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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군의회 "염불보다 잿밥?"

올 완도군 재정자립도 9.6% 17위, 전남 평균 26.3%보다 낮아

  • 완도신문 webmaster@wandonews.com
  • 입력 2011.10.06 09:53
  • 수정 2015.11.25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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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군의회(의장 박삼재) 의원들이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완도군에 의정비를 인상해 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일부 주민들은 완도군의회는 완도군 자체 수입으로 인건비조차 부담하지 못한 열악한 지방재정을 감안하지 않고 의원 활동비만 올리려 한다는 지적이다. 다시 말해 "염불보다 잿밥에 더 관심이 많다"는 것이다.

현재 완도군의회 의원들은 의정자료수집, 연구, 보조활동비용 보전을 위해 매월 지급하는 월정수당은 132만 원, 의정활동비는 110만 원으로 총 242만 원을 지급받고 있다. 군의회에서 현재 완도군에 요구한 의정비 인상금액은 월 2만7천여원이다.

김주 완도군의회 운영위원장은 “군 의회는 그동안 의정비를 인상하지 않았다. 행안부에서 제시한 의정비 기준에 맞추기 위해서는 매년 의정비를 인상해야 한다. 한번에 의정비를 많이 인상할 것이 아니라 의정비를 매년 조금씩 인상해야 한다는 것이 동료의원들의 뜻이다”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또 “의정비 인상을 요구한 근거는 지방의회 월정수당 기준액 상승이다. 월정수당 기준액은 지자체 재정력 지수와 인구, 물가상승률, 공무원 봉급 변동 등이 반영된 기준 산식으로 결정되는데 올해는 공무원 봉급이 5.1% 올랐고 물가 상승률도 높았다”고 덧붙었다.

하지만 지난 6월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03~2011년 지방자치단체 재정자립도’ 를 보면 우리군 올해 재정자립도는 9.6%로 지난 2009년 7.2% 대비 약 2.4%가 상승했다지만 전남 22개 시.군 평균 자립도 26.3%보다 매우 낮은 수치로 전남에서 17위,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 의정비 인상을 원하는 의원들의 명분을 희석시키고 있다.

특히, 지방세는 전남 22개 시.군 가운데 9,129,500천원으로 15위, 세외수입은 19,298,019천원으로 8위, 일반회계예산은 9위다. 우리군에서 자체적으로 조달할 수 없는 예산은 지방교부금이나 국고보조금 등 중앙정부에 의존이 불가피한 실정도 인상을 반대하는 목소리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하지만 이달 말까지 의정비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의정비 인상여부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군의회가 굳이 인상을 하기로 작정하고 군에 요구한다면 이를 딱히 거부할 수 있는 명분이 없다. 의원들의 의지에 따를 뿐이다.

이 과정에서 만만치 않은 예산이 든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타 지자체의 경우 의정비 동결한 이유 중 하나로 심의위원회 수당과 여론조사 비용이 약 500만~1200여만원의 적잖은 예산이 들어 간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때문이다.  

완도읍 주민 A모씨는 “현재 군의회 의원의 의정비는 2천9백4만원이다. 많은 액수는 아니지만 국회의원과 달리 겸직 제한이 없어 일부 의원들은 다른 생계유지 수단을 갖고 있다. 지역주민에 대한 봉사 개념으로 나선 것이라면 적은 액수가 아니다. 완도군 살림살이보다 의원들의 주머니 사정을 더 걱정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어 “적자투성이 가계부를 보면서 자기 용돈을 더 쓸까 고민하는 주부는 많지 않을 것이다. 씀씀이를 줄이려고 자신의 지출부터 줄이는 것이 집안 살림을 책임지는 태도다. 의원들은 자신들의 의정비를 올리기보다는 완도군 살림살이에 얼마나 보탬이 됐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다른 주민은 “완도군은 재정난이 심각해 직원 인건비를 제대로 주기도 힘든 상황이다. 한마디로 돈 쓸 곳은 많은데 자체 수입은 없어 중앙정부나 도에 손을 벌려야 하는 신세다. ‘큰집’ 격인 전남도 재정자립도는 13.5%다. 전국 자치단체 평균 재정자립도 51.9%에 크게 못 미치는 전국 최하위다”며 의정비 인상을 반대한다고 했다.

한편, 전남도 22개 시.군 가운데 목포, 여수시, 담양, 고흥, 보성, 장흥, 강진, 해남, 영암, 함평, 영광, 장성군의회가 의정비 인상 의견을 지자체에 냈다. 구례, 신안군 의회도 인상 여부를 논의 중이다. 이 중 목포, 여수시와 영암군만이 자체 수입으로 인건비를 댈 수 있을 뿐, 나머지는 재정자립도가 10%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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