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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종과 주인

  • 완도신문 webmaster@wandonews.com
  • 입력 2011.02.09 16:13
  • 수정 2015.12.07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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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찰청이 수십 명의 완도군 공무원들을 소환하여 인사 특채와 공사비리 관련해 조사를 하고 있는 가운데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9일 ‘완도를 사랑하고 명예를 지키는 사람들의 모임(이하 완명사)’이 결성되어 서울과 완도에서 일부 세력들이 근거 없는 악성루머를 유포하고 진정, 고소, 고발로 군민을 분열시키고 있다며, 기자회견을 하고 나서는가 하면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적잖게 일고 있다.

특히 군집행부를 견제해야할 군의회 군의장과 의원 모두가 동참해 군 집행부와 단체장을 옹호한 듯한 모습을 접한 많은 주민들은 실망해 하는 분위기다. 그도 그럴 것이 모든 원인 제공은 의회에서부터 비롯됐기 때문이다.

수산보조금을 편취해 실질적인 사업주가 구속되기까지 회장이라는 사람이 문제제기를 한 의회를 농락한 일이나, 몇몇 사회단체 대표들이 의회를 방문해 의회에서 문제를 일으키면 지역에 기업을 유치하기 힘들다고 항의 방문한 것도 지난 5대 때 의회에서 있었던 일이다.

그런데 이제 와서 당시 그 장본인들과 함께 모여 군정발목잡기를 하고 있는 인물들을 색출해 군민이름으로 응징하겠다는 태도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하기 어렵다. 

의회 의원들은 지역사회를 이렇게까지 몰고간 근본 원인이 어디에 있고 해결방법은 무엇인지 꼼꼼히 짚어보고 참여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또 고소, 고발도 그렇다.

완도군과 김종식 군수는 <완도신문>을 상대로 2007년도와 2008년 연이어 고소했다. 취재거부 구독거부했다. 때를 같이 해 보조금 편취한 후코이단 가공공장 대표도 이를 지적한 <완도신문>을 고소했다. 완도군 광고차단은 지금까지 진행 중이다.

지난해 6.2지방선거에 당선되어 취임식자리에서 "선거과정 중의 입장이나 견해를 달리한 상대방에 대해서도 군민화합이라는 대명제 아래 모든 것을 포용하여 건전한 사고가 지배하는 지역사회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약속까지 한 일 아닌가.

그런데 수사가 장기화되자 이제 와서 선거과정에서 견해를 달리한 불만세력들이 군정과 군수를 음해하고 있다고 몰아 붙이다니 소가 웃을 일 아닌가.

완도를 사랑하고 명예를 지키는 사람들의 모임'에서 진정 지역화합을 바란다면 남의 탓을 하기보다 완도군 수장인 김종식 군수를 탓해야 한다. 또 의회는 이를 옹호한 듯한 태도를 보여서는 안된다. 무엇보다 갈등을 치유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생각할 때다.

군민을 대변하겠다고 자처하고 나선 선거직 공복들에게 김남주 시인이 쓴 ' 종과 주인'이라는 시는 그래서 더욱 시사하는 바가 크다하겠다.

낫 놓고 ㄱ자도 모른다고 / 주인이 종을 깔보자 / 종이 주인의 목을 베어버리더라 / 바로 그 낫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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