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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가리 떼에 숲이 죽는다 "자연, 인간, 동물 공존 지혜 절실"

신지 가인마을, 왜가리 번식지 "엇갈린 평가"

  • 명지훈 기자 mjh2580@wandonews.com
  • 입력 2009.07.15 12:11
  • 수정 2015.11.23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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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진천, 경기 여주, 무안 용월리 등 백로 및 왜가리 번식지가 천연기념물로 보호를 받고 있는 가운데 신지면 가인마을 뒷산에 수 백 마리의 왜가리들이 떼지어 살고 있다. 신지명사십리와 동고리해수욕장을 비롯 또다른 관광명소로 부각되고 있다.

조류협회 전문가는 가인리는 주변에 풍부한 먹이를 제공하는 깨끗한 바다와 수 백 년 된 소나무 군락지가 형성되어 있어 왜가리가 서식하기에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마을 뒷산 소나무 숲에 몸길이 91∼102cm의 왜가리들이 많을 때는 2,000여 마리가 하얗게 숲을 이루는 모습은 실로 장관이라는 것.

이런 외적인 모습과는 대조적으로 정작 마을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목소리는 불만이 가득하다. 왜가리들로 인해 수 백년이 넘은 소나무들이 죽어 숲이 훼손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마을 주민에 따르면 “왜가리가 우리 마을 뒷산에 정착한 것은 약 40여 년 전 쯤으로 알고 있다. 해마다 왜가리 떼가 추석이 지나서 이곳을 떠났다가 설 쇠고 나서 다시 찾곤한다. 왜가리로 인해 죽은 소나무 숲은 현재 약 19,800m²(6천여 평)에 이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성이 강한 왜가리의 배설물때문에 나무가 죽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둥지를 튼 나무가 죽으면 다른 소나무로 이동하여 죽음의 그림자가 숲 전체로 번지고 있다. 이 외에도 왜가리 떼 소리에 밤에 잠을 청할 수 없을 정도다. 마을 집집마다 왜가리의 배설물이 떨어져 이 또한 골칫거리다.

마을 주민들이 이런 속앓이에도 왜가리를 내 쫓지 못한 이유가 있다. 왜가리 수가 많으면 많을 수록 마을의 액운을 없애주고 그 해 농사가 풍년이 든다는 옛 어른들의 말을 믿기 때문이다.

마을 주민은 "나무를 베거나 공포탄을 쏘아서 내 쫓을 수도 없는 노릇으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했다. 수백 년 된 소나무들이 죽어가는 안타까움은 있지만 우리 마을이 좋다고 매년 찾는 왜가리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군행정이 나서서 전문가들의 자문을 얻어 서로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새 전문 박사로 잘 알려진 윤무부(전 경희대 교수)박사는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환경에 가장 민감한 동물이 왜가리다. 전국의 왜가리 서식지가 환경파괴로 다른 장소로 많이 떠나고 있는 실정이다.”며 “신지도에 왜가리수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모습이다. 이는 그만큼 완도 생태계가 건강하다는 증거다.”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조류 배설물로 인한 나무들의 죽는 것은 자연적인 현상이니 만큼 그대로 둬야 한다는 의견이 있지만 숲이 죽는 것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어떤 식이든 군행정과 전문가 또는 군민전체가 머리를 모아 자연, 동물, 인간이 서로 공존할 수 있는 지혜를 모아야한다는 여론에는 이견(異見)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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