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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일자리, 돈이 아닌 보람과 사회 밑거름 목적

<기획> 고령화 사회 노인일자리를 만들자 - 10

  • 강병호 기자 kbh2580@wandonews.com
  • 입력 2011.10.19 19:37
  • 수정 2015.11.17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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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되고 있는 한국,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전남의 심각성은 더 하다. 완도도 정부 주도의 노인일자리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여러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 본지는 국내외 노인일자리 사업 우수지역 사례와 전략을 분석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일본 도쿄 츠키지시는 지난 2004년 12월 15일 설립된 NPO 법인 골든 아카데미(이사장 노노미야게이지)는 노인들의 고령화 사회에 대비해 세워진 단체다.

일본 도쿄 NPO법인 ‘골든 아카데미’는?
일본 도쿄 츠키지시는 지난 2004년 12월 15일 설립된 NPO 법인 골든 아카데미(이사장 노노미야게이지)는 노인들의 고령화 사회에 대비해 세워진 단체다. 고령화 사회가 다가오자 고도의 기술이나 노하우, 풍부한 경험을 가진 시니어 세대가 그 능력을 사회 및 기업에 사용해 기여하자는 취지다. 현역에서 은퇴한 노인들이 지역사회에서 의미 있는 일을 하자는 목적으로 세워진 비영리단체다.

일본은 지난 1947년 평균수명이 남자가 50.1세, 여자가 53.9세 수준이었으나 지난 2005년 남자가 78.6세, 여자가 85.5세로 급격하게 늘면서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도 그에 못지않게 증가했다. 1935년 4.7%이던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1950년 4.9%, 지난 2006년 20.8%, 그리고 2010년 23.1% 수준으로 늘었다.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것이다. 일본은 오는 2020년이면 초고령 노인인구는 전체 30%가 넘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본은 초고령화 노인인구 때문에 도시나 지방 할 것 없이 노인들의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수십년간 직장에서 생활을 하던 남성들이 퇴직하면서 사회 적응력이 떨어져 두문불출하는 문제는 심각한 상황이다.

골든 아카데미는 바로 이러한 노인들의 문제를 해결해주기 위해 설립된 단체이다. 민간기업과 정부, 지역사회에서 활동하고 퇴직한 노인들의 경력을 활용해 주력은 아니지만 아직 사회에서 존재의 의미를 찾는 것이다. 이곳 단체가 주축이 되어 추진하는 사업은 크게 3가지다.
 

 

▲츠키지 가이드 투어는 츠키지시장의 정보를 일본 국내에 머무르지 않고 세계를 향해 발신함으로 츠키지시장의 활성화에 공헌하는 것이다. 활동 회원은 45명이 월간 200회 정도 참가한다.

첫째, ‘츠키지 가이드 투어’는 츠키지시장의 정보를 일본 국내에 머무르지 않고 세계를 향해 발신함으로 츠키지시장의 활성화에 공헌하는 것이다. 고등학교의 영어교사 등의 캐리어를 가진 시니어 세대가 일정한 연수를 받아 가이드로 활약한다. 활동 회원은 45명이 월간 200회 정도 참가한다.

둘째, ‘골프 자원봉사’는 골프를 좋아하는 시니어 세대가 골퍼의 시점으로 코스정비, 골프대회 운영 등을 도와주고 그 대가로 해당 골프장에서 플레이 요금을 무료로 제공받는 활동이다. 시니어 세대의 새로운 친구 만들기와 건강유지에 좋다고 호평을 받고 있는 이 사업은 650명의 회원들이 제휴 골프장 약 40곳에서 활동하고 있다.

셋째, ‘중소기업지원’은 인맥을 활용한 영업지원 전략 사업이다. 경험이 풍부한 기업출신 노인들이 교육, 비즈니스 인큐베이션, ISO 컨설팅, 결제 비즈니스 등의 분야에서 중소기업의 문제 해결을 지원하는 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이 단체 설립 시부터 기간활동으로 추진 중인 이 사업에는 45명의 회원이 활동 중이다.

“지역 노인 문제는 지역에서 해결해야”
<인터뷰> 노노미야게이지(75) 골든 아카데미 이사장

 

 

 

 

 

“고령화 사회에 우수한 인력들이 은퇴 후 가만히 있는 것을 보람 있게 하기 위해 설립 했습니다. 특정 분야에서 전문가들이던 이들이 사회에 이바지 하자는 게 목적입니다. 최초 설립당시 금융, 네트워크, IT, 보안솔루션 등 전문가가 많아 이들이 지역에 도움 되도록 노력 했습니다”

골든 아카데미는 각 분야의 스페셜 리스트가 모여 중소기업을 지원하다가 그 영역을 점점 넓혔다. 돈이 목적이 아니라 보람 있게 일하고 사회에 이바지 하고 만족하자는 단체나 다름없다.

각 프로젝트는 각각 조직화를 통해 대응하고 있다. 츠키지는 마구로 등 일본의 유명 수산시장이라는 브랜드를 가지고 있지만 자부심이 없어 세계적 브랜드로 키우자는 목적으로 출발했다. 그래서 츠키지 투어를 마련했다. 츠키지 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큰 일본 내 수산시장을 세계인들에게 알리며 각종 체험프로그램을 마련해 시장을 살리자는 사업으로 노인들이 주축이 되 추진하고 있다.

골프자원봉사는 골프를 좋아하는 일본사람의 특징을 이용했다. 회사를 은퇴한 노인들이 골프장 이용을 못하는 점을 해결하기 위해 추진됐다.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골프장에도 도움이 되는 사업이다. 골프자원봉사는 노인들에게 육체적 측면에서 건강을 유지할 수 있고 정신적으로도 보람을 느낄 수 있다.

골프장에선 고용 관계가 아니라 여가를 즐기는 부분이어 건전한 마음을 가질 수 있다는 게 잘되는 요인이다. 새로운 친구가 많아지고 커뮤니케이션이 활성화 되 정식적으로도 건강해진다.

노노미야게이지 골든 아카데미 이사장은 “중소기업 지원 사업은 판로개척을 위해 회원들의 인맥을 활용한다. 매월 벤처기업에 지원 기회를 제공해 홍보 PPT를 할 수 있도록 한다. 현역에서 은퇴한 노인들의 많은 인맥을 통해 영업을 지원해준다. 벤처기업이나 대기업도 컨설팅을 의뢰해 유통전략 등의 지원을 받는다. 자금이 어려운 회사에는 창투사 등을 지원하는 등 기업이 필요한 업무를 지원해 준다. 여기에는 기존 회원들의 경력이 최대한 활용된다”고 말했다.

이어 “예를 들어 지역의 퇴직 공무원들이나 유능한 인적자원을 저렴한 인건비로 활용하는 방안 등이 있다. 일본 정부 예산을 받아 인력을 지원하는 사업도 있지만 예산이 떨어지면 끝나버려 효과가 떨어진다. 때문에 한국도 지역의 유지들이 모여 논의, 연구해 사회에 공헌하고 그 지역 문제는 그 지역에서 해결하려고 노력하면 해결될 것이다”고 덧붙었다.

“고령화 노인, 사회의 짐이 되지 말자”
<인터뷰> 나카무라(66) 사무국장

 

 

 

 

 

 

 

“나이 들고 은퇴한 사람들이 지역사회 공헌 없이 집에만 있어 범죄에도 취약합니다. 이들을 활용해 지역골프장 업무를 돕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은퇴한 노인들은 정부에 부담주지 않고 스스로 건강하게 살아서 사회의 짐이 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일본사람, 특히 남자 노인들이 집에만 있는 경우가 많다. 활동적인 직장생활 퇴직이후 스스로 사회 친구를 사귀지 못해 기회가 필요하다. 고령화된 노인들이 집에만 있는 것을 더 이상 간과해서는 안 된다. 심각한 사회 문제다. 이들이 골프장에 나와서 훼손된 잔디를 관리해주고 있다.

골프 좋아하는 사람들이 나와서 가벼운 일을 한다. 회원들이 656명이나 된다. 이들에게 돌아가는 대가는 돈이 아니다. 연금을 받고 별 부족함 없이 생활하는 이들은 평일 빈 골프장에서 카트비 같은 최소 실비만 부담하고 게임을 즐긴다. 일을 하고 그 대가로 여가를 즐기는 셈이다.

이들은 골프를 싸게 칠 수 있다는 장점 외에도 퇴직 후 친구를 새롭게 만들 수 있다. 주 1회 정도의 골프를 인해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이들 중에는 86세 노인도 있다. 현역 때 조직 내에서 상하 관계에 놓였던 사람들이 수평 관계에 놓여 생활하면서 마음편한 여가생활을 즐기는 셈이다.

또한, 골프자원봉사 같은 단순노동은 숙련차이가 없어 누구나 평등하게 일할 수 있어 좋다. 골프 매너만 좋으면 좋은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다.

나카무라 사무국장은 “노인들이 일을 해주고 빈 시간에 게임을 즐기는 것 외에는 대가가 없지만 골프장 측은 조직운영비 정도의 지원을 하고 있다. 고령화 되면 외롭게 사는 사람들이 이러한 활동으로 활력을 찾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 경영이 어려워 관리가 소홀하던 골프장도 노인들의 봉사덕분에 좋아져 일반 회원들은 노인들에게 더욱 감사한다. 때문에 지역 기업과 노인들이 상생하고 사회에 기여하고 있다”며 자부심을 강조했다.

노인들이 나선 츠키지 시장 투어 사업
<인터뷰> 고이또(64) 츠키지시장 투어 담당

 

 

 

 

 

 

 

“츠키지 시장이 강 건너로 이전하는 안이 마련되자 시장을 살리는 일이 상인들의 과제로 남겨졌습니다. 4년전 이 같은 목적으로 이일을 시작했습니다. 츠키지 프로젝트는 에도시대부터 내려온 시장의 전통 문화를 알리고 시장도 살리자는 것이 목적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수산시장을 알리자는 차원에 NPO 단체가 참여했다. 60세 이상 노인들이 참여해 시장 내·외를 가이드하며 알리는 것이다. 참여 노인들은 시장의 역사, 마구로, 생선상식 등 3개월의 가이드 교육을 통해 자격을 얻는다.

현재 83세 노인을 포함해 대기업사장 출신 등 30여명의 공인가이드가 인증됐다. 이중 15명은 영어를 잘해 관광안내 자격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돈을 벌려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무더운 여름날에도 마다하지 않고 시장 가이드에 최선을 다하며 최소한의 경비를 받고 츠키지시장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있다.

관광객들은 1인당 6,500엔에서 1만5,000엔 정도를 내고 츠키시시장을 가이드 받아 투어할 수 있다. 비싼 것 같지만 이 금액에는 음식점에서 먹는 식사비가 포함돼 있다. 투어비 대부분은 점주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음식점 영업도 올라가 시장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과거에는 단순 관광이 많았지만 이 같은 성공 사례가 알려지면서 시스템을 배우러 오는 사회견학이 많아지고 있다. 특히, 에도시대 문화가 전래되는 츠키지시장의 장점을 하버드 대학 교수가 연구해 책을 펴내면서 벤처 사례로 알려져 방문객들의 발길이 더욱 이어지고 있다. 체험객들에게 초밥만들기를 비롯해 초밥먹기 코스 등이 인기다. 일본 내 고령자들의 요리 만들기 붐과 연계돼 초밥을 만들어 먹기 위해 이곳을 방문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다만 정부지원 없이 사업을 추진하다보니 운영은 적자 수준이다. 그래서 사무실과 운영비 등은 기부를 받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 일은 이익을 내는 비즈니스가 아니기 때문에 노인들이 최소한의 경비를 받으며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는 데 만족하고 있다.

고이또 츠키지시장 투어 담당은 “특히 츠키지시장은 참치로 유명한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이며 일본 생선 먹는 문화의 중심지라는 캐치프라이즈를 내세워 제대로 알리자는 역할에 노인들이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 더 큰 가치가 있다고 본다”며 노인들의 지역사회 역할의 중요성을 주장했다.

 

 

 

▲골프장에선 노인들에게 고용 관계가 아니라 육체적 측면에서 건강을 유지할 수 있고 정신적으로도 보람을 느낄 수 있다.
▲일본 도쿄 NPO법인 ‘골든 아카데미는 현역에서 은퇴한 노인들이 지역사회에서 의미 있는 일을 하자는 목적으로 세워진 비영리단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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