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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詩 Soldier(회상 60년)

  • 완도신문 webmaster@wandonews.com
  • 입력 2010.06.22 08:40
  • 수정 2015.12.04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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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채
완도중 10회
삼양농수산 경영

석광이 번쩍하여 사라지고
하늘 솟아 땅에 떨어지다
병사는 상했다
거리에는 상했다 군인들.
다 그랬다

그보다 더한 처절 곳도 많은 시절
제사지낼 육신이라도 붙어있으니
어디서 온 누구냐, 어찌 다 묻느냐고
다 그랬다

다만 부엌에서
소리없는 아낙
눈가를 붉히다

씻은 흔적어린 국방색
색바랜 긴 외투 눌러쓰고
잘려진 팔소매 감춘
스텐갈고리를 주막문 열면
여인네 튕기듯 쌔나가 문살 잡고
한 잎 동전 던지다
꽝 하고 문닫는 소리
개들이 짖는다
슬품은 개똥이
눈큰 소년

고향에서 먼 곳에
황량한 황토길에서 홀로이
개소리 뒤로 들며
떠나는 걸음걸음

거짓으로 부릅뜬 눈
달마의 큰는위 되고
처진 어깨를 한 번 으쓱으쓱
답답한 양 고개도 내저으며
병사는 그렇게 사라져갔다.

비목은 바람이 시려 스러지고
내려앉아 길잃은 돌 무덤
초연을 대신해서
가람은 안개가 짙고
기다리던 파주골 주모도 떠나
훅크선장의 전설도 예날

가는 세월
타는 유월의 아지랑이
병사가 돌아와
그 위에 서있었으면....
아지랑이 일렁이는
그 언덕 위에 그가 돌아와....
눈이 커서 겁이 많던
그가 돌아와
절룩이며 돌아보며 떠난 그가
이름없는 전우들의 무덤 곁에
외눈박이, 목발한
그가 와서 서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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