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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알려지고 있는 나무 이야기

역사속의 우리나무(6)

  • 완도신문 webmaster@wandonews.com
  • 입력 2010.08.13 12:00
  • 수정 2015.11.20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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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송(赤松)은 일본 이름
우리가 너무나 쉽게 쓰고 있는 ‘적송’이란 말은 일제강점기 이후에 나온 말이며 우리 선조들은 송(松) 혹은 송목(松木)이라 했다. 적송은 소나무에 대한 일본이름으로, 그들은 ‘赤松’이라 쓰고 ‘아까마쯔’라고 읽는다.

일제강점기 우리말을 없애고 강제동화 정책을 쓸 때 나무 이름도 일본식으로 부르도록 강요했다. 이렇게 우리말에 들어와 버린 적송은 붉은 줄기를 가진 소나무의 특징을 잘 나타낸다고 해서 오히려 갈수록 더 널리 쓰이고 있다.

▲굴피집과 굴참나무
너와(나무기와)를 만들 소나무나 전나무가 없으며 굴참나무 껍질을 벗겨 지붕을 이었다. 이런 집은 ‘굴참나무의 껍질로 만들었다’하여 굴피집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흔히 굴피집의 재료가 굴피나무 껍질이라고 잘못 알고 있는데, 굴피나무는 이름은 굴참나무와 비슷해도 가래나무과(科)에 들어가는 전혀 다른 나무이다.

▲재궁(梓宮)은 황장목
중국에서는 황제의 시신을 감싸는 목관을 가래나무로 만들었으므로 재궁(梓宮)이라고 부른다. 한 마디로 뭇 나무 중에서 최고의 대접을 받은 셈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이름만 빌려와 임금님의 관을 제궁이라 했을 따음이고 실제 가래나무로 만든 것 같지는 않다.

<세종실록> ‘오례’에 보면, “제궁은 소나무의 가장 좋은 부분, 즉 황장목(黃腸木)을 추려서 만들었다”고 해 질 좋은 소나무를 대신 쓴 것이다. 관을 만들만큼 큰 가래나무가 우리나라에는 흔치 않은 탓일 것이다.
▲은행나무는 침엽수인가 활엽수인가
잎의 생김새로 보아서는 당연히 활엽수에 들어가야 할 것 같으나 일반적으로 침엽수에 넣는다. 은행나무는 밑씨가 그대로 노출돼 있는 겉씨식물로서 바늘잎나무(침엽수)에 속하는 나무들과 촌수가 가깝다. (나자식물아문-소철목, 은행목, 구과목, 마황목 : 피자식물아문-쌍자엽식물, 단자엽식물)

침엽수는 구과목에 속하며 일반적으로 바늘잎을 가지는 나무, 활엽수는 쌍자엽식물 중 목본에 속하는 넓은 잎나무이다. 따라서 정확하게는 은행수(?), 침엽수, 활엽수, 대나무로 구분해야 할 것이나. 은행나무는 1목-1과-1속-1종이므로 편의상 침엽수로 구분한다.

은행나무를 이루고 있는 세포의 종류는 약 95%가 헛물관이라는 세포인데, 소나무나 향나무 같은 침엽수도 헛물관이 차지하는 비율이 은행나무와 비슷하다. 더욱이 세포종류뿐만 아니라 세포모양이나 배열도 침엽수와 구별이 안 될 만큼 거의 그대로 닮았다.

반면에 활엽수는 헛물관은 아예 없고 물관을 비롯한 여러 종류 세포로 이뤄지고 세포모양이나 배열도 은행나무와는 전혀 다르다. 바깥 모양으로는 활엽수 같으나 현미경으로 들여다 본 세포형태는 침엽수와 너무 가깝다.

▲여러 보리수나무
식물학적으로 보리수나무란 나무믄 전국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나무로서 잎의 뒷면이 은박지를 입혀둔 것 같고 가을에 붉은 열매가 달려 먹을 수 있는 작은 나무이다. 그러나 흔히 보리수는 여러 나무에 쓰이고 있어서 혼란이 있다. 보리수로 불리는 ‘가짜 보리수’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로 인도보리수가 있다. 바로 부처님이 도를 깨우친 나무로서 아열대지방에 자라며 잎 모양이 하트형이다. 둘째는 보리수라 불리는 피나무 종류가 있다. 불교가 중국에 들어오면서 추운 지방에도 자랄 수 있으며 인도보리수와 잎 모양이 비슷해 부처님의 인도보리수 대용으로 쓰이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러나 이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모감주나무, 무환자나무 등 염주를 만들 수 있는 열매가 달리는 나무도 보리수라고 쓰는 경우가 있어서 ‘보리수’는 더욱 혼란스럽다.

▲느티나무가 싸리나무로 된 사연
사찰의 대웅전 기둥을 흔히 스님들은 ‘싸리나무’로 만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싸리나무가 아니라 느티나무를 두고 하는 말이다.

느티나무의 재질이 사리함 등 불구(佛具)의 재료로 매우 적합해 절에서도 흔히 사용한 탓으로 절에서는 흔히 느티나무를 ‘사리나무’라고 한 것이다. 사리함 자체는 청동이나 금동으로 만들지만 함을 넣는 상자 등 사리와 관련된 쓰임새에 느티나무가 이용됨으로써 ‘사리함을 만드는데 쓰이는 나무’라고 느티나무를 사리(舍利)나무로 부르다가 싸리나무가 됐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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