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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갑에도 식지 않는 "배움에 대한 열정"

보길 향우 김명지씨, 9년간 대학까지 전과정 마쳐

  • 명지훈 기자 mjh2580@wandonews.com
  • 입력 2009.06.10 10:00
  • 수정 2015.11.19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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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60부터 라고 했던가. 회갑이 넘은 나이에 못다 한 공부를 시작, 대학까지 졸업한 70대 향우가 있어 화제다.  서울 노량진에 사는 김명지씨(73ㆍ여).

보길도 중리가 고향으로 초등학교도 마치지 못했던 김 할머니는 중학교 입학자격 검정고시를 시작으로 9년간에 걸쳐 대학까지 졸업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몸소 실천했다.

김 할머니는 보길초 5학년을 마치고 고향을 떠나 63년도에 어머니와 남동생 세 식구가 서울로 상경하게 된다. 이후 화장품 외판원을 하며 동생(김희수 전 관동대 교수)을 뒷바라지해 박사로 키워낸다. 

이후 노량진에서 하숙집을 운영하면서 96년 7월 공부를 다시 시작하자고 마음먹고 학원에 등록을 했다.

매일 학원에서 6시간씩 공부하고 집으로 돌아와 학생들의 식사를 준비해야 하는 고된 하루의 연속이었지만  시험을 앞두고는 밤샘공부를 할 만큼 열성을 보였다.

그 결과 97년 5월, 중학교 입학자격 검정고시에서 평균 97.7을 받아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한다. 이듬해인 98년 8월, 고등학교 입학자격 검정고시마저 합격해 목표로 세웠던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된다.

신동신정보산업고등학교. 김 할머니가 3년간 다닌 학교다. 할머니는 그곳에서 별명이 ‘관순 언니’로 통했다. 매일 한복을 입고 학교를 다니는 모습이 유관순 열사같다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할머니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2003년, 다시 오산대학 유아교육과에 입학해 2005년 2월 꿈에 그리던 학사모를 쓰게 된다. 졸업과 함께 보육교사 1급 자격증을 소유하게 됐다. 이제 만족하단다.

그해 2005년 10월, 재경완도군향우회는 김 할머니에게 ‘자랑스런 완도 향우인’패를 수여했다.

7남매의 6녀로 가위! 바위! 보! 하며 놀던 어린소녀가 70세가 다되어 대학 졸업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고 타인의 귀감이 되었다는 향우들의 뜻이다.

김 할머니는 돌아가신 어머니를 생각하며 “내가 불효를 했어요. 같이 살았는데 생전 용돈 한번 드리지도 못하고 오히려 타다 쓴 돈이 너무 많아 평생 마음에 걸린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김 할머니는 “고등학교만 나오려고 했는데 공부에 욕심이 생겨 대학까지 가게 되었다. 동생이 대학교수고 박사인데...중간에 포기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여 이를 악물고 악착같이 공부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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