 낙찰자가 곗돈을 타고 남은 액수는 앞으로 탈 사람에게 분배하는 계로 은행에서 거액을 빌리려면 보증인과 담보 등 까다로운 조건이 붙지만 낙찰계는 쉽게 목돈을 만질 수 있다는 장점때문에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 목돈마련을 위해  쉽게 참여한다. 

하지만 계주가 계획적으로 돈을 챙겨 잠적할 경우 지금까지 부은 곗돈을 한 푼도 돌려 받지 못하고 피해를 스스로 감수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낙찰계는 계주의 능력이나 주변을 보고 계를 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계주 L모씨의 경우 자신의 주변 여건을 최대한 활용한 사기행각을 벌였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현재 경찰에 고소한 피해자들의 공식적인 피해액은 3억9천만 원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L모씨가 계주인 또다른 3천만 원 계가 중지되어 있어  피해액은 눈덩이처럼 불어 적어도 2배 이상인  7억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본지는 잠적한 계주 L모씨에게 전화 통화를 시도했지만 통화를 할  수 없었다. 현재 이 사건은 완도경찰서에서 광주지검해남지청으로 송치되어 검사 지휘아래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 완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