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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사회로 인한 국가 경제적 압박 자유롭지 못해'

<기획취재> 고령화 사회 노인일자리를 만들자 - 8

  • 강병호 기자 kbh2580@wandonews.com
  • 입력 2011.10.05 19:21
  • 수정 2015.12.15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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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되고 있는 한국,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전남의 심각성은 더 하다. 영광도 정부 주도의 노인일자리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여러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 본지는 국내외 노인일자리 사업 우수지역 사례와 전략을 분석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일본, 3가구 중 1가구 ‘나홀로 가구’
일본은 1980년대 후반에 고령화 사회로 진입해 2011년 현재 초고령화 사회를 살고 있다. 일본에서 발행된 ‘2010년판 고령사회백서’에 따르면, 75세 이상의 고령자 수는 계속 늘어나 2055년에는 26.5%를 차지할 전망이며, 그때가 되면 현역세대(15세부터 64세까지) 1.3명이 75세 이상 고령자 1명을 부양하게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는 곧 국민 누구나 고령사회로 인한 경제적인 압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말이다.

고령화 사회가 초래하는 또 다른점 중 하나는 노년 세대가 겪어야 할 고독이다. 일본은 현재 3가구 중 1가구가 ‘나홀로 가구’이고, 특히 핏줄과도 인연을 끊으면서 아무도 모르게 쓸쓸히 죽는 고독사가 매년 급증하고 있다.

고령화로 인한 문제들 속에서 늘어난 수명은 축복과 함께 그 이면의 부작용이 공존한다. 이는 노인을 위한 일자리 창출이나 각종 사회보장제도 등의 외부적인 요인이 철저하게 보장된다 해도 완벽한 해결이 될 수 없다. 더욱 암울한 것은 고령화 사회에 대한 완벽한 제도가 실시된다는 확신을 가질 수 없는 현실에 있다.

일본의 ‘단카이 세대’
단카이 세대는 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6년~1949년에 태어난 일본의 베이비붐 세대다. 일본 경제기획청 장관을 지낸 경제평론가 사카이야 다이치의 소설 ‘단카이의 세대(1976년)’에 처음 등장해 인구사회학적 용어로 정착되었다.

이들은 일본인구의 약 5% 정도를 차지하는 거대 인구 집단으로 1960년~1970년대 학생운동을 경험하고 1970~1980년대 일본의 고도성장을 이끌어냈다. 일개미같이 일만하고 번 돈은 쓰지 않으며, 저축만 해서 지금의 일본을 세계 제2위의 경제 대국으로 만든 고도성장 신화의 장본인들인 셈이다.

2007년부터는 이들의 본격적인 은퇴가 시작되면서 사회 및 경제 다방면에 걸쳐 일본을 크게 흔들어 놓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들의 은퇴 후 제조업의 강국인 일본 제조업 현장에는 ‘세대 단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단카이 세대는 수치적으로 약 800만 명 정도이지만, 이들이 미치는 문화적 파급력을 감안하면 약 2,000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기업 사무라이라고 불릴 정도로 회사를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근면성실함과 일을 위해서 가정도 희생하는 자기희생 등을 모두 결정한 장본인들이다.

일본의 고령화 속도가 가속화되자 고학력, 전문직 출신 은퇴자들이 증가함에 따라 사무직뿐만 아니라 정보통신분야, 시스템 엔지니어 등 전문적인 일자리를 개척하고, 단기직이 아닌 정식고용을 확대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자금에 여유가 있고, 과거 회사에서 경영관리를 경험한 시니어들을 중심으로 고령창업도 늘고 있다. 나노코포(Nanocopo)가 인기이다. 아주 작다는 의미의 nano와 기업이라는 뜻의 corporation의 합성어다. 창업자 중 5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이 단카이세대의 영향으로 더욱 증가하고 있다.
 

 

노인 인력 활용 필요성 인식 확산
일본은 1970년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장기적인 노동력부족과 사회보장예산의 증가를 예상하고 처음으로 고령자 취업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정부뿐만 아니라 일본의 언론 또한 노인 노동력 활용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홍보 활동을 하였다. 노인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사회에 심어주는데 한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 결과 일을 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가 노인들에게 주어지게 되었고, 그들이 일을 함으로 인해 치매를 예방하고 건강을 유지하게 됨으로써 결국 의료비 절감이라는 사회적 이득으로 나타났다. 또한 일본 정부는 노인일자리 사업수행기관인 실버인재센터에 대한 국가보조를 실시하였다. 그것은 곧 실버인재센터에 일을 맡기면 잘한다는 사회적 신뢰확산으로 이어졌고 기업, 가정에서 노인 인력의 활용이 활성화되었다.

일본의 고령자 취업정책
일본은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면서 고령자 취업 대책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그에관한 대책을 마련하여 고령자의 취업확보를 위한 종합적인 법과 제도를 정비하고 추진해나가고 있다. 현재 일본의 고령자 취업정책은 고연령자 등의 고용안정에 관한 일부 법률을 개정하여 정년연장, 계속고용제도의 도입 등으로 정년연령을 2013년까지 단계적으로 65세까지 연장시킬 것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중고연령자 재취직을 위한 지원을 실시해, 퇴직한 중고연령자의 재취직 원조를 실시한 사업주 등에 대한 지도, 원조를 하였고 중고연령자 시범고용사업을 추진하였다. 또한 고령자를 대상으로 치밀한 직업 상담과 소개를 해줌으로써 그들이 좀더 적합한 직업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특히 고령자의 다양한 취업기회를 제공하고 사회참여를 촉진하기 위하여 실버인재센터의 발전,확충을 지원하였다. 그 결과 노인인력파견, 자원봉사 등 다양한 취로 및 사회참가 욕구에 대응한 one-stop 서비스를 제공하였고 자녀양육사업 등 지역사회와 밀착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 시니어 워크 프로그램을 확충하는 등의 취업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일본 정부에서는 3인 이상 중고연령자에 한해서는 창업을 할 수 있도록 자금을 지원해 주고 있다. 일본은 이런 법과 제도를 기반으로 하여 일본 노인들에게 다양한 취업기회를 제공하고 사회참여율을 향상시키고 있다.

일본에서는 은퇴자들이 ‘사회의 짐’이 아니라 ‘새로운 활력’으로 평가되고 있다. 은퇴자 창업지원과 정년연장 등 은퇴자들이 사회 구성원으로 다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적극 제공하고 있고. 거기다 은퇴한 일손들을 다시 불러 들여 일하는 분위기도 확산되고 있다.

도쿄 전국실버인재센터사업연합회
‘고령자 여러분, 여러분의 풍부한 지식과 경험을 누군가를 위해 활용해 보시지 않겠습니까.’전국에 77만 명 회원이 있는 일본의 실버인재센터가 이렇게 회원가입을 권유한다. '실버인재센터'는 일본의 노인취업 대책에서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민간단체이다.

일본의 실버인재센터는 1982년 ‘고령자 등의 고용 및 안정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해 설립되었다. 가정이나 기업, 각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일거리를 위탁 받아 고령회원들에게 일자리를 나눠주고 보수를 회원들에게 분배하는 공익법인이다.

실버인재센터의 사업이념은 자주.자립 조직사업, 공공성.공익성이다. 특징은 임시적이고 단기적인 취업 및 단순한 업무(1주에 20시간 이하 정도)다. 취업일수, 수입액의 보장을 하지 않고 있다.

실버인재센터는 지역사회 사업활동에 기반을 두고 지역 밀착 공헌사업으로서 복지.가사원조서비스사업, 지역환경유지개선사업, 지역문화전승사업에 적극적으로 참가 또한 자원봉사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에 기여한다. 회원은 회비를 내고 있고 센터의 의사결정과정과 운영에 적극참여 한다.

회원은 취업규약에 따라 부여된 일에 책임을 가지고 완성하여 수행하고 일의 양에 따라 배분금(보수) 지급받는다. 회원의 취업중, 취업선상에서의 사고에 대비해 실버인재상해보험가입하여 회원의 기술.기능을 높이고, 사고 없는 안전취업을 위해 기능강습, 안전강습에 역점을 두고 있다.

 

또한 회원 수와 계약금액 등 실버인재센터사업실적을 집계하고 월별보고, 속보 및 연차보고로서 실버인재센터를 비롯한 관계 각 기관에 정보를 제공. 또한 집계결과를 가공 분석하여 각종회의, 연수용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사업확대와 취업률향상 도모한다.

지역단위별 실버인재센터활동에 대한 지원은 동경도의 실버인재센터를 지역단위별로 묶어 지역단위별로 실시하는 연수, 홍보활동사업 등에 대하여 그 경비의 일부를 조성하여 지역 단위별 활동의 활성화 도모. 또한 지역단위 주체 국장회의, 차장회의 등에 연합직원이 적극적으로 참가하여 문제의식 공유하고 있다.

회원가입 자격은 60세 이상 남녀로 한정돼 있고 전국 각 시, 정(町), 촌(村)을 중심으로 총 1343개가 있다.회원들은 가입할 때 연회비 2000엔을 내는데 인재센터가 이 돈으로 모든 회원에게 상해보험을 들어준다. 인재센터 사무직원들의 인건비 등 기본 운영경비는 정부가 보조한다.

실버인재센터는 국가보조가 시작된 1980년에는 가입단체수 92, 회원수 약 4만6천명, 실취업인원 약 1만6천명, 계약금액 약 42억엔 이었으나, 2002년도 말에는 가입단체수 1,790, 회원수 약 72만9천명, 실취업인원 약 57만2천명, 계약금액 2739억5천만엔으로 사업실적이 크게 증가했다.
 

 

실버인재센터는 정년이후 임시 및 단기 취업을 희망하는 고령자를 대상으로 지역사회에서 위탁 받는 일거리는 청소, 제초 작업 등 비교적 단순한 작업에서부터 정원수 전정, 컴퓨터 조작, 자전거 보관관리, 필경, 가사지원, 통계사무보조, 육아까지 다양하다. 대개 시간당 800~1000엔의 보수를 받고 있다. 하지만 고령자 개개인의 경험과 능력을 살릴 수 있는 업종에 배치되는 비율은 낮은 편이다.

특히 참여노인들이 적극적으로 수주와 홍보에도 참여하며, 노인들에게 일을 맡기면 성실하고 책임감 있게 잘한다는 신뢰를 바탕으로 노인노동력 활용에 대하여 일본의 언론은 많은 관심을 가지고 적극 홍보를 해주고 있다. 일본정부는 노인의 노동은 반드시 생계유지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일 자체가 삶의 보람이 될 수 있다는 인식 하에 실버인재센터에 대한 국가보조(1980년부터)를 실시하고 있다.

또한 실버인재센터운영에 관한 원조, 육성, 사업운영에 관한 원조 및 지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실버인재센터에서 적정, 원활한 사업업무를 확보하기 위해 규칙해석하고 회계실무 등 일상업무상 발생하는 여러 문제 등 사업운영 등에 대한 법률상담과 회계지도를 한다.

또 사업운영상 발생하는 법률적인 여러 문제와 회계처리의 적정화를 기하기 위해 변호사, 공인회계사에 위탁하여 상담, 지도, 회계처리 등에 대한 순회지도, 공익법인회계기준에 따른 적정한 회계처리를 확보하기 위해 공인회계사를 실버인재센터에 파견하여, 대략 2년에 한 번을 목표로 정례실무지도를 실시하고 있다.

“퇴직은 해도 은퇴는 없다”
<인터뷰> 오야마 희로시(64) 도쿄 전국실버인재센터 업무부장

“일본에서는 요즘 ‘퇴직은 해도 은퇴는 없다’는 가치관이 은퇴한 고령자들 사이뿐만 아니라 전사회적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사람이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의식주와 건강의 유지는 물론 문화적 욕구를 기본적으로 충족시킬 수 있는 수입이 필요합니다”

노인들은 신체적 노화현상으로 의료비용이 더 필요하게 되므로 그에 따른 추가적인 소득이 필요하다. 노인들 스스로 마련하는 소득에는 일과 직업을 통한 근로소득, 연금과 저축을 통한 재산소득이 있다. 하지만 일자리가 없거나 일을 할 수 없는 경우는 자녀와 친척, 민간단체, 정부 등의 지원이 절실하다.

히로시 업무부장은 “60세 이상이면 누구나 회원이 될 수 있고 지역적인 편차가 있지만 하루 8시간 기준의 근무일이 10일이 안 넘도록 한다. 고령자 간의 워크셰어링과 일을 통해 누구나 사회봉사에 참여하자는 원칙 때문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고학력 전문직 출신 고령자가 늘어나는 상황인데도 센터가 알선하는 일자리가 주로 주차 관리, 가지치기, 제초작업 등의 공공사업과 관광가이드, 복지 보조원 등으로 극히 제한돼 있어 참여율을 높이기가 쉽지 않다. 다양한 일자리 프로그램을 개발해 회원 가입률을 전체 고령자의 10%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게 당면 목표다”고 밝혔다.

또 그는 “일본은 이미 고령화 사화에 진입했다. 지역복지사업소를 중심으로 건강한 고령자가 지역사회에 활동할 수 있는 거점을 만들고 세대를 초월한 교류의 장을 만들어 지역사회 안에서 종합적인 일자리 창출되어야 고령자 의료비 절감은 물론 고령자들의 건강 증진에까지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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